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이 끝나면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능의 끝은 다른 한편으로는 입시의 출발점이다.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변화된 입시의 판세를 읽어내고 나만의 필승 전략을 세운다면 가고 싶은 대학, 가고 싶은 학과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수능이 끝나고 본격 입시가 시작되는 이 시점이 바로 그 최적의 시기이다. 따라서, 이미 끝난 수능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냉정하게 본인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시 선발 인원은 매년 감소 추세이다
2014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1,556명, 수시 모집 인원은 7,997명이 증가하였으나, 정시 모집 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6,441명이 감소하였다. 특히,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수시 모집 비중이 70% 이상으로 정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
수시 미등록 인원의 충원이 가능해지고 최초 합격자나 미등록 충원 기간에 추가 합격한 자 모두 등록 의사와 관계없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게 되면서, 각 대학의 수시 이월 인원이 감소하고 정시 모집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졌으며, 이는 수험생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하지만 수시 모집은 미등록 충원 기간이 매우 짧아 미등록 충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상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많은 인원이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며, 상위권의 경우 중복 합격으로 인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상당 수이다.
각 대학별로 수시에서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에 편차가 심하고 이월되는 인원에 따라 경쟁률 및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종 모집 인원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AB형 수능으로 정시 예측이 어려워졌다
올해는 선택형 수능의 시행 첫해이다.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국어 접수자의 53.6%가 A형을 선택하였으며, 영어의 경우 31.8%가 A형을 선택하였다. 6월, 9월 모평을 거치면서 B형에서 A형으로 이탈하는 수험생이 점차 증가하여 2014 수능에서는 모평에 비해 A형 응시자가 더욱 증가하였으며, 특히 영어A형의 경우 9월 모평에 비해 응시 비율이 5%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B형의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A형으로 이동하면 B형에서 같은 원점수를 받았더라도 백분위는 불리해지기 때문에 B형 응시자의 경우 특히 백분위를 기준으로 전국에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인문계열에서 국어B, 수학A, 영어B형을, 자연계열에서는 국어A, 수학B, 영어B형을 지정 반영하기 때문에 같은 유형에 응시한 수험생들 사이에서의 본인의 위치를 어느 정도 추정해낼수 있다.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대학이 대부분으로 영역별 응시 유형에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 대상이 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의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전년도 입시 결과를 그대로 활용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올해 합격선을 예측하는 것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영역별 평균 백분위가 93점에 해당하는 원점수는 국어A형은 92점, 국어B형 94점, 수학A형 88점, 영어A형 83점, 영어B형은 90점이다. 즉 국수영 백분위 총점 279점을 받으려면 국수영 AAA형에 응시한 수험생은 원점수 263점을 받아야 하지만, BAB형에 응시한 수험생은 272점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AB형을 지정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자들의 성적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올해는 중하위권 대학에서 혼란이 예상되며, AB형 선택과 교차지원이 맞물릴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수능 활용 방법은 복잡해지고 영향력은 확대되었다
정시 모집은 수능 비중이 큰 만큼 지원 대학의 수능 활용 방법이 지원 가능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올해는 반영 영역,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활용지표 외에 AB형 지정 여부까지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수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본인과 경쟁 상대가 되는 점수대의 수험생들에 비해 점수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고, 응시 유형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유리하다. 따라서, 비슷한 총점을 받은 수험생들의 영역별 평균 점수와 비교하여 본인의 유불리 영역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주요대 대부분이 수능 국수영탐 4개 영역을 반영하나, 계열에 따라 우선 선발시 2~3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서울시립대는 일반선발의 경우 국수영탐 4개 영역을 반영하나 인문계열 우선선발에서는 학과에 따라 국수영탐/국수영/국영탐을 반영하며, 자연계열 우선선발에서는 수영탐/수탐 영역을 반영한다.
성균관대 역시 일반선발에서는 국수영탐 4개 영역을 반영하나, 인문계열 우선선발에서는 국수영 3개 영역을 반영하며, 자연계열 우선선발(의예 제외)에서는 수탐 2개 영역을 반영하는 등 우선선발에서 일부 영역만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어 본인의 수능 영역별 성적에 따라 우선 선발에 적극 지원해볼 수 있다.
수능 활용 지표의 경우 최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표준점수를 반영하며 탐구 영역은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백분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백분위를 활용할 경우 과목간 유불리는 해소되지만, 2등급 이하로 내려갈수록 원점수 1~2점 차이에도 백분위는 5점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등 유불 리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
올해는 특히 수능 AB형에 따른 변수가 클 것으로 보인다. AB형을 지정하지 않는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백분위 반영 대학이 많고 AB 유형에 따라 같은 점수라도 백분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응시한 유형의 백분위 기준으로 지원 가능권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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