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Vision)’이란 단어는 외국어다. 그래서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용어에 대한 정확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간혹 종교적 의미로만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면에서 용어의 뜻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사전적으로는 ‘미래에 대한 구상, 미래상’이라고만 짧게 기술되어 있다. 좀 더 살펴보면 ‘보는 행위 또는 능력, 보는 감각, 꿰뚫어보는 힘, 마음의 시력’을 뜻함을 알 수 있다. 흔히 상상력, 선견, 통찰력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광경, 상상도, 미래도’와 같이 보이는 모습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서양에서 들어온 단어라 우리말에 딱 들어맞는 용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원어 그대로 비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굳이 우리말과 비교해서 쉽게 말한다면 ‘꿈’이나 ‘사명’이라는 단어에 가장 근접하다. ‘목표, 목적, 소명, 소망, 소원, 목표설정’과 비슷한 뜻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동양적으로 바라본다면 ‘삶의 철학, 사상, 가치관, 좌우명’이라는 뜻도 담겨져 있다.
때때로 ‘혼, 신념, 신조, 의지, 믿음, 정신’의 뜻으로 쓰인다. 구어체에서는 ‘어떤 사람의 됨됨이, 미래성, 발전 가능성’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비전 없는 인간’이라고 한다면 앞으로의 미래가 안 보인다는 뜻으로 상당한 욕이 된다.
비전은 목적 달성을 위한 영속적인 지침
비전은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도 연관을 맺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아(自我)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 필요가 있다. 비전은 자아뿐만 아니라 직업, 성공, 행복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모든 부분과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켄 블랜차드는 자신의 저서『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에서 ‘비전은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이 그 여정을 인도할지 아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비전과 목표를 구분하여 정의 내리고 있다.
비전은 목적을 달성해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지침을 제공하는 영속적인 것이다. 목표와 비전을 구분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목표는 달성하고 나면 끝난다. 그러나 비전은 미래의 행동을 위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도록 도와준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만 있고 비전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목표만 달성되고 나면 모든 게 끝나버리고 만다.
만일 당신이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싶다, 넓고 큰 주택을 구입하고 싶다, 아름다운 별장을 가지고 싶다,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겠다, 많은 돈을 모으고 싶다, 경영자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비전이 아니라 목표를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목표를 비전으로 알고 살아간다면 설령 당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한다고 해도 만족보다는 오히려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목표는 그것을 성취하고 나면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수립해서 도전하면 된다. 하지만 비전은 내 삶에서 영원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비전은 우리 삶의 전반적인 영역과 관계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한 기업에서 ‘2015년까지 세계 10대 생명공학기업으로 진입한다!’라는 슬로건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뚜렷한 목표기간이 있는 것은 좋다. 그러나 시한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기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여겨지면 은근슬쩍 목표시한을 2020년이나 2030년으로 늦춰 잡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들의 신뢰가 떨어진다. 만일 목표시한에 맞춰 비전을 달성했더라도 그 비전은 사라져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기업이 세웠던 것은 엄밀히 말해 비전이 아니다. 하나의 목표라고 볼 수 있다. 목표가 달성되면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부여하면 된다.
만일 이 기업에서 비전을 세운다면 기업의 사업영역과 합당하면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가치와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류 발전을 위한 진보에 앞장서는 기업’, ‘따뜻한 인류애로 사랑이 넘치는 생명공학기업’, ‘우리 가족의 미래를 책임지는 생명 선도기업’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전이 제대로 설정되었더라도 그에 따르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면 이상(理想)만 있고 알맹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국 달성해야 될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그 비전은 일장춘몽으로 끝나버리기 쉽다.참고문헌 <청춘의 진로나침반>
부산외국어대학교, 취업전담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 취업진로강사협회, 명예회장 정철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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