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학사정관제]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이렇게 준비하라!
입력 2010.11.03 14:35
서울대 경영대 10학번 박윤민 군의 합격 스토리
  • 안녕하세요. 스터디마스터 공부법 연구소 신진상 소장입니다. 수능이 15일 정도 남았습니다.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논술과 면접 같은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하지요.

    입학사정관 전형은 주로 면접을 치릅니다. 두 번에 걸쳐 서울대 경영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균) 합격생 인터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먼저 서울대 경영대 10학번 박윤민 학생입니다. 박 군은 서울 청담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 지균으로 합격했습니다. 내신 따기 힘든 강남의 일반고에서 박 군은 놀랍게도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습니다. 서울대 환산 전수로 80점 만점에 80점을 받은 거지요.

    내신만 좋은 게 아닙니다. 텝스 907에 한국사 인증 1급 등의 스펙도 있고 학생회 부회장이라는 러디십 경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능에서도 제 2외국어 포함 전 과목 1등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입학 후에는 수만휘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얼마 전에는 후배들의 자소서를 무료로 첨삭해 주기도 했지요. 팔방미인인 박 군으로부터 서울대 지균에 관한 준비법을 들어 보았습니다. 
     

  • 서울대 경영대 박윤민 군
  • Q. 지균은 면접을 보는 전형인데 면접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A. 면접은 인터넷과 학교를 활용하는 한편, 학원의 도움도 받아 가며 준비를 했습니다. 오르비 등의 수험생 사이트에서 경영대 면접 기출 문제를 찾았는데, 각 자료들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여서 여러 자료들을 모아 공통적인 문제들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면접 기출 문제를 찾았습니다.

    이 문제들을 고3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풀어 보면서, 학교 수학 선생님께 풀이를 부탁드렸고, 그 풀이와 저의 풀이를 대조해 보면서 어떠한 접근 방식이 바람직할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학원에 등록을 하여, 2주 정도 기간 동안 매일 수업을 들으며 수학 문제와 영어 문제에 대한 공부를 이어 나갔습니다.

    면접 문제는 심층 면접 유형으로 나와, 60분 동안 주어진 수학 문제와 경영학 관련 영어 지문 및 그에 관한 문제를 푸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참고로, 오전 면접과 오후 면접의 문제가 상이했는데, 저는 오후 조에 속해 구술고사를 치르게 됐습니다. 수학은 2문제가 출제되었는데, 그에 포함된 작은 문제들까지 합하면 5문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가 문과의 교과 과정을 뛰어넘는 것으로 출제가 되어 다소 당황했지만, 막상 문제를 풀어 보니 굳이 그 내용을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지 않았더라도 고사장에서 임기응변으로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영어 문제는 A4 1장 분량의 경영학 관련 영어 지문에 대해, 한국어로 문제에 답을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크게 까다로운 주제는 아니었기에 영어 문제는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넘어갔으나, 수학 문제에서 애를 먹어 결국 5문제 중 절반 정도만을 제대로 풀었던 듯합니다.

    60분의 풀이 시간 이후에는 교수님 두 분이 계신 방에 들어가 10분 동안 면접을 보게 되는데, 답을 말하는 과정만으로도 10분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으므로, 인성 면접은 없었지만 올해에는 인성 면접이 있을 수 있겠지요. 

    Q. 서울대 경영대에 지균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어느 정도 내신이 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경영대는 항상 배치표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때때로 예기치 못한 '펑크'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자신의 점수가 예상 커트라인에 걸쳐 있는 경우, 실제 수시 지원 시에는 예상 커트라인이 좀 더 낮은 과로 지원을 하는 '하향 지원' 경향이 대체로 '소신 지원' 경향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원래 예상 컷이 낮았던 과가 '폭발'하게 되고, 높았던 과는 '펑크'가 나게 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도 '안정적' 고득점자들 외 지원자들이 하향 지원을 하여, 경영대의 커트라인이 낮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는 최종 합격자 중 지균 점수 78점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80점에 근접하는 점수를 보이므로, 어느 정도 안정성 있게 경영대에 지원하려면 79점 중후반대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작년에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작년 기준의 생각이고, 올해는 1차 합격자 수가 최종 합격자의 1.5배에서 2배로 늘었을 뿐더러, 지역별 지균 점수의 분포도 작년과 다를 것이므로 그 점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부터 지균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바뀌는데 선배로서 올해 세로운 유형의 지균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말씀 해주시죠.

