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대안으로 급부상한 ‘공유대학 체제’… 실현 가능할까
입력 2020.12.18 15:59
-정부, 신기술 인재 양성 위해 공유대학 체제 구축 추진
-일각서 “대학네트워크 구성 시 서열화 해소 가능” 주장도
-서울 24개 대학 참여 ‘공유대학 플랫폼’ 결국 운영 중단
  •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진 대학들이 온라인 교육자원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공유대학 체제’가 미래교육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유대학 체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대학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대학 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공유대학 체제를 실현하고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어제(17일)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산학협력체계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신기술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공유대학 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서 공유대학 체제는 국내 대학들이 신기술 분야별 강의를 담은 온라인 학위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날 열린 제5차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제1차 산업교육 및 산학연협력 기본계획(’19~’23) 수정(안)에 포함됐다.

    최근에는 지역별로 공유대학 플랫폼을 추진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4일 동명대·부산가톨릭대·부산외대·신라대·영산대 등 부산지역 5개 대학은 교양교육을 중심으로 공유대학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시가 주관하고 5개 대학이 참여하는 ‘부산시-부산권 공유대학 플랫폼’ 시스템까지 구축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공유대학 체제와 비슷한 ‘대학네트워크’를 구성하면 대학 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17일 ‘대학서열해소를 위한 3단계 로드맵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네트워크를 구성해 공동학위 프로그램, 학점교류, 학문 분야별 프로그램 인증제를 통해 양질의 교육과정과 교수 학습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걱세는 “대학네트워크는 국공립대를 중심으로 사립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학네트워크 참여 대학이 늘어나면 점차 입시 경쟁 완화와 대학 서열화 해소 효과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유대학 체제를 구축하고 활성화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대학 간 등록금 정산이다. 한 학생이 공유대학 체제 내에서 여러 대학의 강의를 들을 때 등록금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 공유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드는 예산도 문제다. 각 대학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강의 플랫폼과 다른 별도의 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관계자들은 규제 개혁 없이는 공유대학 체제를 활성화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대표적인 걸림돌로 ‘대학설립·운영의 4대 요건’을 꼽는다. 4대 요건은 교원확보율, 교사확보율, 교지확보율, 수익용 기본재산확보율이다. 공유대학 체제에서는 여러 대학 간 교육 콘텐츠 공유가 이뤄지는 만큼 교원확보기준 등을 지금보다 낮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난을 겪는 대학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고 학생 교육을 위해 필요한 분야에 예산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그동안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공유대학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 중 서울총장포럼의 ‘공유대학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2학기부터 서울총장포럼에 소속된 서울 지역 24개 대학 간 온라인 학점교류가 가능한 ‘공유대학 플랫폼’이 시행됐지만, 실제 플랫폼 활용도는 저조했다. 특히 2018년 2학기 첫 온라인 학점교류 건수는 380건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교육이 강화된 올해 1학기 학점교류 건수는 83건에 그쳤으며, 이후 재정난으로 인해 결국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lul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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