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맞이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 출간
입력 2024.10.08 09:29
  • 달아실로고 제공.
  • 소설가 주수자가 10년 동안 집필한 신작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가 출간됐다.

    책은 일제로부터 해례본을 지켜낸 국문학자 김태준의 흥미진진한 추적기와 한글이 주인공이 된 가상의 미니 픽션이 어우러져 복합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으로 구현된 언어의 이야기가 이중 나선구조로 엮이며 생생한 상상력을 체감케 한다.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는 실존 인물인 국문학자 김태준의 일대기를 담았다. 암흑으로 뒤덮인 처형장에 선 김태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는 해례본을 찾아 나선 여정을 떠올린다. 1940년, 그의 제자인 이용준의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고서가 해례본임을 직감한 그는 안동으로 내려가 보물의 정체를 확인한다. 이후 간송 전형필의 도움을 받아 해례본을 되찾고 난 뒤 사회주의 단체 활동 죄목으로 처형되는 전반의 이야기를 전한다.

    실제로 김태준은 해례본 발굴을 비롯해 한국 고전문학사의 기념비적 저작인 ‘조선한문학사’, ‘조선소설사’, ‘조선가요집성’을 집필해 한국 문학을 연구해 국문학 발전에 기여했다. 또 박지원의 ‘양반전’, ‘허생전’, ‘호질’이나 김만중의 ‘구운몽’을 비롯해 ‘심청전’, ‘흥부전’, ‘장화홍련전’ 등 소설을 발굴해 현대에 전한 업적도 쌓았다.

    주인공이 언어로 전환돼 전개되는 구성도 눈에 띈다. 훈민정음의 발화 외에도 시신(屍身)의 목을 잘라 그 구조를 들여다보고 자음을 만들었던 집현전 학자들과 목이 잘린 광대 이팔삼의 혼잣말,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에 휩싸인 ‘암클’이라 천대받던 언문과 언문 투서 사건, 조선 최초의 성경을 언문으로 번역한 파란 눈의 선교사와 그를 따라 언문 번역에 힘썼던 한 여인의 이야기 등이 곳곳에 배치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말과 글이 사지에 몰린 시기,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고 지키는 것은 한글을 지키고 민족의 얼을 사수하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일제 수탈을 염려해 원본의 소장자인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체와 보관 위치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한편, 책을 집필한 소설가 주수자는 서울대 미대 졸업 후 지난 2001년 등단했다, 소설집 ‘버펄로 폭설’, 시집 ‘나비의 등에 업혀’ 등을 펴냈으며, 희곡 ‘빗소리 몽환도’, ‘복제인간 1001’ 등을 연극 무대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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