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해가 밝았습니다. 토끼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동물이죠.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쿵덕쿵덕 찧으며 지구를 내려다보는 토끼의 모습, 여러분도 기억하죠?
전 세계에서 상품으로, 책으로 가장 많은 이들과 만나는 토끼는 누굴까요? 정답은 ‘피터 래빗’ 입니다.
피터 래빗을 만든 건 영국 출신 여성 베아트릭스 포터(18661934년)예요. 당시 대부분의 여성은 정식 교육을 받을 수 없었죠. 포터 역시 가정교사를 통해 공부를 했습니다.
어느 날, 포터는 가정교사 ‘무어부인’ 의 아들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토끼 삽화를 넣은 서정적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보냈습니다.
아기자기한 포터의 편지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책 출간을 권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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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 조끼를 즐겨 입는 장난꾸러기 토끼‘피터 래빗’과 그의 가족 얘길 담은‘피터 래빗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왼쪽). 2007년엔 작 가 포터의 일생이 르네 젤위거 주연의 영화( ‘미스 포터’)로 제작 되기도 했어요.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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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터가 편지 속 토끼를 내세워 책을 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찾아가는 출판사마다 삽화가 흑백이란 이유로 거절을 당했거든요. 몇 차례 시도 끝에 포터는 자신이 직접 책을 내기로 결심한 후, 1901년 피터 래빗을 주인공으로 한 첫 번째 책 250부를 출간했습니다. 책은 순식간에 불티나게 팔려나갔죠. 결국 포터는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이듬해 컬러 수정본을 내게 됩니다. ‘ 피터 래빗이야기(The Tale of Peter Rabbit)’ 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어요.
피터 래빗은 커다란 전나무 뿌리 밑 모래 둔덕에 사는 한 토끼 모자(母子·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피터 래빗은 파란색 조끼를 멋지게 차려입긴 했지만 사실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예요. 동화는 피터 래빗이 아빠 토끼가 죽은 농장에서 몰래 당근과 무를 훔쳐 먹던 중 주인 맥그리거 씨에게 들켜 도망 다니다가 집으로 오기까지의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피터 래빗 이야기’ 의 주제는 결국 ‘엄마 말씀을 잘 듣자’ 입니다. 교훈적 내용으로 출간 당시 부모님께 큰 사랑을 받았죠. 이후 어린이 캐릭터 용품과 가정 생활용품 등에 캐릭터가 쓰이면서 또 한 차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한때 미국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디즈니는 포터에게 “피터래빗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자” 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포터는 이를 단번에 거절했죠. 하지만 포터 자신은 영화 속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지난 2007년 개봉된 ‘미스 포터’(르네 젤위거 주연)가 바로 그 작품이에요.
포터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한편, 환경보호 시민단체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포터는 생의 마지막순간에도 자신의 전 재산을 내셔널트러스트에 기부한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러분은 ‘토끼의 해’ 2011년의 시작과 함께 어떤 소원을 빌었나요? ‘ 피터 래빗’ 의 작가 포터처럼자연을 사랑하고 주변을 돌보는 마음도 함께 기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영국 여성이 아픈 아이에게 보낸 편지 속의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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