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학을 찾아] ⑥ 부산예술고등학교 : 지역을 넘어 세계적 예술 인재를 육성하다
입력 2024.10.25 11:00
- 대한사립학교장회 공동기획
  • 대한민국 사학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쌓아온 교육적 자산을 바탕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왔습니다. 오늘날에도 사학은 시대를 선도하는 커리큘럼과 차별화된 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이에 조선에듀는 대한사립학교장회와 함께 ‘K-사학을 찾아’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본 시리즈를 통해 명문사학들의 전통과 고품질 교육 프로그램,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 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K-사학을 찾아’ 시리즈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부산예고 전경./강여울 기자.
  • 부산예술고등학교(이하 부산예고) 정문 앞은 주말마다 국적, 나이를 불문한 다양한 팬들로 북적인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그룹 BTS의 멤버 지민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지민뿐만이 아니다. 그룹 위너의 리더 강승윤, 라포엠 박기훈, 한국 최초로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에 입단한 현대무용가 정지완까지 걸출한 예술인들이 부산예고 출신이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위치한 부산예고는 학교법인 동래학원을 대표하는 부산 최초의 예술고등학교다.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은 1980년대 초, 모스크바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리틀엔젤스예술단’ 학생들을 마주쳤다. 이후 오 이사장은 부산에도 참된 예술인을 육성하는 교육기관이 필요함을 느끼고, 1986년 부산예술고를 설립했다.

    부산예고는 지난 38년 동안 수많은 예술 인재를 배출하며, 전국적인 예술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부산예고의 자랑스러운 1만 3000여 명의 졸업생은 지금도 국내외 다양한 곳에서 뛰어난 예술적 기량을 펼치고 있다.

  • 김해관 부산예고 교장./강여울 기자.
  • ─ 부산예고의 세부 전공은 어떻게 구성돼있나요?

    부산예고는 크게 음악과, 미술과, 무용과로 나뉘며, 각 전공에서 세부 전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부산예고 학생들은 각 전공에 맞춘 심화 교육을 통해 꿈을 펼치게 됩니다.

    먼저 음악과는 ▲피아노 ▲성악 ▲현악 ▲관악 ▲타악 ▲국악 ▲작곡 ▲지휘까지 다양한 전공이 마련돼 있어요. 미술과는 1학년 때 기초 전공과 드로잉을 배우고 2학년부터 ▲서양화 ▲한국화 ▲디자인 ▲조소 전공 중 선택합니다. 무용과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로 구성돼있습니다.

    ─ 예술고인 만큼 실기 수업의 비중도 높을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실기가 전체 수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전공에 따라 실기 과목과 이론 과목을 연계해 학생들이 더욱 확실하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악과에서는 전문 연주자 양성을 위해 실기 수업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이론 교육도 병행해 학생들의 음악적 기초를 다지고 있어요. 이론 수업인 시창청음, 음악사, 음악이론, 음악감상과 비평 수업과 실기 수업인 리사이틀, 합창, 합주, 전공 특화 수업(Specialized Music Class, S.M.C) 등 다양한 수업을 통해 기초부터 전문적인 연주 능력을 키워갑니다.

    미술과는 기초 드로잉을 공통 과목으로 배우고 서양화, 한국화, 조소, 디자인 전공으로 나눠 전문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데요. 융합형 교육과정을 지향해 CG, 3D펜, 전통기법, 유화, 일러스트, 패션 등 30여 종류의 다양한 미술 수업이 개설돼 있습니다. 학생들은 본인의 흥미에 따라 수업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어요.

    무용과의 경우, 움직임의 올바른 자세와 정신을 먼저 기르게 합니다. 한국무용의 전통적 기법과 창작적 춤사위, 현대무용의 창의적 움직임, 발레의 정교한 동작을 배우며 매년 무대에 오르고 있어요.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더욱 기량을 다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동아리를 통해 필라테스, 요가, 줌바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근육 강화 및 재활 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연습 중인 무용과 학생들의 모습(위)./강여울 기자.
  • ─ 조금 더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있을까요?

