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기억하고, 자신의 것으로 익히는 데 노트 정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정리된 노트를 평소 자신의 공부 과정과 시험 준비 과정에서 얼마만큼 쓸모 있게 활용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최근 한 학생을 상담하며 학습 내용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노트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러나 학생은 당당하게 자신은 노트 정리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노트 정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니, 시간만 들 뿐이고 공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했다.
그럼 무엇으로 공부하느냐고 물었더니 문제집의 요약본으로 공부한다고 했다. 이 학생과 같이 노트 정리를 시간 낭비라 생각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봐야 한다.- 나는 ‘쓸모 있게 노트를 정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가?
- 나는 ‘정리된 노트를 쓸모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가?▶ 쓸모 있는 노트란?
쓸모 있게 노트를 정리하고 싶다면, 노트 정리 이전, 노트 정리 중, 노트 정리 후에도 끊임없이 ‘어떻게 해야 내 공부에 도움이 되는 노트를 만들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한다. 즉, 아무 생각 없이 필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노트에는 공부하는 많은 내용 중 자신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핵심 내용’을 걸러내 적어야 한다.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하고, 무엇을 노트에 적을지를 생각해 결정하는 자체가 공부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나 기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내용이라도 ‘내가 기억하기 쉽게’, 다시 볼 때 ‘내 눈에 잘 들어오게’ 고민하며 적는 노트는 ‘문제집의 요약본’과는 차원이 다르게 학습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노트가 쓸모 있는 노트일까?
첫째, 쓸모 있는 노트는 수업의 핵심이 보여야 한다. 무엇이 선생님이 수업 중에 강조한 내용인지가 드러나는 노트가 복습하는 과정에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쓸모 있는 노트는 ‘무엇을 내가 더 공부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수업 과정 중 내가 이해한 부분이 무엇이고, 이해하지 못해 추가로 더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노트만 봐도 상기할 수 있는 것이 쓸모가 있다. 마지막으로 쓸모 있는 노트는 다시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즉 다시 보면 볼수록 내가 아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노트가 쓸모가 있다.
이를 위해 어려운 단어는 자신이 이해한 표현으로 바꾸어 적어본다던가,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자료를 한꺼번에 모아 둔다거나, 공부 과정 중의 의문 사항과 그에 대한 해결 과정을 노트에 표시해 두는 것이 좋다. 그야말로 공부하는 과정의 흔적과 역사를 노트에 모두 담으라는 의미이다.이렇게 고민과 노력이 담긴 노트는 특별하다. 문제집의 요약본과는 달리 구석구석에 ‘내’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습 내용을 요약해 정리할 때의 나의 생각, 학습 내용을 그림이나 도형으로 체계화할 때의 상황이 담겨 있기 때문에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 기억’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이제 자신의 힘으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자신이 기억하기 쉬운 방식으로 담은 ‘쓸모 있는 필기 노트’를 만들어 가자.
* 다음 편에서 노트를 쓸모 있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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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투데이 대표운영자. 신가혜 맛있는교육 칼럼니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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