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반도체 공장 없는 팹리스, 생산·판매는 가능할까?
입력 2022.10.17 10:15
[오늘의 키워드]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 하우스
●설계·생산·판매 主역할에 따라 구분
●디자인 하우스, 팹리스와 파운드리 이어주는 역할
  • /삼성전자 반도체 홈페이지 캡처
  • 일부 젊은이들이 백화점 지하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롯데백화점 동탄점 지하 3층에 있는 ‘반도체설계교육 센터 동탄 교육장’ 얘기인데요. 조선일보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곳에선 대학을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73명의 교육생이 4개월 과정의 팹리스 무상(無償)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해요. 강사진은 대학 교수와 현업 전문가들이라고 합니다.

    팹리스,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공장만 없을 뿐 생산·판매까지

    팹리스(fabless)란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를 말해요. 반도체 회사는 설계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종합 반도체 회사, 위탁 생산만 하는 파운드리 회사, 팹리스 회사로 구분됩니다.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회사죠. 파운드리 기능은 뛰어나지만 설계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해요. 현재 국내 반도체 설계 인력은 열악한 상황입니다. 해당 분야 석·박사 졸업생은 연간 150명 정도에 불과하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백화점 지하 강의실에서 ‘특별 인력 양성’에 나선 겁니다.

      

    팹리스(Fabless)는 공장을 뜻하는 팹(Fab)과 접미사 리스(-less)의 합성어입니다. 쉽게 말해 공장이 없는 반도체 회사란 뜻입니다. 언뜻 ‘칩리스’와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둘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답니다. 칩리스는 설계도만 만들어 판매합니다. 당연히 자사(自社) 이름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하지는 않죠. 칩리스가 관심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설계도를 돈 받고 파는 것뿐입니다. 

    설계 능력을 가진 팹리스는 일부 칩을 생산·판매까지 합니다. 단지 칩을 제조할 공장이 없을 뿐이랍니다. 팹리스는 설계도를 완성하면 칩을 만들어주는 공장으로 설계도를 가져가 설계도대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 미국의 퀄컴과 엔비디아, AMD가 있습니다.

    파운드리, 칩 생산 공장… 대만 TSMC 대표 기업

    파운드리(Foundry)는 팹리스가 작성한 설계도대로 칩을 만드는 공장회사를 말합니다. 원래 파운드리는 쇳물을 녹여 제품을 생산하는 주조 공장이란 뜻입니다. 반도체 분야에서 파운드리는 위탁 생산을 하는 일종의 반도체 하청(下請) 공장이라 할 수 있답니다. 대표적인 파운드리 회사가 바로 대만의 TSMC입니다. 이 회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 있는 알짜 기업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가는 AP를 독점 생산하는 것은 물론 고객 명단에는 구글,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쟁쟁한 기업들로 채워져 있답니다. 2020년 8월, TSMC는 삼성전자를 누르고 반도체 아시아 기업 중 시가총액(時價總額) 1위에 등극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미세 공정에서도 TSMC는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죠. TSMC는 현존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하우스, 팹리스와 파운드리 架橋 역할

    참고로 ‘디자인 하우스’의 개념도 알아두세요. 팹리스의 설계도를 파운드리가 만들 수 있도록 도면을 일부 수정해주는 회사를 지칭합니다. 팹리스는 공장 현실을 잘 모르고, 파운드리는 설계에 상대적으로 미숙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양쪽 사정에 밝은 디자인 하우스가 반도체를 설계도대로 생산 가능하도록 지원한답니다. 일부 디자인 하우스의 경우, 반도체 판매를 대신해주고 수수료를 챙기기도 하죠. 이처럼 디자인 하우스는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이어주는 가교(架橋) 역할을 한답니다. 참고자료= ‘산업의 쌀 반도체’, 김성호 글, 이경국 그림, 미래아이

    글=백승구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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