    음악과에서 매년 ‘양악 정기연주회’와 ‘국악 정기연주회’를 개최합니다. 올해로 36회째를 맞았죠. 실제 연주홀을 대관하고, 관객들을 초대해 무대에 섭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공연 준비부터 무대 연출까지 직접 참여하며, 전문 연주자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또한, 음악 분야의 저명 인사들을 학교로 초청해 학생들의 실기 능력을 점검하고, 음악적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마스터클래스와 초청강연회 등을 진행합니다.

    미술과는 전문성 있는 미대 입시 준비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진로를 위한 창조적인 미술 활동과 경험을 지향하는데요. 우리 학교는 큰 규모의 자연 친화적 교정과 꽃나무를 보유해 교실 밖 수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기관과 단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지역 청소년 사회참여 프로젝트에도 함께하는데요. 벽화 등 공공기물에 학생 본인의 작업물을 더해 사회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경험하게 합니다.

    무용과는 시 무형문화재 동래고무 전승 지정학교로서, 전국규모 한국전통예술제와 부산무용협회 청소년 예술제 등 지역 사회 예술축제 행사에 참여합니다. 더불어 매년 열리는 정기 공연과 졸업 발표회 등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있어요.

  • 개인 피아노 연습실(위)과 교내에 비치된 미술 석고상과 작품(아래)./강여울 기자.
  • ─ 이를 위해 어떤 전용 시설과 교구가 마련돼 있나요?

    먼저 음악과는 100여 개 이상의 개인 전공실과 전문 연주실, 합주실, 타악실, 작곡실과 더불어 200여 대의 피아노와 2대의 오르간, 3대의 마림바, 2세트의 팀파니 등 다양한 악기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미술과의 경우에도 이젤, 화판, 작업대가 구비된 21개의 실기실을 유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과는 200평 규모의 학교 갤러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내에서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는 5개 상설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어요. 전시를 원하는 학생들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기획해 전시회를 열 수 있습니다. 

    무용과는 전공별로 전용 무용실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전공과 구분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연습실도 존재합니다. 공연을 위한 대규모 무대 시설도 갖추고 있어 학생들은 실제 무대에서 실전처럼 연습하게 됩니다. 

  • 실기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미술과 학생들의 모습./강여울 기자.
  • ─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평가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중간·기말고사 외에도, 전공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자체 실기 고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먼저 음악과는 매 학기 최소 2번의 리사이틀 수업과 학기당 1~2회 실기 고사를 통해 학생들의 연주 실력을 평가해요. 이 평가를 통한 학생들의 실기 실력 성장 추이를 분석해 데이터화 합니다. 이를 이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실력을 체계적으로 향상하고, 합격률이 높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술과는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서로 작품을 평가하는 학내 분위기를 유도합니다. 특히, 매년 자기주도성,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진행하는 종합미술작품전과 미술 동아리 활동, 정기 미술전시회, 드로잉전 등을 통해 교사 평가는 물론, 학생 간 평가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용과는 매 학기 여러 발표회를 통해 학생들이 배운 작품을 무대에서 선보이고, 그 실력을 평가받습니다. 고3 학생에 한해 모의 실기 고사를 실시하고, 대학입시와 똑같은 평가 시스템을 갖춰 학생들에게 실전 능력을 기르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평가 프로그램들은 우리 학생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좋은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 돼 줍니다.

  • 2024년 부산예고 입시 결과 안내(위)와 수상 축하 게시판(아래)./강여울 기자.
  • ─ 그렇다면, 부산예고 학생들은 주로 어떤 대학에 진학하고 있나요?

