[김정권의 新교육트랜드] 세상을 살아갈 힘이 없는 자녀들
입력 2015.05.04 10:04
  • 청년실업자 100만 명 시대에 자녀들은 대학졸업과 동시에 인생이 멈추어 버리기도 한다. 인생이 멈추면 자녀들은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살게 되는데 가장 첫 번째가 연애와 결혼이다. 어찌하여 연애 끝에 결혼을 했어도 출산을 두려워한다. 자녀 한 명을 키우는데 들어갈 비용을 생각해야 하는데 고용상태가 항시 불안정한 젊은 부모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한 삶에서 내 집을 포기하고 월세로 살아가는 것 또한 당연 한 것이다. 대학 졸업 후 본인 삶에 대한 미래가 지속적으로 불투명하면 자녀들은 인간관계까지도 포기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본인의 행복하지 못한 삶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기는 싫기 때문인 것이다. 이렇게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수의 자녀들은 ‘세상을 살아 갈 힘이 없다.’ 또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다. 삼포세대와 오포세대의 등장은 대한민국 자녀교육의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단어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녀들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현재의 국가와 사회이다. 시대의 변화를 정확하게 대응 못한 교육정책과 교육관련자들의 기득권이 이렇게 힘 없는 대다수의 자녀들을 만들어냈으며 학력, 학벌, 스펙 중심의 학교생활과 학원생활은 자녀들의 삶을 지치게 만든다. 수능성적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비유어가 최근 자녀들 사이에서 유행이었다. 수능 1~3등급은 치킨을 시켜먹고 사는 인생, 수능 4~7등급은 치킨을 튀기는 인생, 수능 8~10등급은 치킨을 배달하는 인생이란다. 즉, 현재 학교 교과공부를 못하여 내신 및 수능성적이 하위권이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직업과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자녀들은 엄청난 무게의 학교와 학원생활을 12년 이상을 견뎌내며 대학을 진학하지만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문제가 새로운 현실이 된다. ‘대학만 가면 네가 하고 싶은 것 하라’는 부모님, 선생님들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 된 셈이다.

    자녀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약 20년 동안 배우는 내용들 중 사회나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얼마나 될까? 현재 청년실업자가 대폭적으로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 내수부진 등과 같은 경제적인 측면을 제외하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만 분석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내용이 사회에서 활용 할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수 많은 교과지식들이 활용도가 떨어지니 자녀들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 사회 및 회사생활에서 살아 갈 힘이 없다. 사회 및 회사에서는 자녀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여 채용도 하고 승진도 시키려 하는데, 학교는 자녀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평가하려고만 한다. 즉, 교과지식은 많이 암기, 습득하여 학력, 학업능력은 높은데 할 수 있는 핵심역량이 부족하여 자녀들은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현재와 같은 청년실업의 위기상태를 맞이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선진국들은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살펴보자. 유럽연합도 1990년 후반부터 대학졸업자의 청년실업문제로 다양한 사회문제가 대두되었고 결과 새로운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제시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과정이다. 또한 OECD(경제협력기구)의 교육국에서는 DeSeCo Project 를 통하여 21C 지식정보사회에서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교과지식을 넘어 핵심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마치고 사회 및 회사생활에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하여는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교육자들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핵심역량, 절대역량, 생애역량이라고 한다. 교과지식을 기반으로 교육을 받았던 교사와 학부모들이 핵심역량을 갖춘 자녀들을 길러내야 하는 과도기에 현재 국내 대부분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미래를 꿈꾸는 사람만이 현재 교육에 투자한다는 표현을 생각하면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에 필요한 교육에 대하여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도기에는 입시정책 보다는 교육정책을 이해하고 관심 가져야 자녀의 미래를 꿈꾸는데 더욱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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