    A. 입학사정관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본인이 경영대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고, 그를 위해 전부터 차근차근 노력해 왔다는 것을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입학사정관전형의 도입 취지가 '정량적 평가'가 아닌 '정성적 평가'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수험생의 입장이 아닌 '학교의 입장'에서 어떠한 학생을 뽑고 싶어 할까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그 고민에서 나오는 답은 아마 사람들마다 크게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진정성에 있어서 전제 조건은 그 진정성을 튼튼하게 지지할 만한 본인의 '실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겠지요. 그러한 본인의 실력과 노력의 과정을 말과 글 속에 성실하게 녹여 낸다면, 충분히 스스로를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균은 내신이 가장 중요한 변수일 텐데 어떻게 내신 관리를 하셨는지 그 비법을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A. 일단 중간고사, 기말고사 한 달 전부터는 오로지 내신에만 몰입을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어요. 중요하다고들 이야기하는 고3 6월 대수능 모의평가도, ‘내신 대비 기간’ 중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전혀 대비를 안 하고 쳤을 정도였습니다. 다시 말해, 시험을 앞둔 한 달 전부터는 다른 공부는 완전히 접고 내신만을 공부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시험 약 보름 전까지는 교과서를 계속해서 정독하는 한편 문제집을 풀어 나갔습니다. 시험이 보름 남은 때부터는 하루나 이틀에 걸쳐 한 과목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교과 내용을 통째로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각 과목 시험 전날에는 동이 틀 때까지 공부를 하며 완벽하게 암기를 끝낼 때까지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물론 부족한 잠은 시험을 보고 온 뒤에 보충을 했고요. 내신은, 물론 과목마다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암기를 잘하는 것이 고득점을 얻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교과 내용을 모두 외운다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경영대를 들어오기 위해서 필요한 독서나 활동 등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추천해 주시지요.

    A. 독서나 교외 활동 같은 것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사실 내신 점수에 비해 대학 입학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오히려 합격 이후에 일정 기간 동안 대학교의 교과 과정을 따라가는 데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만 둘러보아도, 중고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어 교양을 많이 쌓아 놓은 친구들이 교양 과목 등지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본인의 내신 점수가 탄탄하다면, 본인의 삶을 위해서라도 독서를 많이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뿐 아니라, 봉사활동 등도 물론 스펙으로서의 역할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본인의 삶에서 어떠한 것이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단서를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본인이 원하는 경영학 관련 진로와 연관되는 선에서 독서와 교외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특기자전형에 지원하는 경우에 이러한 활동들의 중요성은 매우 크게 부각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Q. 고등학교 공부 중에서 경영대 공부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이었나요?

    A. 아무래도 다양한 과목들에 대한 공통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 언어, 수학, 외국어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등 다른 과목들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 논의 수준이 대학의 깊이 있는 강의 내용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 과목에 대해서는 교과 과정 외의 독서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언수외는 어떤 강의든 간에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 또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대학생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에서는 영문 텍스트를 강의 교재로 쓰거나 아예 영어로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매우 많으므로, 외국어 능력은 고등학교 때 생각하던 것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경영대 입학과 입학 후에도 수학이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까지 수학을 잘 해야 경영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A. 경영대 학생은 ‘경영학을 위한 수학’이라는, 미적분과 벡터가 포함된 수학 강의를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영대에서는 수학이 중요시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입학 과정에 있어서도, 저희 수시 전형까지만 해도 수학 문제가 단골로 출제되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모든 경영학 강의가 수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수학을 학문적으로, 즉 ‘목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경영에 있어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데에 하나의 ‘수단’으로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영대에 입학할 실력을 가진 학생 정도라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수시 전형에 있어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나, 정시 전형에 있어서 수리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서울대 경영대에서 외고 등 특목고 학생들의 비율은 어느 정도이고 일반고 학생들과 특목고 학생들 간의 관계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저희 반의 경우(경영대는 학생 이름을 기준으로 4개 반으로 나뉩니다), 외고 출신 학생은 약 25%, 민사고나 상산고 등 자사고 출신 학생은 약 10%로, 둘을 합하면 반 인원의 약 1/3을 외고 또는 자사고에서 온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은, 1학년의 차원에서만 놓고 보면, 일반고 출신 학생들보다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아무래도 조금 더 대학에서의 학업을 수월하게 해 나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일반고 학생들이 학교 공부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특목고 학생들은 다양한 교외 경험 등을 곁들이며 좀 더 실질적인 능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느낌이고 또 ‘평균’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평균에 비해 각 학생들의 개인차는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부러운 점은, 아무래도 특목고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입학을 하다 보니, 동창들끼리 모이는 경우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보기 좋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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