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마음껏 읽게 하고 각종 대회 적극 참여했죠”
입력 2007.10.14 21:57
신은경 전 아나운서의 자녀 교육법
―영어스피치 대상 받은 딸 박혜리양
  • “제가 상 탄 것보다 훨씬 기쁘더라고요.”

    KBS 전 아나운서 신은경(49)씨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신 전 아나운서와 국회의원 박성범씨의 딸인 박혜리(11. 리라초등학교 5학년)양이 지난달 열린 아리랑국제방송 주최 어린이 영어스피치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자녀에 관한 인터뷰는 처음이라는 신씨는 처음엔 어색해 했으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평범한 엄마들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 ▲ KBS 전 아나운서 신은경씨와 딸 박혜리양

  • 바쁠수록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알차게 보내

    정기적으로 나가는 대학 강의를 비롯해 지역일 등을 하느라 신씨가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신씨는 ‘양보다 질’ 전략을 짰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대신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최대한 알차게 보내자는 것이었다. 선택한 방법은 책을 읽어주는 것.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교육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엄마의 목소리를 계속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그림책을 시작으로 동화책, 소설책 등 분량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책을 읽어줬다. 영어 책의 경우는 혜리가 읽게 한 후 발음을 고쳐주고, 책에 나오는 영어 노래는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신씨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대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씨 가족은 대화 시간을 정기적으로 정해 많은 얘기를 나누곤 했다. 요즘은 혜리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5시부터 학원에 가는 7시 전까지는 되도록 집에 들어와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대화를 한다.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중요

    신씨의 교육원칙은 자녀가 하고 싶은 것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나운서 일을 가장 좋아해 최고의 앵커가 될 수 있었던 자신의 경험이 그런 확신을 서게 했다. 신씨는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씨는 항상 혜리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조언해주는 편이다. 미술, 음악, 운동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울 기회를 줬고, 초등학교 3학년 때는 미국 미시간주로 조기유학을 보냈다. 미국 유학은 혜리가 영어에 관심을 갖게 되고, 국제적인 시각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이제 혜리의 꿈은 UN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다.

    혜리는 각종 대회에도 많이 참가했다. 교내 피아노, 백일장 대회는 물론 대학교나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경시대회에도 참가해 좋은 성적을 받았다. 이번 대회 참가도 신씨가 권유했다. 평소 영어를 좋아하는 혜리에게 기억될 만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발표문을 직접 작성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하는 등 준비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성교육만큼은 부모가 직접 해야

    신씨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활용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영어를 직접 가르쳤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혜리는 지난해 영재교육원 시험에 합격한 이후 수학은 영재교육 전문 교사에게, 영어는 지역 주민 영어전문가에게 지도받고 있다. 신씨는 “좀 더 잘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한 교육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자녀의 인성교육만큼은 부모가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에 있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배려심이다. 혜리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에는 따끔한 지적을 잊지 않는다. 신씨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둘러보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며 “자신보다 형편이 안 좋은 사람에게 많이 베풀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가르친 덕분에 혜리는 이번 대회 상금 300만원 전액을 유니세프에 후원했다. 혜리는 “내 후원금이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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