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한민국을 '쇼핑천국', '패션·생활의 메카'라고 부른다. 그만큼 소비·트렌드 시장이 커졌다는 의미다. 아이들의 희망직업 역시, 관련 업종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TV와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전달하고 판매하는 홈쇼핑 쇼호스트와 MD의 경우 매년 평균 400: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가 좋다. 현대홈쇼핑 노양선 쇼호스트와 패션잡화 임동일 MD에게 쇼호스트와 MD의 세계에 대해 물어봤다.
◆홈쇼핑은 보이지 않는 전쟁, 좋은 제품과 믿음으로 고객 사로잡아야
노양선 쇼호스트는 방송국 아나운서를 거쳐 홈쇼핑 쇼호스트가 된 케이스다. 그녀는 “브라운관에 서는 사람들은 세월 앞에서 무언의 정년을 느끼게 된다. 특히 결혼을 하면 더욱더 위기감을 느낀다. 하지만 쇼호스트는 결혼, 나이에서 조금 더 자유로운 직업이다”라고 소개했다. 홈쇼핑의 가장 큰 고객은 바로 ‘주부’.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쇼호스트가 직접 써보고 그 경험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 바로 시청률과 판매율로 드러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쇼호스트가 역량을 보이지 못하면 그대로 사라져버리는 거죠. 그만큼 고객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냉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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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양선 쇼호스트와 임동일 MD는 독서와 외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경호 기자 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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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객층이 20~30대인 이·미용상품이나 전자제품의 경우 젊고 활달한 쇼호스트를 선호하지만, 건강·가구·명품 등 생활관련 상품은 친근하고 경험치가 높은 주부 쇼호스트나 언니 같은 쇼호스트를 선호한다. 그녀는 “쇼호스트는 가장 선봉에서 판매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품의 신뢰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어떤 제품도 소홀히 선택하고 판매할 수 없다. 진심과 좋은 제품 두 가지가 좋은 쇼호스트, 믿을 만한 쇼호스트를 만든다”고 말했다.
쇼호스트와 호흡을 같이 하며 하나의 상품을 발굴·기획하고 운용·관리·개발까지 전과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MD(merchandiser)다. 패션잡화를 담당하는 임동일 MD는 “상품에 관련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운용한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빨리 찾아내 만족도 있게 판매하느냐가 중요하다. 때문에 MD를 꿈꾸는 사람은 관찰력도 뛰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그는 겨울철 빙판길 낙상사고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그냥 흘려버리지 않는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부츠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지부터 살피고 없을 경우 곧바로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한다.
“타 방송사보다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MD의 역할이죠. 또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사항도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학과에 대한 문의도 종종 있는데 MD를 위해 이런 학과를 가라는 건 없습니다. 저 역시도 미술학도였으니까요. 생활전반에 관심이 있고 제품을 보는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직업입니다.”
◆다양한 지식 위해 독서와 외국어 능력은 필수
한때 쇼호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아카데미와 성형은 필수라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노 쇼호스트는 오해라며 말을 이었다.
“쇼호스트가 방송 중 얼굴을 드러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1시간 방송에 20분 정도입니다. 또, 홈쇼핑의 주인공은 쇼호스트가 아닌 제품이죠. 제품을 얼마나 잘 어필할 수 있는가는 쇼호스트의 편안한 음성과 정확한 발음에 더 비중을 둡니다.”
아무리 예쁜 쇼호스트라도 전달력이 떨어지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얘기다. 고객들 역시 천편일률적인 성형미인보다는 편안한 인상의 쇼호스트에게 호감도를 더 갖는다고 한다. 그녀는 “나와 비슷한 사람, 내 친구와 닮은 사람,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상품후기, 상품소개가 더 어필하는 것 같다. 성형보다 나만의 개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드시 아카데미를 통해야만 쇼호스트가 되냐는 질문에는 발음, 표현력과 기본기를 닦기에는 좋지만 자칫 정형화될 수 있음을 유의점으로 들었다.
쇼호스트와 MD는 제품을 보는 눈과 다양한 생활의 지혜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노 쇼호스트와 임 MD 모두 독서와 외국어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MD는 “홈쇼핑은 트렌드를 읽고 삶을 판매하는 곳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 문화를 알아야 한다. 트렌드 역시 독서를 통해 알 수 있다. 때문에 다양한 독서를 기반으로 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국내 제품은 물론, 해외 유수의 제품들도 함께 다루기 때문에 현지 출장이나 바이어와의 미팅 등도 잦은 편이다. 이때 비즈니스 영어가 가능하다면 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노 쇼호스트 역시 “쇼호스트는 생방송으로 대본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얘깃거리가 끊기면 안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독서다. 책을 읽고 간단하게 독서기록을 해둔 노트가 10권이 넘는다. 이런 기록들은 방송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쇼호스트가 되고 싶다면 두 가지만 지켜라.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해 전문성을 갖자. 명확한 발음과 다양한 지식으로 고객를 사로잡자.’ 이것만 지키면 훌륭한 쇼호스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홈쇼핑 쇼호스트 & MD
"이런 점이 필요해요"
쇼호스트… 외모보다는 전달력! MD… 사물과 흐름에 대한 관찰력!
"이런 점이 필요해요"
쇼호스트… 외모보다는 전달력! MD… 사물과 흐름에 대한 관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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