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능최저 충족율로 살펴보는 2023 대입 수시
입력 2023.10.04 10:16
  • 지난달 수시 원서접수가 마무리되고, 이제 수능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의 상당수,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의 일부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어 수시전형이라 할지라도 수능은 매우 중요하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해마다 조금씩 완화되는 추세라 이를 충족하는 비율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 또는 이를 반영한 실질경쟁률을 발표한 대학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입시에서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을 살펴보자.

    ◇ 2023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 수능최저 충족률은?

    논술고사 응시 여부에 따라 실질 경쟁률이 달라지는 논술전형과 달리, 학생부교과전형은 수능최저 충족 여부가 바로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과거의 수능최저 충족률을 참고해 올해의 입시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가장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온 곳은 고려대다. 고려대 인문계열은 그동안 자연계열(의과대학 제외)에 비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더 높았는데,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탐구 포함 시 2과목 평균)의 기준을 적용했던 전년도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58.2%로, 60%가 채 되지 않았다. 반면 기준이 1등급 더 낮았던 자연계열에서는 70% 가까운 충족률을 보였다. 올해는 고려대 인문계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자연계열과 동일한 수준으로 완화됐기 때문에 인문계열 지원자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성신여대 또한 전년도에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면서 인문계열 지원자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자연계열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인문계열의 최저기준을 완화해 자연계열과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이를 충족하는 수험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 자연계열 모두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던 대학들 중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인하대는 계열 간 수능최저 충족률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 중 인하대는 올해 인문계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는데, 이로 인해 인문계열 지원자의 충족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희대, 서울여대, 중앙대는 인문계열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자연계열보다 5%p 이상 높게 나타났다. 

    서강대의 경우, 동일한 수능최저학력기준임에도 계열 간 충족률 차이가 컸다. 하지만 올해에는 ‘3개 영역 각 3등급’으로 조건을 크게 완화함으로써 계열과 관계없이 충족률이 매우 높겠다. 올해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던 2022학년도의 서강대 교과전형 수능최저 충족률은 인문계열(지식융합미디어학부 포함)이 75.6%, 자연계열이 71.0%로 높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수능최저 충족률 상승, 입결로 이어져

    수능최저를 충족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실질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합격자 성적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고려대가 발표한 입시결과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에 교과전형 수능최저 기준을 1등급 완화한 결과 인문, 자연계열 모두 수능최저 충족률이 상승했고, 합격자 교과성적 또한 높아졌다.(인문계열 전체 평균 1.64→1.53등급, 자연계열 전체 평균 1.50→1.45등급) 올해 고려대 인문계열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로 인한 합격자 성적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과기대 또한 2023학년도에 교과전형의 수능최저 기준을 완화한 결과 충족률이 전체 73.8%에서 90.6%까지 올랐다. 합격자 교과 등급 평균도 2022학년도 2.33등급에서 2023학년도 2.19등급으로 상승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는 입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대학의 충족률은 상승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수능최저 통과 시 합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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