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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호영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AI는 유용한 도구, 대한민국 교육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잘 활용해야”
입력 2023.09.12 11:50
“인공지능(AI)은 유용한 문명의 이기(利器), 기술 그 자체보다 활용법이 더 중요해”
  • 정호영 회장(좌)과 곽지영 강사(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생성형인공지능(AI)의 바람이 드세다.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AI 로 인해 급변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교육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교육부가 AI 의 공교육 도입을 발표했고, 이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지형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민간 교육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너나없이 학습자별 맟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호영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창원고 교장,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 겸직)은 AI 기술이 교육 현장에 결부돼 다양한 교육 서비스가 제공될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교육 발전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영어교육의AI혁명 : ChatGPT, Google Bard 활용법’의 저자인 곽지영 강사 역시 “AI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고 말한다. 

    지난 7일 정호영 회장과 곽지영 강사가 만나 ‘인공지능(AI)과 미래교육’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조선에듀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

    Q. 학교 현장에서 AI와 수업 간 연계, 수행평가 활용 등 AI와 연관된 교육정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정책들이 초·중·고 교육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정호영 회장: 지난 2월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 진행한 챗GPT 교육을 첫 시작으로, 최근 8월엔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챗GPT 등 AI 프로그램을 수업에서 활용한다는 ‘학교급별 생성성 AI활용지침’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AI는 교육 현장에서 이제 자연스러운 교육용 학습 도구가 됐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다양한 연계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정보윤리교육 등 이른바 ‘AI 리터러시’도 고려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교육 현장에서 AI 도입은 보다 점진적이고, 상호소통 중심의 교수학습 패러다임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사는 훨씬 더 다양한 교육 서비스와 교육콘텐츠를 선제적으로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욕구 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곽지영 강사는 최근에 출간한 ‘영어교육의AI혁명 : ChatGPT, Google Bard활용법’에서 ‘혁명’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영어교육 분야에서 AI의 영향력이 그 정도로 크다고 보는가?

    곽지영 강사: 최근 AI 프로그램의 등장 이후 매우 불안한 심리적 시기를 보냈다. 챗GPT를 처음 사용해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구글의 바드(Bard)까지 사용해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AI가 보여준 놀라움은 이내 ‘AI가 무한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면 내 직업은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돼 스스로에게 돌아왔다. 덕분에 누구보다 구글 바드와 쳇GPT 두 가지 LLM(Large Language Model)을 열심히 사용하게 됐다. 이 과정속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두 AI가 영어교육과 영어학습 분야에서 초래할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AI를 활용할수록 영어교육과 영어학습에 있어 자신만의 수업과 학습콘텐츠를 무한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이 점은 분명 영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영어를 배우는 학생에게도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책 ‘영어교육의AI혁명 : ChatGPT, Google Bard활용법’은 AI의 등장으로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을 영어 선생님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했다. 

  • 정호영 회장의 모습.
  • Q. 학교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정호영 회장: AI의 편리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나 그 편리성만 보고, 일괄적인 활용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학교마다 특수한 상황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AI를 활용한 학교별 교육적 목적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학교별로 실질적인 교육적 목적에 부합하는 AI 교육프로그램을 차별화해서 운영, 정착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교졸업과 함께 당장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특성화고교의 경우, 기업 현장에서 잘 적용할 수 있도록 AI의 기술 적용 사례를 잘 학습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Q. 학교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호영 회장: 앞으로 AI를 활용한 교수학습사례는 매우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보다 세심한 ‘AI리터러시’ 교육이 꾸준하게 진행돼야 한다. AI는 첨단 신기술로서 매우 유용한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의 올바른 활용을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 등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AI는 아직 맥락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해서 평균 약 20%가량의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즉, 오류가 발생한다고 한다. AI 자체가 모든 것에 대한 올바른 윤리적 기준이 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교육 정책적 보완이 매우 중요하다.

