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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버스 실행 모습. / 장희주 기자.
메타버스가 적용된 교실은 가상 현실과 현실 세계를 결합한 새로운 교육현장이다. 물리적 제약을 초월해 학생들에게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제공하고, 몰입을 통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콘텐츠와 그에 걸맞은 지도법, 탄탄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에듀테크 열풍과 함께 등장한 많은 메타버스 서비스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장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일 판교의 NHN 사옥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원더버스(Wondervers)’ 소규모 체험회가 열렸다. 원더버스는 지난달 NHN에듀가 선보인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정규 교육과정에 맞춘 다양한 게임 콘텐츠와 NHN의 기술력이 더해졌다고 알려져 정식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바 있다.
이날 학생의 입장으로 직접 원더버스를 사용해 본 결과, 드디어 메타버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제대로 된 플랫폼이 나왔다고 느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 활동 영역이 더 이상 19평 남짓의 교실이 아닌 ‘원더버스 월드’라는 드넓은 세계가 됐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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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버스 실행 모습. / 장희주 기자.
◇ 수준 높은 콘텐츠와 그에 따른 몰입도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적 가치와 학습 성과는 물론, 동시에 재미를 유발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면 그 가치를 상실해버리기 때문에 개발이 어려운 편이다. NHN에듀는 그 해답을 자신들의 주특기인 게임에서 찾아냈다.
원더버스는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가며,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하고 보상받는 게임의 형태를 취한다. 실제로 캐릭터 생성은 MMORPG 게임과 매우 유사하다. 아이들은 얼굴과 피부색, 머리 등 캐릭터 외형을 직접 선정할 수 있다. 옷과 신발, 액세서리 등 스스로 원하는 아이템을 활용하면서 아이들은 점점 더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
캐릭터 조작 방식도 일반적인 게임과 동일하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키보드에서 WASD키로 움직일 수 있다. 걷기, 점프, 2단 점프 등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고, 가방 모양을 클릭하면 인벤토리를 열어 아이템과 수업용 티켓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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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버스 실행 모습. / 장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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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버스 실행 모습. / 장희주 기자.
이날 체험은 유네스코 한국 유산을 알아보는 ‘국가유산’ 수업으로 진행됐다. 소지한 티켓을 사용해 퀘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캐릭터를 조작해 NPC를 찾아가고, 수행 과제를 받아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과 영상 등을 접하게 된다. 이후 해당 내용에 대한 퀴즈를 풀거나 아이템을 찾기도 하고,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 줄타기, 탈춤 추기 등의 미션을 수행한다. 모든 미션을 완료하면 배지를 획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맵 전체를 도는 열차를 타고 이곳저곳 이동할 수 있으며, ▲학교 ▲도서관 ▲광장 ▲교육장 ▲상담실 등 다양한 시설도 존재해 각 공간에 방문해 여러 가지 체험을 진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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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버스 실행 모습. / 장희주 기자.
◇ 교육적 가치를 고려한 플랫폼
교육에서 게임은 다소 불안정한 면이 존재한다. 미션과 보상체계는 아이들의 학습 성취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반면, 경쟁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NHN에듀 역시 이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원더버스는 기본적으로 게임의 형식을 취했지만, 학생 간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는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레벨’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레벨을 높이는 체계다. 높은 레벨을 달성할수록 게임 내에서 자율도가 높아지고, 보상 역시 레벨에 맞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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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원더버스에서 사용자는 레벨을 높이는 대신 ‘획득’에 집중하게 된다. 학습자가 수업을 제대로 이행하면 배지를 얻게 되고, 이를 획득하고자 하는 수집 욕구가 학습동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아이들은 더 다양한 종류의 배지를 획득하기 위해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날 체험에서는 모든 미션을 혼자서 수행했다. 향후 아이들이 함께 수행하는 미션이 개발된다면, 교류와 화합 역시 가상 세계에서 배워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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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버스 실행 모습. / 장희주 기자.
◇ 선생님 친화적인 에듀테크
원더버스는 교육 플랫폼인 만큼 학생들이 플레이를 즐기는 ‘원더플레이’와 교사가 수업을 구성하고, 학생을 관리할 수 있는 ‘원더클래스’로 나눠진다. 아이들이 플레이를 즐기는 동안 선생님은 원더클래스를 통해 아이들의 진행률과 성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원더클래스는 선생님들의 수업 준비시간을 단축시키고, 학생들의 플레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이들이 원더버스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원더클래스를 통해 수업을 개설하고, 입장코드가 발급되어야만 가능하다.
교사는 수업 준비 시 반 분위기, 아이들 특성 등에 맞게 수업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더불어 수업 차시별 목표 및 계획, 수업지도안, 학생활동 데이터 등 수업에서 필요한 문서도 한글파일과 PDF 형태로 제공한다.
또한,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들의 진행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아이마다 무슨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아이들과의 소통이 필요할 때는 교사는 ‘일시 정지’ 기능을 통해 아이들의 플레이를 일괄적으로 중지시킬 수 있다.
NHN에듀 관계자는 “선생님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성, 빠른 수업 준비, 선생님의 통제성 등 3가지 포인트를 기반으로 원더버스를 만들었다”라면서 “실제 선생님들이 자주 활용하는 사용자 환경(UI/UX)을 연구해 최대한 익숙한 형태로 개발했으며, 콘텐츠 역시 초등학교 현직 선생님들이 직접 기획과 구성에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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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원더버스 사업총괄. / 장희주 기자.
원더버스는 지난달 청주 동화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여러 학교와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교육부 AI 코스웨어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 분석 기능 ▲AI 튜터 기능 ▲학생용·교사용 대시보드 등을 모두 충족하며 AI 코스웨어 등록 과정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는 교육과정에 맞춘 게임 기반 콘텐츠와 48개의 퀘스트를 제공한다. 교과 과정과 연계한 콘텐츠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며, 오는 2학기에는 마약류를 포함한 약물중독 예방 교육 콘텐츠를 주력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VR 디바이스 등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장원 원더버스 사업총괄은 “AI 디지털 교과서 등이 교육 현장에 적용되면서 교육 방식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NHN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 자산들이 에듀테크 시장에서 선두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원더버스가 바로 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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