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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미국 유학을 추천한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호불호는 있겠으나 세상을 주도하는 국가는 여전히 미국이다. 중국, 인도 등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지만 전세계에서 시가총액이 제일 높은 10개의 회사 중 9개가 미국계 법인이다.(2023년 12월 26일 기준) 예일, 하버드, MIT, 스탠포드 등 최고의 교육 기관들도 대부분 미국에 있다. 이 곳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논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언어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전세계에는 약 7000여 개의 언어가 존재하지만, 2020년을 기준으로 인터넷에 있는 정보의 59.3%는 영어로 이뤄져 있다. 한국어로 된 정보는 0.6%에 불과하다. 미국은 금융 강국이기도 하다. 세계 통화의 중심은 달러다.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수준이다.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근시일내에 바뀔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둘째, 다른 차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유학을 보낼지 말지 고민하는 부모들의 다수는 ‘인맥’을 걱정한다. 국내 초중고에서 대학교까지 이어지는 한국의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 못한다는 의견이다.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인맥의 퀄리티만 생각하면 유학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재벌 2세, 3세 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수학한다. 이재용 회장의 장녀, 정용진 부회장의 장남 모두 미국계 사립 고교를 졸업 후 현지 대학교로 진학했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정재계 주요 인사의 자녀들은 동부의 명문 사립 기숙학교나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다. 한국에만 있으면 이들과 접점을 만들 기회조차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생각’할 줄 아는 아이가 된다. 미국식 교육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한 양의 독서량이다. 단순 완독이 아니라 읽은 내용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진다. 독서를 통해 여러 관점을 접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이를 비판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교육한다. 읽고, 사색하고, 쓰고, 비판하는 과정의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아이들은 입체적인 사고력을 얻게 된다. 1차원적인 생각은 이제 큰 가치가 없다. AI가 머지않아 완벽하게 대체할 것이다. 3차원, 4차원적인 사고력이 필요하다. 인간지능이 인공지능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미국식 교육은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조기유학 광풍이 불면서 많은 한국 학생들이 미국행을 택했지만, 이들의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별로’ 라는 의견도 많다. 혹자는 조기유학은 전혀 ‘ROI(투자대비 결과물)’가 안 나온다고도 주장한다.
필자의 의견은 다르다. 조기유학을 실패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카더라 통신’이다. 마치 서울대 출신 몇몇이 커리어가 망가졌다고 해서 서울대 졸업생 전체를 매도하는 것과 비슷한 언사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주변에는 조기유학 후 월가에서 성공적인 뱅커로 활동하는 지인도 있고, 수천억 단위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도 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대형 로펌의 국제 변호사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있고, 가족 사업을 성공적으로 넘겨받아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는 멋진 기업인도 다수 존재한다.
부모 입장에서 유학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경제적인 부분도 결코 무시할 수 없고, 각종 마약사건과 총기사건은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국내에 있는 국제학교, 비인가사립학교의 수요가 더 커지는 것도 이런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결심했고 택일해야 한다면 더 큰 ‘가치(value)’를 줄 수 있는 곳으로 배팅해야 한다.
세계의 중심은 미국이다. 이는 쉽게 변할 수 없는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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