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메뉴, 상사와 대화 주제 고민? “뉴스레터로 답 얻어요”
입력 2020.10.19 14:19
-각양각색 뉴스레터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
-스낵 컬처 즐기는 세대 취향 반영한 덕분
  • 각양각색의 뉴스레터가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뉴스레터 서비스 부딩./온라인 캡처
  • #. 취업준비생 방모(28)씨는 매일 이메일 확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메일함을 채운 뉴스레터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 넣는다. 뉴스레터는 그에게 ‘공짜로 지식을 떠먹여주는 서비스’나 다름없다. 방씨는 “공부하느라 놓친 뉴스들도 쉽고 자세히 정리해 알려준다”며 “덕분에 면접에 대비해 일일이 시사상식 자료를 취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뉴스레터(Newsletter)가 새 옷으로 갈아입고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조직에서 사업 홍보나 사내 뉴스를 딱딱하게 전달했던 과거와 달리, 특정 분야의 알짜배기 정보를 쏙 골라 젊은층 입맛에 맞게 가공한 뒤 제공한다. 구독자에서 나아가 뉴스레터 제작자로 뛰어드는 개인도 늘고 있다.

    현재 인기를 끄는 뉴스레터로는 뉴닉(시사상식), 부딩(부동산), 어피티(경제), 오디티스테이션(음악), 캐릿(트렌드) 등이 있다. 뉴닉은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약 21만명, 부딩은 6개월만에 1만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빵 덕후들에게 빵과 빵집을 소개하는 ‘빵슐랭 가이드’, 점심 메뉴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음식을 추천하고 동료와 나눌 대화 주제까지 알려주는 ‘슬점(슬기로운 점심생활)’, 사회 초년생에게 유용한 실무 용어를 전하는 ‘뽀시래기의 지식 한 장’ 등 이색 뉴스레터도 관심받는다.

    뉴스레터 제작, 발행을 돕는 업체인 스티비의 임호열 대표는 “뉴스레터의 양이 늘어난 만큼 주제도 다양해졌다”면서 “작년에는 주로 대중에 알려진 성공 사례를 모방했다면 올해는 ‘이런 것도 있네’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주제의 뉴스레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낵 컬처(Snack Culture)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점을 뉴스레터의 인기 비결로 꼽았다. 스낵 컬처는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로, 시간은 부족한데 정보는 넘쳐나는 시대에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대학생과 대학원생, 직장인을 주된 독자층으로 둔 부딩의 이영균 대표는 “출퇴근하며 5분 안에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내용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특히 영상 콘텐츠에 피로도를 느낀 이들에게 글 형식의 뉴스레터는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동영상 콘텐츠보다 내용 보관과 가공, 재활용 면에서도 용이하다”고 했다. 

    일부는 뉴스레터 구독자를 넘어 제작자로도 나선다. 개인이 간편하게 뉴스레터를 제작하도록 돕는 서비스들도 덩달아 주목받는다. 임 대표는 “뉴스레터는 수많은 잠재 구독자를 갖춘 ‘열린 플랫폼’이 아니라 개시 초반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지만 구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일관된 방식으로 전달하다 보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haj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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