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승 스픽 지사장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AI가 해소한다” (인터뷰①)
입력 2025.01.13 16:53
-“많은 한국인이 듣기와 독해는 가능하지만, 정작 말을 하려고 하면 어려움 느껴”
  •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영어 학습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AI 기반 학습 앱이 등장하면서 영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의나 온라인 강의를 넘어, 이제는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이 주목받고 있다. 

    AI 영어 학습 앱 ‘스픽(Speak)’은 영어 회화 학습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스픽은 AI를 활용해 상당한 발화량을 제공해 전통적인 학습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회화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홍연승 스픽 한국 지사장은 “현재 한국 영어회화 학습 시장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학습자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일대다 교육 방식에 머물지 않고, AI를 활용한 1:1 맞춤형 학습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특히 AI를 통해 초개인화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학습자 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춘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해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홍연승 스픽 한국 지사장과 한국 영어 학습 시장의 현황과 AI 기반 학습이 가져온 변화, 그리고 스픽이 추구하는 학습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홍연승 스픽 한국 지사장.
  • ─ 현재 한국 영어회화 학습 시장의 성장세와 주요 트렌드는?

    “가장 큰 변화는 ‘영어는 꼭 사람하고 배워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영어 학습의 유일한 방법은 오프라인 강의였다. 시간이 지나 ‘온라인 강의’가 주류가 되면서 온라인 영어 학습 서비스가 부흥했다. 지금은 그다음 세대로 ‘앱을 이용한 학습’이 메인 스트림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영어 학습에 있어 꼭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사람’이 없어졌다. ‘앱을 이용한 학습’이 주류인 시장에서는 AI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AI는 사람이 개입할 수 없는 앱 영어 학습의 공백을 메꿔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험 점수를 위한 영어가 아닌 ‘실용 영어’에 대한 수요가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시험 중심의 영어 학습은 한국인들이 수십 년 영어 공부를 했더라도 말로 하라면 어려워하는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에 실제로 말할 수 있는 영어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고 보인다. 스픽이 이 부분에 일조했다고 생각도 한다.”

    ─ 한국 학습자들이 영어를 배울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한국 학습자들이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큰 어려움은 실제로 말을 하는 데에서 겪는 막힘이다.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총 12년간 영어를 공부하지만, 이는 주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익히는 방식에 국한되어 있다. 수능과 같은 시험에서 더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문법과 단어를 외우고 글을 쓰는 학습에 집중한 결과, 듣기와 독해는 가능하지만 정작 말을 하려고 하면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영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실제로 입 밖으로 내뱉는 것임에도, 한국을 포함한 많은 비영어권 국가의 학습 방식은 여전히 시험 점수와 암기 위주로 되어있다. 이러한 학습 방식은 높은 시험 점수를 받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불어, 학습자들은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말을 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틀리지 않기 위한 학습을 해왔던 기존의 교육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학습자들은 틀리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바라고 있다.”

  • ─ 나라별 영어 학습 스타일이나 요구 사항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나라별로 학습 스타일이나 요구 사항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는 외국어를 배우는 동기와 필요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저희는 동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지역의 사용자들이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 유사한 수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영어가 공교육 내 필수 과목으로 자리 잡았지만, 많은 사람이 ‘내가 투자한 노력에 비해 스피킹 능력이 향상되지 않았다’라는 공통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또 문화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집단 속에서 실수를 피하고 싶은 심리나,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 이 지역 사용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반면, 서구권 사용자들은 ‘영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이 차이점은 학습 동기에도 영향을 미쳐, 유럽에서는 필수보다는 취미로 외국어를 배우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폴란드 같은 동유럽 국가에서는 영어를 배워 이민하거나 직업적 기회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 동아시아권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반면, 서유럽 국가에서는 좀 더 캐주얼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 서구권에서의 AI 영어 학습 앱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서구권 시장은 현재 탐구하고 있는 단계이다. 특히 폴란드 같은 동유럽 국가는 영어를 배워 이민이나 직업적 기회를 확장하려는 수요가 많아 동아시아와 유사한 경향이 있다. 반면, 프랑스 같은 서유럽 국가는 교육에 대한 투자 의향과 높은 학습 의지가 특징으로,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홍연승 스픽 한국 지사장.
  • ─ 스픽은 ‘말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회화 중심 학습의 주요 장점은?

    “회화 중심 학습의 주요 장점은 실질적인 언어 사용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언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실제로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익히는 과정이다. 회화 중심 학습은 단순히 문법과 단어를 암기하는 것을 넘어, 학습자가 일상적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픽의 경우에는 반복적인 발화를 통해 학습자가 영어를 머리로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몸으로 체화할 수 있는 ‘내면화’를 경험하도록 한다. 학습자가 직접 말을 내뱉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향상되고, 언어의 유창성이 함께 발전한다. 또한, 스픽에 탑재된 AI는 발화 내용을 분석하여 적합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자가 더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충분한 인풋 없이 스피킹에 집중할 경우, 표현 정확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부작용은 없나?

