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대 정원 증원이 비수도권 중심으로 배정됐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의대는 제외되고 경기·인천의 경우 361명 증원에 머물렀지만, 물리적인 숫자로 의예 모집 정원 전체가 늘었기 때문에 의예 선호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여지가 있다. 

서울 지역은 배정에서 제외됐지만 '미니 의대'로 분류돼 왔던 경기·인천권 대학(의전원 유지인 차의과대학 제외)이 모두 100명 이상 규모로 확대돼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성균관대(80명 증원, 총 120명) ▲아주대(80명 증원, 총 120명) ▲인하대(71명 증원, 총 120명) ▲가천대(90명 증원, 총 130명) 등의 증원은 지역 인재 전형 할당 비율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후 입시 전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투스교육연구소와 함께 의예 증원에 따른 입시 전략을 살펴봤다. 

◇ 상위권 공학·자연계열을 중심으로 입결 하락 가능성 대두

◇ 반수생의 증가

이번 의예 증원에 따른 파장은 의예 선호 현상뿐 아니라 자연계열 선호 현상 심화, 상위권 공학·자연계열을 중심으로 입결 하락 가능성, 반수생의 증가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법학대학원 체제로의 전환으로부터 비롯한 ‘최상위권=의예’ 공식은 이번 증원을 통해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고등학교 내 인문계열, 자연계열 구분은 사라졌지만, 대학은 여전히 인문·사회계열, 자연계열 등으로 나누어 학생을 선발하고 있어 여전히 인문계열·자연계열 구분은 유효한데, 의예 선호 현상은 자연계열 집중 현상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고등학교 내 상위권 학생들의 자연계열 집중 현상이 심화하면 인문계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결국 편향된 인재 양성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고등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이른바 대학 서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예의 증원은 상위권 대학 공학계열과 자연과학계열에 진학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기존의 정원에서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상위권 대학의 공학·자연계열에 지원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의예 증원은 자연스럽게 상위권 대학의 공학·자연계열 입결을 하락시키는 이른바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우선 다른 의학 계열 중 하나인 약학대학의 전체 모집 인원인 1676명보다 많은 숫자이며, ‘치의예·한의예·수의예’ 모집 인원을 모두 합친 1874명보다 많은 숫자이다. 상위권 종합 대학의 자연계열 모집 인원과 비교해 보면, 연세대 자연계열 전체 모집 인원인 1582명보다 많은 수치로 결국 의예를 제외한 의학계열 인원의 의예 이동으로 인한 입결 하락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증원 이전을 기준으로 서울·경기에 소재하지 않는 의예의 모집 인원은 모두 1925명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의 인원이 증원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대학을 이미 다니고 있지만 대학 입시를 다시 치르는 학생 즉 반수생의 경우 최근 수능 준비하는 학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수시 반수생 또한 적지 않다. 수시 반수생의 경우 완결된 학생부를 가지고 지원만 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물론 의예의 경우 높은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정시를 위해 수능을 준비하는 것과는 부담이 적다. 이런 수시 반수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이탈률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지역 대학 중심의 증원으로 지역 인재 인원 증가

◇ 전형별 모집 인원 배분 남아

이번 증원의 핵심은 지역의 의료 환경을 높이는 데 있었으므로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지역 인재 전형 할당이 강제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해당 지역의 지역 인재 전형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증원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정확한 지역 인재 전형 규모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현재 적용되고 있는 기준(강원·제주 20%, 이외 40%)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증가분 역시 그 비율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감 증원 효과는 각 대학이 5월에 발표할 2025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에서 더 반감될 것이다. 현 대입의 구조로 볼 때 이번 증원 인원을 여러 개의 전형으로 분산할 수밖에 없고, 학생들은 각각의 전형을 중심으로 지원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이다. 즉, 특정 대학의 전체 모집 인원은 10명 이상 증원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전형의 증원 인원은 2~3명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2025학년도 대입을 앞둔 학생들이라면 5월 수시 모집 요강 발표 전까지는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있을 3월 학력평가부터 집중력 있게 응시할 뿐 아니라, 중간고사와 수행 평가 등의 여러 활동에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후 발표를 활용할 수 있는 최우선 전략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