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2014 서울대 일반 전형 면접 이렇게 출제됐다
입력 2013.11.28 16:16
단과대별 공통 문항 사용에 논술 문제와 유사한 출제 늘어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에 끝난 서울대 일반 전형 면접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서울대 일반 전형은 지난 해는 이과의 경우 공통 문항, 문과의 경우 사과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과대에서 해당 학과의 전공적합성을 묻는 개별 문항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학과에서 단과대별 공통 문항을 물었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바꾸었을까요?

    일단 두 가지 분석이 가능합니다. 많은 문제를 출제하고 평가하는 데 관리 비용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지요. 출제 교수 따로 평가 교수 따로인 서울대 현실을 고려하면 입학관리본부에서 수많은 문제 출제 교수와 면접 평가 교수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지난 해 기출이 전공적합성을 물었기에 대부분의 사교육 기관에서 비슷하게 준비시킬 것이라고 예상했고 학원들의 허를 찔렀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공통 문제나 전공적합적인 문제나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 현실에 적용하는 능력, 제시문의 견해에 대한 비판적 사고 등을 요구하는 점은 똑같습니다. 다만 주제가 전공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등의 큰 범주에 포함되는 것이지요.

    각 단과대학별로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 알아볼까요.

    우선 경영대와 자유전공은 예상 대로 영어 제시문과 수리 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경영대는 모두 9문제가 나왔는데 시간 부족 때문에 대부분 4~6문제 사이를 풀었다고 합니다.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결국 변별력은 상당했다는 이야기죠. 영어 제시문은 경영학 관련 지문이 아니라 소비자 심리학 관련 지문이었다고 합니다.

    자유전공에서 영어 제시문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두루두루 나온 듯 합니다. 여러 문제 중에서 선택해서 푸는 방식이었고 수학 문제는 이과가 아닌 문과 수학 수준의 문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반면 자연계열에서 수학과 과학 문제는 난이도가 전년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입니다. 수학은 물론이고 과학 문제 중에서 물리가 포함된 학과가 많았다고 합니다. 물리를 못 하는 학생들의 서울대 접근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식의 분석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화학이나 생명과학 등도 2까지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연대나 공대에서는 자소서 같은 인성 면접이 거의 치러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인문대와 사과대는 자소서 질문들이 늘어나면서 공통 문항을 사용해 묻는 예전 방식은 그 비중이 약간 줄었는데요, 인문대는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에 관한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을 비교하고 견해를 묻고 사례를 들어 제시문에 반박하는 전형적인 논술 방식의 문제였습니다. 또 영어 제시문을 읽고 해석하라는 요구도 했답니다.

    사과대는 세 가지 문제 중에서 하나를 푸는 예년 방식과 유사했습니다. 공리주의 세계화 SNS와 투표율 등 논술로 단골로 출제되는 문제들이 나왔고 SNS 문제에는 도표와 그래프가 딸려 있었습니다. 내용 요약과 제시문의 타당성 검토 대안 제시 등의 문제 역시 논술 시험에서 단골로 출제되는 유형이었죠. 인문대 사과대에서 자소서 질문은 지원 동기와 자소서 4번의 독서 관련 질문들이 다수였습니다.

    사범대는 교권 추락과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 나쁜 습관에 대한 제시문이 나왔고 적성 문제는 해당 학과에 특화된 문제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불어교육학과에서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관용과 연대에 대한 제시문이 나왔죠.

    마지막으로 의대 치의예 수의예과는 인성 면접 위주의 면접이 치러졌는데요, 의대에서는 역할극 면접이 사라졌고 윤리 판단 공감 능력 리더십 등을 평가하는 문항에 대한 질문과 답변에 대한 추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수의대는 동물 실험과 동물 치료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을 물었고 치의대는 자소서 방에서 자소서를 윤리 판단 방과 공감 능력 방에서 상황을 주고 대응 능력을 묻는 면접이 진행됐습니다.

    예를 들어 “야자 시간에 졸고 있는 선생님을 친구가 스마트 폰으로 촬영해 SNS를 통해 동영상을 유포하려고 한다. 지원자는 이 학생을 설득해 동영상 유포를 멈추고 선생님에게 사과를 하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그를 설득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나왔답니다.
    이런 식의 단과대 혹은 학과별로 특화된 문제는 올해가 끝이라고 생각됩니다. 내년에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문항으로만 나누어 모든 1단계 통과자들이 공통 문제를 쓴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 일반 전형 구술에 대한 확실한 대비는 바로 논술 문제를 풀면서 시사 이슈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그 해답 같습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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