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를 보면 사람의 움직임을 읽고 반응하는 컴퓨터 시스템이 종종 등장한다. ‘현실’에선 몰라도 ‘게임’에선 이런 일이 속속 실현되고 있다. 버튼 조작이 아닌 사람의 움직임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동작인식(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키워드 참조>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2006년 발매된 일본 닌텐도사의 모션 컨트롤 게임기 ‘닌텐도 위(Wii)’가 대표적 예다.닌텐도 위는 2009년 현재 전 세계에서 7400만 대 이상 팔려나가며 동작인식 게임시장의 붐을 일으켰다. 최근 여기에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일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무브(PS Move)’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Xbox 키넥트(Kinect)’가 그 주인공이다.
▶0.022초의 움직임도 정확히 알아차려 PS 무브
지난 15일 발매를 시작한 PS 무브는 0.022초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감지할 정도로 빠른 반응속도와 정밀함이 눈에 띈다. ‘눈’에 해당하는 동작인식 카메라 PS 아이(eye)와 모션 컨트롤러, 그리고 이를 보조하는 내비게이션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된다.기존의 동작인식 게임기가 끊임없이 컨트롤러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위치를 추정했던 것과 달리, 카메라가 모션 컨트롤러에 달린 ‘컬러볼’을 추적해 정확한 위치와 움직임을 잡아낸다. 그뿐 아니라 가속도 감지 장치, 3축 자이로스코프, 지구 자기장을 기준으로 움직임을 분석하는 3축 자기계 등 세 가지 센서가 탑재돼 컬러볼이 몸에 가려 보이지 않아도 추적 기능이 작동한다. 실제로 체험해본 결과, 미세한 손 떨림까지 화면에 잡힐 정도로 뛰어난 반응속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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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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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무브의 또 다른 장점은 뛰어난 적용 가능성이다. 카메라와 컨트롤러가 동시에 움직임을 인식해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 위의 경우 스포츠, 레이싱 등 캐주얼 게임이 대부분이지만 PS 무브는 이미 나와 있는 FPS(1인칭 슈팅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 등도 즐길 수 있다.
카와우치 시로 소니 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SCEK) 대표는 “게임 화면이 풀(full)HD에서 3D로 변하면 게임 조작 방식 역시 그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며 “PS 무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함과 반응속도, 그리고 사용자의 얼굴·음성·몸짓까지 읽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차세대 게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가 곧 컨트롤러” Xbox 키넥트
오는 11월 19일 발매를 앞두고 지난 6월 북미 최대 게임쇼 E3에서 처음 선보인 키넥트는 ‘게임 이용자가 곧 컨트롤러’란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게임기다. 컨트롤러나 액세서리 없이 100% 몸으로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키넥트는 PS 무브와 달리 센서 하나만 장착하면 게임 즐길 준비가 끝난다. 센서엔 얼굴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RGB 카메라, 적외선을 이용해 3차원 입체 환경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음성을 세밀하게 걸러내 잡음을 차단하고 사용자가 헤드셋 없이도 채팅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멀티레이 마이크로폰’ 등이 내장(內藏·내부에 저장됨)됐다. 이 센서가 목, 어깨, 팔꿈치, 손목, 허리, 무릎, 발목 등 신체 관절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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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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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컨트롤러에 익숙한 이용자에게 키넥트는 조금 허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PS 무브의 경우 게임 중 공격하거나 벽에 부딪혔을 때 컨트롤러의 진동을 통해 실제와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지만, 키넥트는 허공에서 동작만으로 게임을 진행해 이런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움직임이 그대로 게임에 반영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동작을 취하면서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건 장점이다.
송진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사업부)는 “자체 조사 결과,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 방법과 실제로 게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며 “게임에서 컨트롤러는 게임 이용자와 게임 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마지막 장벽인 셈인데, 이를 없앴다는 점에서 키넥트는 다른 게임기와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키넥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형 게임을 지향한다. 이제까지 게임 이용자가 대부분 젊은 남성이었던 것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송진우 이사는 “키넥트가 출시되면 기존 게임과 다른 키넥트만의 타이틀도 함께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모션 컨트롤 기술
말 그대로 동작(motion)을 인식해 게임에 반영하는 기술을 뜻한다.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게임 이용자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게임 속 캐릭터가 이를 따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움직이는 대로 캐릭터도 똑같이 움직이네~"
차세대 라이벌 탐구 '동작인식 게임'
차세대 라이벌 탐구 '동작인식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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