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을 산업으로” 인식 전환 해야
입력 2020.05.29 17:22
-에듀테크협회, 29일 코엑스에서 포스트 코로나 세미나
-반도체시장 4000억 달러 … 교육시장 5조9000억 달러
-에듀테크 산업 발전 위해 표준규약 등 점검해 통일해야
  •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에듀테크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재 기자
  •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교육을 산업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교육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자원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에듀테크 산업 세미나에서 나왔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가 에듀테크 산업의 발전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해 개최했다. 

    이날 최연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역량을 발휘하는 반도체시장의 전 세계 규모는 약 4000억 달러이고, 음악시장도 500억 달러 규모”라며 “이에 반해 전 세계적인 교육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5조9000억 달러로 추정하는데 교육산업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바이오와 자동차, IT는 성장동력 산업으로 삼아 자원을 투자해 육성하는데 교육산업은 성장동력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교육을 논의할 때 산업이란 인식은 금기시한다”며 “지금부터라도 교육을 산업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지금 논의하는 에듀테크 산업의 육성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본부장은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교육사업을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음악시장이 현재 규모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이 어떻게 구성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공급자가 결부했는지 살펴야 교육도 산업으로 판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에듀테크 산업의 진흥을 위해선 에듀테크 통합학습플랫폼을 구축하고, 이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표준규약을 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표준규약은 콘텐츠 개발 시 국내 시판하는 모든 플랫폼에 호응할 수 있도록 개발언어와 방식 등을 규격화한 것이다. 이를 정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iOS와 안드로이드로 이원화된 것처럼 한 콘텐츠를 만들어도 서로 다른 플랫폼에 맞춰 다시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또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명확하게 에듀테크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훈 러닝스파크 대표는 “어떻게 예산을 운용하고, 어떤 에듀테크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허용할지 기준 등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에듀테크 산업계는 영국의 산업모델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에듀테크 서비스를 구상하고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현재 1학기 초중고교 원격수업에 활용한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를 민간 통합학습플랫폼이 이르면 2학기부터 대체하고, 민간의 플랫폼 사업자가 경쟁을 통해 학교의 선택을 받는 구조다. 이 플랫폼에는 각종 에듀테크 서비스가 스마트폰 앱처럼 결부돼 제공된다. 정부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바우처 형태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는 “플랫폼과 에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공급자인 개발자와 수요자인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며 “이를 산업화하고 좋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교육모태펀드 등도 설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액셀러레이터 등 에듀테크와 교육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산업을 이끌 적극적인 전문가들의 참여도 필수라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이날 전문가들은 교육의 전반적인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현진 강원 삼척남초등학교 교사는 “에듀테크 산업계가 학교 밖의 교사학습공동체와도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사는 “학교 밖에서 이러닝과 디지털 교과서 등 새로운 교육을 고민하던 교사들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국면에서 학교를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며 “에듀테크 산업계가 이런 교사학습공동체와 협력해 에듀테크 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면 이들이 학내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에듀테크 서비스의 활용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에듀테크협회는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에듀테크 스타트업 기업과의 간담회를 열고 향후 에듀테크 산업정책의 전망과 대응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에듀테크 산업을 언택트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관련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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