    Q. 책 ‘영어교육의AI혁명 : ChatGPT, Google Bard활용법’을 집필, 출간하면서 앞으로 영어교육자 또는 영어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곽지영 강사: 교육자와 학습자 모두 자신감과 비판적 사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AI는 선생님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일 뿐이다. AI에는 인간이 갖는 저마다의 개인적 신념과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챗GPT와 구글 바드를 사용할수록 AI에 대해 불안감과 두려움을 미리 가질 필요가 없다고 확신했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스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도 AI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왜 이러한 데이터 또는 피드백이 나왔는가’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AI를 활용한 자신만의 모범답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학교에서 교사가 지니는 정체성과 역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호영 회장: 2022년에 출간된 ‘로봇은 교사를 대체할 것인가?(Should robots replace teachers?)’라는 책을 살펴보면,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눈앞의 기술보다는 과학과 인문, 철학의 세계에 보다 몰입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평소 학교 현장을 살펴보면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따라 교사 역시 AI를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 능력을 꾸준히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술은 학생을 보다 더 잘 교육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예컨대, 운전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자동차의 모든 부품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이해할 필요는 없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첨단기술의 이해도 가르쳐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과의 정서적 공감과 소통 능력에 기반한 교육이다. 과거에도 그랬었고 현재와 미래도 결국 같다. 교사는 아이들이 지·덕·체(智德體) 3가지 분야를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교사의 정체성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 곽지영 강사의 모습.
  • Q. 챗GPT와 구글 바드 등 AI를 활용해 영어학습을 하는 것이 정말 학습에 도움이 되나?

    곽지영 강사: AI는 매우 유용한 영어학습의 도구다. 교육자로서 선생님이 전달할 수 없는 학습영역이 존재한다. 학습자는 이러한 학습영역을 보완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다. 챗GPT와 바드는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거나, 맞춤형 연습문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서 학습자는 자신의 학습경로를 개선하고, 자신의 맞춤형 학습자료를 만들 수 있다. 참고로 챗GPT는 유료 사용 시에만 이러한 확장형 프로그램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고, 바드는 무료로 다양한 확장형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Q. AI가 교육 현장에서 온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 우리 사회에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정호영 회장: 정책적 측면에서 초등학생부터 ‘AI리터러시’를 지닌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글로벌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1월 미국 하버드대학교 버크만센터에서는 ‘인공지능 준칙백서’를 발표한 바 있다. 최종 8개의 핵심 주제로 귀결됐다. 자세히 살펴보면 ▲프라이버시 ▲책임성 ▲안전과 보안 ▲투명성과 설명가능성 ▲공정성과 차별금지 ▲인간의 기술 통제 ▲직업적 책임 ▲인간 가치 증진 등이다. 또, 2020년 2월에는 로마교황청에서 ‘로마가 인공지능 윤리를 요청함’이라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 Microsoft 의장, IBM부사장 등이 공동서명을 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AI 기술 발전의 세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첫 번째,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인간을 포함해야 하며, 두 번째는 인류의 선과 모든 인간의 이익을 중심에 두어야 하며 세 번째는 지속가능한 접근방식을 통해 지구(우리 공동의 집)를 돌보고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 인류적 공감대는 기술의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그보다 기술을 사용하는 우리 인류의 신념과 가치가 더 먼저이어야 한다는 것임을 확고히 공유하고 있다. 

  • 정호영 회장(좌)과 곽지영 강사(우).
  • 한편, 정호영 회장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이며 경남 창원고의 교장이다.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과 박사학위를 수여했으며, ‘2023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인물 부문 선정된 바 있다. 

    곽지영 강사는 EBS, 메가스터디, 에스티유니타스 등에서 활동한 유명 영어 강사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총 60여 권의 영어교육도서를 집필, 출간했다. 최근에는 책 ‘영어교육의AI혁명 : ChatGPT, Google Bard활용법’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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