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등·책날개·책머리·심지어 머리띠까지 저마다의 이름이 있다
입력 2022.12.21 09:23
●“나만의 해부학 교실에는 메스도, 수술용 장갑도 필요 없다. 단지 나의 카데바(cadaver), 책 한 권만 있으면 된다”
●“책을 고를 때 아이들이 이와 같이 질문하면 앞표지와 뒤표지를 보게 한다. 앞표지에는 제목과 글쓴이, 그리고 무슨 내용일지 가늠하게 하는 삽화가 있다. 간혹 아이들과 감상문을 쓸 때 표지 디자인을 보고 추측했던 내용과 글의 내용이 일치했는지를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다음으로 볼 곳이 뒤표지이다. 아마도 뒤표지가 책에서 가장 친절한 곳일 성싶다”
  • 책등, 책날개, 책머리, 심지어 머리띠까지 책 구조에도 저마다의 이름이 있다. 보통 도서관 서가에서 우리가 제일 처음 만나는 책의 얼굴은 바로 책등일 것이다.
  • “선생님, 이 책 진짜 두꺼워서 읽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책 사이에 이게 끼어 있던데, 이거 뭐예요? 불량품이에요?”

    300쪽 가까이 되는 <오즈의 마법사> 견장정을 읽은 학생이 질문해 왔다. 학생이 불량품이냐며 묻던 것의 정체는 바로 가름끈이었다.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책 사이에 끼워두는 끈 말이다. 얇은 도서 위주로 읽어왔던 학생에게 어쩌면 가름끈은 낯선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등, 책날개, 책머리, 심지어 머리띠까지 책 구조에도 저마다의 이름이 있다. 보통 도서관 서가에서 우리가 제일 처음 만나는 책의 얼굴은 바로 책등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곳에 책 이름과 저자의 이름, 그리고 출판사 정도의 정보가 공개된다. 만약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책등이 안으로 들어가게 꼽는다면 사서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뎌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은 장식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제책 상태가 고스란히 보이도록 책등을 노출시키기도 한다. 

  • 아이들에게 책에도 날개가 있다고 하면 제일 첫 번째 반응은 “거짓말 하지 마세요”다. 하지만 책을 쫙 펼쳐 앞날개와 뒷날개를 펄럭이며 보여주면 “책에 이런 게 있었네?” 하는 반응이 온다. 앞표지에 붙어있는 부분을 앞날개, 뒤표지에 붙어있는 부분을 뒷날개라고 부르는데, 보통 앞날개에는 글쓴이의 사진과 소개글이 있고, 뒷날개에게는 주요 문장이 발췌되어 있거나 같은 출판사의 다른 도서 광고가 실린다. 

    아이들이 책을 읽다가 작가가 마음에 든다고 하면 앞날개의 작가 소개를 유심히 보게 하여 팬이 되게 하고, 책의 형식이 마음에 든다고 하면 뒷날개에 수록된 같은 시리즈 책을 찾아 볼 것을 권한다. 

    “선생님, 이 책은 무슨 내용이에요?”

    책을 고를 때 아이들이 이와 같이 질문하면 앞표지와 뒤표지를 보게 한다. 앞표지에는 제목과 글쓴이, 그리고 무슨 내용일지 가늠하게 하는 삽화가 있다. 때론 책 내용과 딴판인 그림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간혹 아이들과 감상문을 쓸 때 표지 디자인을 보고 추측했던 내용과 글의 내용이 일치했는지를 소재로 삼기도 한다. 

  • 그다음으로 볼 곳이 뒤표지이다. 아마도 뒤표지가 책에서 가장 친절한 곳일 성싶다. 추천사를 게재하거나 책의 주요 내용을 발췌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책의 내용을 짐작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리딩엠에서는 1교시와 2교시 사이에 항상 책을 빌리는 시간이 있다. 도서관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책을 고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때로는 책을 고르는 작업을 무료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 주로 나는 해부학 교실을 연다. 책의 요모조모를 따져가며 독서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나만의 해부학 교실에는 메스도, 수술용 장갑도 필요 없다. 단지 나의 카데바(cadaver), 책 한 권만 있으면 된다.

    글=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도곡교육센터 부원장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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