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소리꾼 자신있어요"
입력 2010.09.27 22:53
판소리 꿈나무 이준희 군
  •  오는 10월 1일부터 닷새간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서 어린이들이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은 ‘꿈나무 소리판’ 공연. 미래의 명창(名唱·노래를 뛰어나게 잘 부르는 사람)을 꿈꾸는 어린이 소리꾼이 한데 모여 솜씨를 뽐내는 자리다. 나흘간 22개 팀이 무대에 오르는데 이 중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팀은 모두 일곱 개. 이준희 군(전북 군산 미룡초 5년)은 그중에서도 주최 측이 손꼽는 판소리계의 기대주다.

    사실 준희의 판소리 경력은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어렸을 때 트로트를 즐겨 부르며 가수를 꿈꾸긴 했지만 국악 쪽에 관심 가져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준희가 처음 판소리를 접한 건 어느 날 TV로 접한 한 국악인의 ‘심청가’ 공연이었다. “순간적으로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어요. 한 사람의 목소리가 그렇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는 데 감동을 받았죠.”

  • 소리를 ‘공부’처럼 힘들여 하지 않고 ‘놀이’처럼 즐기며 하는 ‘어린이 소리꾼’ 이준희 군의 장래 희망은 판소리 분야 인간문화재가 되는 것이다. / 군산어린이국악관현악단 제공
  • 준희가 처음부터 순탄하게 판소리를 배운 건 아니었다. 형편이 넉넉잖았던 준희 부모님은 아들의 판소리 교육비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준희의 고집이 워낙 셌다. 결국 준희가 이겼다. 1년여 부모님을 조른 끝에 지난해 5월 드디어 정식으로 판소리 교육을 받게 된 것.

    이후론 승승장구(乘勝長驅·싸움에 이긴 형세를 타고 계속 몰아침)였다. 각종 대회에서 상도 타고 전국의 실력파 소리꾼이 모이는 이번 무대에 서는 영광도 얻었다. 준희를 지도하고 있는 문명숙 전북도립국악원 명창은 준희에 대해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예전부터 소리를 해온 아이처럼 수준급 실력을 갖춘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준희가 꼽는 판소리의 매력은 뭘까? “판소리는 옛날 노래지만 사람의 감정을 그 어떤 노래보다 잘 표현할 수 있어요. 힘 있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10월 1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광장 무대에서 심청가 중 ‘허허 내가 미쳤구나’ 대목을 선보이게 될 준희는 벌써부터 각오가 대단하다. “사실 좀 떨려요.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거든요. 하지만 축제에 오시는 많은 분, 특히 판소리 전문가 선생님들 앞에서 제 실력을 후회 없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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