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스포츠 용어] 지명타자란… '투수 대신 타격만 하는 선수'래
입력 2010.09.24 09:33
  • "롯데 홍성흔이 12일 발표된 2010 프로야구 올스타전 팬 인기 투표 지명타자 부문에서 총 81만 8269표를 얻어 역대 최다 득표자의 영예를 안았다.” 조선일보 7월 13일자 보도

    지명타자 제도(DH·Designated Hitter system)란 야구 경기에서 투수를 대신해 ‘타격 전용 타자’를 두는 제도를 뜻한다. 1973년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메이저리그는 지역에 따라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로 나눠 시즌을 진행한다)에서 공격력 강화를 목적으로 처음 도입됐다.

  • 당시 아메리칸리그엔 뛰어난 투수가 많아 공격적 야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이른바 ‘투고타저(投高打低·투수의 능력은 우수하지만 타자의 능력은 형편없음)’ 현상이 심했다. 이 때문에 경기의 재미가 줄어들었고 관중 수도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명타자 제도는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고 야구에 등 돌린 팬들을 다시 불러모으기 위한 자구책(自救策·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방책)이었던 셈이다.

    지명타자 제도 도입 직후 아메리칸리그의 평균 타율은 2할3푼9리에서 2할5푼9리로 상승했다. 지명타자로 뛴 선수들이 대체로 수비나 주루 플레이 능력은 미숙해도 타격 능력만큼은 월등히 뛰어난 데 따른 결과였다.

    현재 미국에서 지명타자 제도를 실시하는 리그는 아메리칸리그뿐이다.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 등 양대 리그로 운영되는 일본에서도 퍼시픽리그만 지명타자 제도를 쓰고 있다. 미국 내셔널리그와 일본 센트럴리그는 “야구 선수는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다재다능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셔널리그 LA다저스에서 뛰었던 박찬호(37·현 피츠버그)는 선발 투수로 활약할 당시 9번 타자로 나와 타격을 선보였다. 일본 센트럴리그 주니치 드래건스 출신 선동열(47·현 삼성라이온즈 감독)도 한때 타석에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줄곧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 운영해오고 있다. 공격력을 높이는 게 목적인 만큼 국내 프로야구에서 지명타자의 역할은 매우 크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 지명타자 홍성흔의 경우 지난해에 3할7푼1리로 타율 2위에 올랐다. 올해도 3할5푼의 높은 타율을 기록해 같은 팀 이대호에 이은 2년 연속 타율 2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홍성흔의 활약으로 롯데는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정규 리그가 끝난 후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벌이는 경기)에 진출했다. 두산 베어스의 최준석(타율 5위), 한화 이글스의 김태완(볼넷 1위) 등 다른 구단 소속 지명타자들도 타격 부문에서 고루 상위권에 올라 있어 ‘공 때리는’ 야구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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