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민속놀이 속에는 도형, 확률, 통계 등 수학적 원리가 가득하다. 온라인 가상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이번 추석연휴를 틈타 전통놀이를 함께 해보며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 확률, 경우의 수 개념 익히고, 협동심까지 기르는 ‘윷놀이’
윷놀이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로 확률과 경우의 수, 공간감각 등의 수학개념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기에 적합한 수학놀이다. 4개의 윷가락 중 엎어지는 윷가락과 뒤집어지는 윷가락의 개수를 세어 도, 개, 걸, 윷, 모 5개의 점수를 내는데, 윷이나 모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셈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또 윷이 엎어지거나 뒤집어지는 확률을 1/2로 계산했을 때 도나 걸이 나올 확률은 25%, 모나 윷이 나올 확률은 6.25%, 개가 나올 확률은 37.5%가 된다. 그러나 실제 윷놀이를 하다보면 도보다는 걸이, 모보다는 윷이 더 잘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윷의 생김새 때문이다.

윷가락의 생김새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뒤집어질 확률은 60% 정도다. 그래서 개→걸→도→윷→모 의 순서로 자주 나오게 되고, 뒤집어질 확률이 조금만 높아져도 윷과 도의 확률이 달라진다. 윷가락 모양을 달리해 직접 만들어보면서 달라지는 확률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는 수학 놀이가 된다.

윷판의 말을 옮겨나가는 과정에서는 본인 생각대로 실행하는 결정력을 기를 수 있다. 윷놀이 말을 쓰며 ‘말을 업을 지’ ‘앞선 말을 먼저 나가게 할 것인지’ ‘새로운 말을 판에 올릴 것인지’ 등 어떤 선택이 유리할지 기댓값과 경우의 수를 예측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윷판을 전체적으로 보는 공간감각과 팀을 짜서 하는 경우 협동정신까지도 기를 수 있다.

▼ 거리 재기, 각도 감각 높여주는 ‘자치기’
자치기는 ‘채’로 ‘알’을 힘껏 쳐서 멀리 보내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전통놀이로, 알을 공중에서 쳐 멀리 날아가 떨어지면 날아간 거리를 채를 이용하여 몇 배인지 재어 점수를 낸다. 수비가 받아칠 수 없는 곳으로 멀리 날려야 하므로 각도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으며, 어느 정도 힘을 주어야 얼마나 날릴 수 있는 지에 대한 감각도 기를 수 있다.

날아간 알을 채로 재게 되는데, 직선거리와 곡선거리에 대한 개념, 잰 거리에 대한 올림, 반올림, 버림에 대한 결정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수학 개념을 학습하게 된다. 

▼ 수 개념, 공간감각 길러주는 ‘공기놀이’
다섯 개의 조그맣고 동그란 공기알을 가지고 하는 공기놀이는 둘 또는 여러 명이 편을 나누어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다. 여러 모양으로 놓인 공기알 중 어떻게 놓인 두알 또는 세알을 잡아 올릴지 거리를 재고 비교하고 놓인 알의 거리에 따라 위로 올리는 한 알을 얼마나 높이 띄어 올릴지 가늠하는 가운데 공간 감각이 길러진다.

공기알은 그 자체로도 수와 연산에 관련된 대부분의 학습에서 숫자 교구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손가락 운동에도 좋아서 수 감각, 공간 감각만큼이나 운동신경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일정한 거리에서 손바닥만한 작은 돌을 발로 차거나 던져서 상대의 비석을 쓰러뜨리는 비석치기는 수 개념과 공간 개념 발달에 도움이 되고, 제기차기나 팽이 돌리기, 연날리기는 2차원 공간, 수 보존, 연속량, 저항, 기울기, 무게 보존개념 등 수학과 과학 원리에 대해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전통 놀이다.

시매쓰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우리나라 전통놀이는 승패를 내는 과정에서 수세기, 수량인식, 연산능력, 수의 관계 이해 능력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즐겁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성,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고, 2인 이상 편 놀이를 할 때 협동심뿐만 아니라 자기주장을 펼치는 데 있어 의사소통능력까지 신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학 공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료 : 시매쓰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