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과 N수생이 참여하는 6월 모의평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과 수시 지원의 판단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6월 모의평가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모의평가 대비 방법’이 아닌 ‘모의평가 성적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에 대해 가장 비관하는 때가 바로 3월, 6월,9월 모의고사 직후이기 때문이다.
‘고3 첫 모의고사 이후 자살충동 경험이 가장 많다.’는 진학사의 온라인 설문 결과(조선일보 맛있는 교육, 5월 8일 기사 참고) 역시 ‘성적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한 주제를 깊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 점검과 연습의 결과일 뿐 대입에 반영되는 점수가 아니다!
모의(模擬) 평가는 말 그대로 실제 수능 시험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시험을 치러 봄으로써 자신의 시험 관리 능력과 학습 과정의 강, 약점을 점검하는 시험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따라서 모의평가의 성적표는 ‘점검의 결과’이고 앞으로 더 ‘연습할 부분을 파악’하는 용도로 받아들여야 하지, 마치 수능 성적표인 것처럼 받아들이면 안 된다.
수능 성적표를 받게 될 날까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변화 가능한 점수라는 관점에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 점수로 드러나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 실력은 쌓이고 있다!
자신의 노력과 비례하여 그 결과가 성적표에 ‘바로’ 드러나면 좋겠지만, 노력이 성적표에 나타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성적표에 점수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학습 과정에서 충분히 노력했다면 실력은 쌓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자. 이러한 마음먹기가 중요한 이유는 노력에 비해 점수가 안 나왔다고 생각할 때 슬럼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학습 동기마저 잃고, 자신의 진학 목표를 수정하거나, 특정 단원이나 과목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모의평가 성적표 때문에 스스로를 슬럼프로 밀어 넣지는 말자.
비록 모의평가 성적표가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좌절과 포기는 금물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점수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상태 변화하기 직전의 온도처럼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 상태 변화가 없다 해도 물을 불 위에 올려 놓았다면 물의 온도는 올라가는 중이다. 다만 상태변화가 나타나는 끓는점인 100도씨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다.
성적 향상도 물 끓이기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겉으로 성적 향상을 점수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좌절하고 포기한다면, 영원히 상태 변화를 보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 포기 시점이 99도씨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성적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의 태도에 달려있다. 따라서 모의고사 성적표에 향상된 점수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렇게 되뇌어보도록 하자.
‘아직 성적 변화가 나타나는 끓는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 현재 99도일지도 모르니 조금만 더 노력하자.’
‣ 성적 향상에 대한 조급한 마음은 학습에 있어 비효율적 선택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의 초점은 바로 수능 성적 향상이지, 모의평가 성적 향상은 아니다. 즉 모의평가 성적 향상이라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라는 뜻이다. 조급한 마음은 자신의 학습 과정과는 맞지 않는 비효율적 선택을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념 공부가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 중심으로 공부의 우선순위를 바꾼다거나, 혼자 익히는 시간을 더 확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강의 중심’의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심지어 그동안 공부해온 선택 과목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공부하지 않은 다른 과목의 점수가 풀어 보니 공부한 과목의 점수보다 더 높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 같은 악수(惡手)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모의고사 성적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좀 더 긴 안목으로 수능을 목표로 학습 과정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 기간 중에는 공부가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성적이 곧 자신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학 입시는 여러분의 전 생애 중 한 부분이고, 한 과정일 뿐이다. 그 과정을 후회와 미련이 생기지 않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나아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다.
입시투데이 대표운영자. 신가혜 맛있는교육 칼럼니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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