    우리 졸업생들은 서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양대학교, 부산대학교 등 국내 유수의 예술대학으로 진학하며, 각 전공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학 졸업 후에도 대학교수, 교향악단 단원, 무용단 단원, 디자이너, 영화감독, 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2016년부터 현재까지 주요대학 입시 결과./부산예고 제공.
  • 이러한 부산예고의 진학 결과는 개인의 성과로 끝나지 않고 졸업생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이어집니다. 재학생들에게 입시와 진로에 대한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달하고, 입시 준비 과정에서의 고민과 해결 방법을 공유하는 등 졸업생과 재학생 사이의 연결 고리를 탄탄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 각자가 꿈꾸는 예술인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 학교 교정과 시설을 설명 중인 김해관 교장./강여울 기자.
  • ─ 부산예고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갖춰야 하나요?

    부산예고는 실기 능력과 내신 성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음악과와 무용과는 실기 고사 성적 60%, 내신 성적 40% 비중으로 반영되며, 미술과는 실기와 내신이 각각 50%씩 반영됩니다. 부산예고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실기 실력과 더불어 내신 성적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실기의 경우, 음악과는 전공 악기에 따라 지정된 곡을 연주하고, 미술과는 연필 소묘 평가를 실시하고 있어요. 대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 표현력과 화면의 균형과 조화의 측면에서 보이는 미적 역량을 주요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용과는 개인이 준비한 무용 작품이나 본교에서 제시하는 입시 영상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본인의 기량을 실연하면 됩니다.

  • 연습 중인 음악과 학생./강여울 기자.
  • ─ 1986년 개교해 현재까지 많은 예술 인재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예술계에는 수많은 부산예고 졸업생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박기훈(음악과 성악, 25회) 학생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툴루즈 콩쿠르에서 수상한 데 이어, TV프로그램 <팬텀싱어>에 출연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미술과의 김채원(미술과 서양화, 20회) 학생과 임소민(미술과 서양화, 25회) 학생도 떠오릅니다. 채원 학생은 미국 월트디즈니 컴퍼니에서 텍스쳐디자이너로 근무 중이며, 유튜버 ‘몽중다과’로 활동하는 소정 학생은 음식 테마의 입체작품 영상 크리에이터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와 전통원 무용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용걸(무용과 발레, 3회) 교수와 이소정(무용과 한국무용, 9회) 교수도 남다른 열정으로 재학 시절부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 빅히트뮤직 제공.
  • ─ 그룹 BTS의 지민 군도 부산예고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박지민(무용과 현대무용, 34회) 학생은 우리 학교 무용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수재입니다. 현재 지민 학생은 매년 후배들을 위해 3천만 원 이상의 장학금을 기탁하며 후배들 양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BTS의 메인 프로듀스 겸 작곡가인 피독(본명 강효원, 음악과 성악, 14회)도 우리 학교 졸업생인데요. 이처럼 부산예술고 졸업생들은 사회에 나가 서로 협업하며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부산예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받은 실기 교육과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예술적 잠재력을 발휘하며,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졸업생이 음악, 미술, 무용 각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요. 이들의 성취는 부산예고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아래)./강여울 기자.
  • ─ 부산예고가 이렇게 오랜 기간 지역 내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생 개개인의 예술적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예고는 실기와 이론 교육의 균형을 통해 학생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더불어 학교와 지역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점들이 부산예고가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아온 이유입니다.

  • 학교법인 동래학원 및 부산예고 정문./강여울 기자.
  • ─ 앞으로 나아갈 길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부산예고는 앞으로도 예술 교육의 선두주자로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예술적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특히, 국제적인 예술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예술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실력 있는 예술가를 배출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훌륭하고 재능 있는 신입생을 유치하고 다양한 커리큘럼과 경험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높여 미래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부산예고 무용과 학생들의 모습./강여울 기자.
  • ─ 끝으로 재학생들과 예비 신입생들에게 응원의 말 부탁드립니다.

    부산예고는 여러분의 예술적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학교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온 재학생 여러분은 앞으로도 자신의 꿈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길 바라며, 예비 신입생 여러분도 부산예고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부산예고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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