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열린 세계 명문대의 문… 국내 유학의 새로운 답 ‘제주영어교육도시’
입력 2025.10.31 10:15
  • 2000년대 초반, 한국 사회를 뒤흔든 조기유학 열풍. 영어 조기 습득을 위해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까지 해외로 떠났고, 그 결과 수많은 가정이 ‘기러기 가족’으로 분리되었다.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한국에 남고, 어머니와 자녀는 외국에서 생활하는 구조였다. 그로 인한 가족 해체와 정서적 불안, 천문학적인 교육비 부담은 곧 사회문제가 되었다. 매년 수천억원대의 교육비가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해외 명문학교를 유치해 국내에서도 세계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유학 대안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비전은 현실이 되었다.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더 이상 ‘국내 유학의 실험장’이 아니다. 이제는 글로벌 리더를 길러내는 교육 허브로 자리 잡았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영국 명문학교의 교육 철학을 그대로 계승한 NLCS Jeju가 있다.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첫 학교로 문을 연 NLCS Jeju는 2014년 첫 졸업생 55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2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중 절반이 넘는 696명의 학생이 QS 세계대학랭킹 100위권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생들의 진학처는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임페리얼컬리지런던, LSE, UCL 등 러셀그룹 대학은 물론, 미국의 스탠퍼드·컬럼비아·코넬·UC버클리, 캐나다의 토론토대·UBC, 홍콩대·싱가포르국립대 등 세계 각지로 퍼져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영국식 커리큘럼을 따르면서도 미국 대학 진학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12~13학년 과정에서 이수하는 IB 디플로마(IBDP) 프로그램이 국제적으로 학업 성취를 인정받으며, 영국뿐 아니라 미국·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명문대 진학을 가능하게 한다.

    2025년 졸업생 72명 중 47명(65%)이 미국 내 TOP40 대학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국내에서도 세계 수준의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 NLCS Jeju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floors, not ceilings”라는 교육 철학을 실천한다. 학생들에게 안정된 학습 환경이라는 최소 기준(floor)은 보장하되, 성장과 성취에는 인위적 한계(ceiling)를 두지 않는다.

    이 철학 아래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고,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며 성장한다. 단순히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탐구하는 과정 그 자체를 중시한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교과 외 활동의 규모만 봐도 드러난다. NLCS Jeju는 학업, 봉사, 예술, 스포츠, 야외활동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200여 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국내외 어느 학교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규모로, 학생들이 다양한 관심사를 탐색하고 잠재된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특히 학술 동아리(Academic Societies)와 학생 주도 프로젝트(Enterprises)는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하고 심화할 수 있도록 학생 주도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문적 흥미를 발전시키고 영어로 사고하고 토론하는 능력을 기르며, 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리더십과 협업 역량을 자연스럽게 쌓아간다.

    NLCS Jeju의 졸업생은 “학교는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배드민턴과 같은 스포츠 활동, 지역 봉사 프로그램, 여러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열정을 느끼는 분야를 찾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다양한 교과외 활동을 통해 재능을 탐색하고, 이를 학문적 성취로 확장시키는 과정을 경험한다. 학교는 이 과정을 ‘진짜 글로벌 교육’이라 부른다.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교육이 아닌, 자신을 표현하고 세계와 연결되는 배움의 여정이다.

    NLCS Jeju의 동문 네트워크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다년간 많은 졸업생을 배출해 NLCS Jeju는 이를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과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어, 졸업 이후에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졸업생들은 영국,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각지에서 긴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서울에서 열리는 리유니온 행사, 재학생에게 대학 생활과 입시 준비 경험을 공유하는 ‘University Talk’,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하는 예술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ONLJ(Old North Londoner Jeju)’로 불리는 동문회는 지역별 모임과 학년 대표 제도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대학 입시와 진로를 앞둔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멘토링을 제공한다. 특히 각국 명문대에 진학한 선배들의 경험은 후배들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6년 출발한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이제 대한민국 국제교육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교육이 가능함을 입증한 NLCS Jeju가 있다.

    제주에서 축적된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한 학교의 성과를 넘어, 국내 국제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조기유학의 대안’을 넘어, 학생들이 국내에 머물며 세계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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