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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취재후기ㅣ신(新) 맹모삼천지교(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얼마 전 취재원으로 인연을 맺은 학부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는 초등 3학년과 일곱 살 아들을 둔 열혈 워킹맘입니다. 오랜만의 통화에서 그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서울) 강남을 떠나 경기도 남양주로 간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요. 강남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강남을 떠난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이지요. 인간의 성장과 교육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맹모삼천지교는 그간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이 잘 정착된 강남으로 이사 간다는 말로 통했습니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사교육을 시키기 위해 자신의 불편을 감내하며 강북이나 지방에서 서울 대치동을 중심으로 하는 강남 지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몇 년 전, 실제로 취재하다가 ‘맹모삼천지교’를 쫓아 대치동으로 이사 온 우등생 집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강남구’라는 지역명이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는 달리 무척이나 허름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방에 살다가 아이 공부를 위해 열평 남짓한 대치동 원룸에서 월세방살이를 하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요즘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강남’을 향했던 발길이 점차 다양해진 것입니다.
제게 전화를 했던 취재원의 경우만 해도 치열한 경쟁과 학원 스케줄 때문에 점점 위축되는 아이에게 자유를 주고 싶어서 이사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주위의 시선이나 공부,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보다 아이의 특성을 오롯이 살피려는 부모의 확고한 교육관이 ‘신(新) 맹모삼천지교’를 낳고 있습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나이 드는 것은 강제적이지만, 성장하는 것은 선택적이다. Growing old is mandatory, growing up is optional
-칠리 데이비스(53세ㆍ미국 전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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