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N] “이게 요즘 유행하는 옷?” MZ세대를 사로잡은 ‘발레코어룩’
입력 2023.06.05 10:00
  • 최근 ‘발레코어룩’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 #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40대 박연희 씨는 요즘 들어 걱정이 많다. 중학생 딸의 옷차림 때문이다. 연희 씨의 딸 김 모 양은 얼마 전부터 좋아하는 걸그룹 멤버가 입은 ‘발레리나 옷’을 따라 입기 시작했다. ‘노출이 과하다’는 엄마와 ‘이게 요즘 유행’이라는 딸의 의견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박연희 씨는 오늘도 어린 딸의 옷장을 열어보며 한숨을 내쉰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른 것이 있다. 바로 ‘발레코어룩’이다. 

    발레코어룩이란 발레복을 일상복과 결합한 패션으로, MZ세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떠올랐다. 주로 몸에 달라붙는 상의에 풍성하고 얇은 치마를 곁들여 입는다. 여기에 오래전 유행했던 ‘레그워머’와 ‘메리제인’ 신발을 함께 착용하면 완성이다.

  • 발레코어룩을 입은 연예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니 인스타그램.
  • ◆ 요즘 아이돌 언니들이 입는 옷

    얼마 전 화려한 발레코어룩을 입고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 제니가 화제에 올랐다. 제니는 콘서트 해외투어를 통해 다양한 모양의 발레코어룩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제니뿐만 아니라 국내외 연예인들이 발레코어룩을 착용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아이돌 등 연예인이 미디어를 타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어린 청소년의 경우에는 연예인의 옷차림, 물건, 행동 등을 무조건적으로 따라 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실제로 소셜네트워크 ‘인스타그램’에는 발레코어룩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셀 수 없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옷을 판매하는 판매자부터 실제 옷을 착용한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 발레코어룩 해시태그 결과./ 인스타그램 캡처.
  •  “기장이 더 긴 티셔츠는 없나요?”

    지난해부터 신체 라인이 드러나거나 조금 더 여성스러움이 강조되는 옷차림새가 대세로 떠올랐다.배꼽티라고 불리는 ‘크롭탑’이 등장하더니, 그 길이는 점점 짧아져 배가 훤히 보이거나 밑가슴이 그대로 드러나는 ‘언더붑’이 유행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언더붑 차림을 한 연예인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련회에 언더붑을 입고 가겠다는 딸’ 사연이 올라오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의류 매장에서 긴 기장의 상의를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식의 유행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격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어린 학생들이 노출에 거리낌 없어지거나, 되려 매력적이라고 인지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로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 씨는 “너무 짧거나 노출이 과한 옷이 방송 프로그램 등 미디어를 통해 만연하게 퍼지고 있다”며 “연예계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소년을 위해서라도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발레리나로 활동 중인 B 씨는 최근 유행하는 발레코어룩에 대해 “발레리나도 직업 중 하나고, 발레복은 근무복장일 뿐”이라며 “간호사나 승무원 복장, 교복 등 직업군에 관련된 복장이 쉽게 성적 대상화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글=강여울 조선에듀 기자(kyul@chosun.com) #조선에듀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