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한발 빨랐다. 일주일만 늦게 왔더라면 한강변의 흐드러진 벚꽃들이 앞다퉈 마중 나왔을 텐데. 만우절인 지난 1일, 한강을 발아래에 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초등학교엔 봄이 교문 앞까지 와 있었다. 내년 2월이 정년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은(?) 윤치덕 교장선생님이 벚꽃처럼 환하게 기자를 맞아주었다. 온화하면서도 강하게 교육에 대한 열정을 쏟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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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장선생님, 책은 왜 읽어야 하나요?” “세상을 밝히는 진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지.”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한 코흘리개 1학년들과 퇴임을 앞둔 교장선생님의 대화는 봄 햇살처럼 따사롭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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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는 한국 정치와 언론, 경제의 중심입니다. 아이들의 자부심이 크겠습니다.
“당연하지요. 선생님들이 교실 안팎에서 이러한 면에 신경을 쓰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방과후 학교 운영이 잘 되고 있다면서요.
“‘만족도 2배, 사교육비는 절반’을 목표로 23개 부서 69개 학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강사진을 모시고 있어요. 교육마술, 합주부 등 특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습니다. 수학실력교실 등 수월성 교육도 자랑하고 싶네요. 전교생 1230명 중 연 1000명 이상이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고 있으니까 성과가 적지 않죠.”
- 아이들 학습에 필요한 교구들을 많이 개발하셨다고요?
“어린이 생활본, 독서 토론 논술 학습장, 한자 600자 쓰기 등을 제작해 아이들 공부에 도움을 주고 있어요. 특히, 한자쓰기는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한자 공부 비법이죠. 한자능력시험을 교내로 유치해 1년에 2차례 치르고 있어요.”
- 학습준비물지원센터는 뭘 하는 곳인가요?
“도화지, 찰흙 등 수업시간에 필요한 모든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제공해 줍니다. 아이들이 학습 준비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어요. 센터에는 항상 서너분의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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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학습준비물을 챙기고 있는 학부모 자원봉사자들. 학습준비물지원센터의 모든 교보재는 무료로 제공된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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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은?
“학기 초에 학사달력을 학부모님께 나눠 드립니다. 1년 동안의 학교 행사, 교육 일정이 알알이 담겨 있어요. 이것만 보면 학교 돌아가는 일을 훤히 알 수 있어요. 이 밖에 학부모 총회, 학부모 상담주간, 학부모 공동체의 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학부모들과 만납니다. 맞벌이 학부모들을 위해 야간에도 상담하고요. ‘여의도 교육’이라는 주간통신을 발간해 지나간 한 주의 소식과 다가올 한 주의 계획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나눔 활동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1년에 6차례 노인정을 방문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작은 즐거움을 드리고, 학생들은 효를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지요. 굿네이버스 등과 연계해 ‘100원의 기적’이라는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서 불우이웃에 전달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개성 있고 발랄하고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신세대들의 모습이 발전적이고 진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인내심은 부족해요. 학교와 가정, 이웃 어른들이 마음을 합쳐 모범을 보이고 단단히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꿈을 가져라. 꿈을 가지면 목표가 생기고, 거기서부터 진짜 인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이들 학습준비물 학교서 무료로 줘요"
교육마술 등 방과후 수업… 연 1000명 이상 참여… 학부모 야간상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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