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그동안 저는 수시에서 합격한 학생들의 합격 스토리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주로 논술 전형, 특기자 전형이었고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생들도 더러는 있었습니다.
오늘은 재외국민 특별 전형, 이른바 특례 입학으로 불리는 전형의 합격생 스토리입니다.
올해 연세대 재외국민 특별 전형으로 응용통계학과에 합격한 이현석 군의 공부법과 서류 준비법을 들려 드릴까 합니다.
연세대는 필기 시험에 의존하던 이 전형을 지난 해부터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바꾸어 학교 생활에 충실하고 역경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 간 학생을 뽑았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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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합격하게 된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제가 합격하게 된 비결을 쓰라니 좀 어색하군요. 일단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제가 글쓰기에 좀 약해 표현에 있어서 애를 많이 먹었지만, 내용면에 있어서는 남들에게 절대 뒤지 않을 것을 자신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12학년 시작하기 전부터 대충 윤곽을 잡아놨어서 보다 완성도 있는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담임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 자기소개서의 ‘테마’는 수학과 극복 정신이었습니다. 응용통계학과가 상경대학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과적인 성향을 많이 띄고 있는 사실을 제가 너무나도 잘 알아서 저의 수학 능력을 많이 어필했습니다.
재학 중에 수상한 교내 수학경시대회들과 자카르타 학력 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탄 것, 그리고 미국 수학 경시대회 자카르타 지역 부문에서 2등을 한 것 등을 서술하며 저를 어필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자신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재작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일을 기재 안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사건은 제 인생 최대의 사건이며, 지금의 저를 만든 사건이므로 제 자신을 완벽히 표현하기에 매우 적합했습니다. 내용은 간략하게 이렇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재작년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저희 가족은 사망 신고 및 여러 서류들을 처리하기 위해 한국에 잠깐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류 처리 기간 동안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다가오는 기말고사를 혼자 준비했으며 결국 기말고사를 보기 2주 전에 부랴부랴 학교에 도착해서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교내 장학금을 탈 수 있었으며, 그 기세를 몰아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그 다음해에는 재외동포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혼자 계신 어머니의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또 어떤 대학들이나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것임을 알고 저는 전교회장으로 선출되어 학생회 활동을 한 것 또한 기재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아무래도 이런 것들이 입학 사정관을 사로잡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재외국민 특별 전형에서 연대는 필기 시험을 폐지하고 서류 전형을 도입한 것이 현석 군에게 아주 유리했다는 이야기군요. 현석 군이 준비한 서류들은 특례 입학 뿐 아니라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국내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군요. 그런데 주변에 이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방학 때 한국에 와서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현석 군은 사교육의 도움을 받으셨는지 아니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아버지께서는 학원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수학에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학원을 하시면 좋은 점은 바로 사교육비가 따로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인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학원은 다녔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주요 과목들은 어느 정도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해외에 있어서 그런지 외부의 압력에 못 이겨 하는 레슨은 정말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제 얘기를 하자면 중학교 3학년 때부턴 아버지께서 가정집에서 레슨을 하셨습니다.
2층은 우리 가족의 공간, 그리고 1층을 강의 공간으로 두어 저는 저희 집에서 숙식뿐만 아니라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과목들을 모두 보충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모두 자가용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한인 사회가 굉장히 넓게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 학교에서 가장 가까이에 사는 학생도 통학할 때 차를 타야하고 보통 15분 정도 소요될 정도입니다. 따라서 학교가 끝나고 레슨을 왔다 갔다 할 때 대충 차에서만 평균적으로 2시간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이 시간은 대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아까운 시간입니다. 따라서 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학원이 없어진 순간부터 모든 공부를 혼자 했습니다.
이때 느낀 것은 독학이 오히려 내신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레슨을 다니면 얻는 것이 많지만 잃는 것도 많습니다. 시간도 시간이고, 피로하고, 또 심리적으로 편해져 긴장이 풀립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학원을 안 다닌다는 이유로 언제나 집에 가면 그만큼의 복습과 예습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질까봐 언제나 집에 와서 딱 1시간 정도만 복습 및 예습을 했습니다. 그러고 남는 시간엔 게임을 하고 10시 정도엔 취침을 했습니다. 참고로 12학년 때도 저의 취침 시간은 10시 반이었습니다.
그에 따라 학교에선 최상의 컨디션으로 모든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으며, 또 집에 와서는 조금의 복습으로도 충분히 거의 모든 과목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이 형성됐습니다. 놀랍게도 저는 레슨을 끊은 후 바로 평균만 5점이 올라 졸업할 때까지 그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씀 드리는 것은 절대로 레슨을 받지 말라라는 주문이 아닙니다. 저 역시 사교육의 도움을 매우 많이 받은 바이며, 기본을 탄탄히 하기에는 레슨만큼 편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다 한다고 불안해하며 쫓아가려 하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을 찾아 공부를 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Q. 입학사정관제처럼 특례 입학에도 전공에 대한 준비와 열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석 군은 언제 전공을 결정하고 그에 맞춰 준비를 했는지요.
A. 제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12학년 시작할 때쯤이었습니다. 그전까진 그저 경제학과에 지원하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은사를 통해 응용통계학과를 알게 되었고 그 학과에 대해 정말 많은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니 이 학과야말로 정말 내가 찾던 학과다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상경대학에 속해 있으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수학 공부를 많이 하고, 공부는 어렵지만 그에 따른 보상이 값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응용 통계학과를 지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전 일편단심으로 이 학과를 고민 없이 지원했고, 이렇게 저는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OT를 끝낸 새내기지만, 저는 제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벌써부터 느끼고 있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A. 지금 이 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는 그저 파이팅이라는 말만 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슬픕니다. 입시는 고독한 자신만의 싸움입니다. 물론 주변 선생님들이나 지인들을 통해 도움을 좀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입시를 치르는 사람은 자신이며, 자신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매우 힘든 일이지만 꾸준히 준비하시고, 마지막까지 희망과 열정을 잃지 않으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이상으로 재외국민 특별 전형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에 합격한 이현석 군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재외국민전형으로 연대 응용통계학과 합격한 이현석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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