    “물론 인풋도 너무나 중요하다. 스픽이 ‘스피킹’, 즉 아웃풋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인풋부터 아웃풋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게 스픽의 특징이다. 스픽은 기본적인 일상 회화부터 여행, 쇼핑과 같은 실생활 영어, 그리고 비즈니스 회화까지 포괄하는 폭 넓은 강의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충분한 인풋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인풋을 받는 과정에서도 아웃풋을 놓치지 않도록 설계된 게 스픽의 학습법이다. 학습자가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춘 강의를 선택하면 새로운 표현을 배우면서도 바로바로 스피킹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스픽의 학습 시스템이 이끌어준다. 인풋의 양을 유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아웃풋을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 학습자가 영어를 보다 능숙하게 배울 수 있는 길이며 스픽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스픽이 정립한 게 ‘스픽 학습법(Speak Method)다. ▲비디오 레슨을 통해 새로운, 실용적인 표현을 ‘배우고(인풋)’ ▲반복 스피킹 연습으로 ‘내뱉고’(내재화) ▲AI를 통해 ‘실전대화’를 하는 3단계 방식을 통해 최적의 방법으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스픽을 통해 인풋 학습이 가능한가?

    “스픽 앱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첫째, ‘오늘의 수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공부하며 초급부터 고급까지 단계적으로 학습이 가능하다. 둘째, 중·고급자들이 자유롭게 말하기를 연습할 수 있는 프리토킹 기능을 제공한다.

    많은 사람이 ‘내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서 대화가 어렵다’라고 말한다. 스픽은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구문과 패턴을 가르쳐드리며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입으로 내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10분 정도의 수업으로 패턴을 배우고, 이를 연습과 응용을 통해 실전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이 과정은 반복 학습과 복습 루프로 체계화돼 있어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한다.”

    ─ 스픽을 사용하는 학습자들이 읽기·작문 등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대한민국 사람들의 읽기·쓰기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코너 즈윅(Connor Zwick) 스픽대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놀란 것도 그 포인트다. 사람들의 읽기나 문법 지식은 상당히 높은 데 반해, 말하기를 상대적으로 그 능력이 떨어진다. 

    스픽은 스피킹을 통해 입을 트인 후 읽기나 작문을 배우면 훨씬 더 수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는 말을 먼저 배우고, 그다음 쓰기를 통해 읽기와 작문을 배운다. 새로운 언어를 학습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먼저, 입과 귀가 트였다면 쉬운 영어 동화부터 시작해 점차 난이도를 높이며 원서를 읽는 것이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영어 에세이나 관련 영문 기사를 찾아 읽는 것도 방법이다. 작문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영어 일기를 쓰는 습관을 추천한다. 하루 동안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를 영어로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영어로 사고하고 쓰는 능력이 점차 발전해 어느새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적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 스픽을 비롯한 AI 학습 앱이 한국의 영어 학습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현재 한국 영어회화 학습 시장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학습자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일대다 교육 방식에 머물지 않고, AI를 활용한 1:1 맞춤형 학습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AI를 통해 ‘초개인화’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학습자 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춘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해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2-sigma’라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1:1 맞춤 수업은 ‘완전학습’으로 평가되며, 이를 통해 교육받은 학생들은 전통적 강의 방식으로 학습한 학생들(control class)에 비해 98%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이는 일대다 방식에 머물러 있는 전통 교육과 달리, 1:1 수업을 제공할 경우 학습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영어 학습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픽은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자, AI 기술을 활용해 양질의 1:1 맞춤형 교육 경험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학습 환경을 혁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한 AI와 학습을 하면, 1대1 학습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담’이 없다. 이는 학습자에게 자유로움을 줬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습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픽이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학습자가 AI 선생님 앞에서 더 자유롭게 영어를 말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85.9%는 AI가 자신을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 회화를 더욱 즐길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형성된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AI가 해소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 스픽(Speak)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에듀테크 기업 ‘스픽이지랩스(Speakeasy Labs)’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영어 학습 솔루션이다. 지난 2019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스픽은 AI를 활용해 일주일이면 1000개 문장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 상당한 발화량을 자랑한다. 또한 학습자가 원하는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프리톡’ 기능과, 학습자들에게 맞춤형 피드백과 실질적인 학습 지원을 제공하는 ‘스픽 튜터’를 주요 서비스로 제공한다. 특히, ‘스픽 튜터’는 사람보다 뛰어난 AI 영어 선생님으로 불리며 많은 학습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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