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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하지만 ‘영원히 멀게 느껴질 것만 같은 그대’가 있다. 바로 고전이다. 고전의 중요성은 저마다 공감하지만 해마다 고전을 주제로 수업도서를 읽는 달이 돌아오면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걱정을 앞세운다. 한마디로 지겹고 읽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고전이 고전일 수 있는 이유는 오래도록 전해져 오는 걸작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들은 여러 세대를 거쳐 사랑받아 왔고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고전이 어려울 경우 처음부터 두껍고 어려운 책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비교적 가볍고 쉬운 책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삽화가 들어가 있거나 만화가 조금씩 들어가 있는 것도 좋다. 간혹 그림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책 읽기에 거부감을 갖거나 특정 장르의 도서를 기피하는 경우는 일단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처음부터 글자가 많은 책을 읽도록 하기 보다는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도전해서 차츰 텍스트가 많은 것으로 늘려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얼마 전 한 인공지능(AI) 개발자는 자신이 소속해 있는 연구팀의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고백하며 우려를 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과학자가 연구하는 로봇에게 영화를 보여주거나 여러 뉴스를 보여줬더니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표현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개발자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면서 로봇이 작성해내는 텍스트의 수준 또한 머지않아 인간의 수준에 근접할 것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넘나드는 시대가 도래할 지도 모른다는 21세기에도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경계가 있다. 바로 ‘고전을 읽는 것’이다. 로봇은 고전을 정리하고 분석하지만 인간의 ‘읽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데이터로 분석하는 것일 뿐 인간의 사유과정을 거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직 인간만이 고전을 통해 사고할 수 있고, 읽고 느껴서 접목시킬 수 있다. 사람만이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가치인 것이다. 지식과 정보의 홍수시대에 무엇이든 대체할 수 있고, 대체 가능한 세상이다. 그럴수록 고전읽기가 더욱 빛이 나는 이유는 고전이 내 안에서 재탄생할 때 이는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것으로 오롯이 남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전 읽기의 가치는 익히 알고 있는 시카고 대학의 사례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른바 삼류 대학으로 불리던 시카고 대학이 하버드 대학보다 더 많은 무려 8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카고 대학의 성공 배경에는 졸업 자격 요건으로 ‘고전 100권’ 읽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유수의 명문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동서양 고전 100권을 학부 시절 필독서로 정해서 읽도록 하는 것은 물론 아이비리그 대학들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가고 있다. 고전이 모든 학문의 밑바탕이 돼 왔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유수의 명문 대학에서는 고전 읽기와 함께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는 것 또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고전을 읽고 사고하는 과정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혼자 정리해보는 것이 필요한데 글쓰기 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전 읽기는 꿈의 원천이 되고 삶의 지혜를 찾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고전 읽기를 통해 그 가치를 진정으로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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