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실패와 좌절 이겨내기
입력 2017.03.10 09:19
  • 최상위권 학생들조차도 사실 슬럼프나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다. 멘탈의 실패라고 해보자. 성적이 떨어져서 당황하거나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의 실패라 하겠다. 입시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실 수 있다. 가장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실패들이다. 그럼 과연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이 과정에서 좌절할까? 좌절한다. 충분히 그것도 처절하게. 그런데 중요한건 좌절 이후다. 좌절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극복하고 회복할 때 차이가 발생한다. 실패로 인한 좌절을 극복하고 더 강하게 회복하는 힘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특징이다. 좌절에 대한 일종의 내성을 가지게 된다.

    누구나 나보다 뭔가를 잘하는 사람은 항상 존재한다. 뭐든 내 현재의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란 것도 늘상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일들이 내게 일어났다고 해서 나만의 특별한 이벤트는 아니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얼마든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오히려 도전의 기회로 삼고 더 근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편이 달성가능성과 역전 가능성을 높여준다. 실패나 좌절을 두려워 말자.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어도 좋다.

    사실 제일 큰 문제는 실패와 좌절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경우다. 배우지 못한 탓으로 똑같은 잘못이나 실패를 필연적으로 반복할 공산이 크다.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실패를 맛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양한 교훈을 얻을 테니까. 그러나 같은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증거고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반대로 실패와 좌절로 부터 무엇인가를 얻어내는 사람은 또 다른 실패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좌절은 또 다른 기회의 시작이자 성공을 위한 비용으로 볼 수 있다. 가끔 실패와 좌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았으므로 실패도 피하지만 성공도 피해간다.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여러분이 학창시절 공부에서 겪게 되는 실패란 사실 아주 짧은 시간동안의 좌절감을 안겨줄 뿐이다. 인생이라는 긴 항로 전체를 놓고 보면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에 잠시 어려움이 발생한 것이다. 그것에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은 더 크고 길어질 뿐이다. 따라서 빨리 벗어나는게 상책이다. 툴툴 털고 일어나서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다만 벗어나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실패와 좌절이 주는 교훈이다. 자전거도 넘어지면서 배우고, 공부도 오답노트를 쓰면서 틀린 문제를 통해 배우듯 말이다. 틀려보지 않고 넘어지지 않고 공짜로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고 얻어지는 교훈은 없다.

    특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실패와 좌절에서 자신의 약점과 보완전략을 찾아낸다. 그래서 오히려 감사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내가 어떤 부분이 약하고 왜 그런지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완벽함을 평가받는 기간이 아니라 성장하고 채워나가는 기간이다. 누구도 여러분의 약점이나 실패를 탓하지 말아야 한다. 내신 시험이 끝나면 틀린 문제의 원인을 찾고 다음 번엔 결코 같은 유형의 문제는 틀리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커다란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상상해보자. 입시에서 성공하지 못하거나 당장의 학교 시험에서 성적이 하락했다고 치자.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고 결과를 부정하거나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냉정하게 그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나의 준비과정을 평가해보자. 과연 충분한 노력과 전략과 준비가 있었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정면승부를 피하고 꼼수를 찾거나 약간의 방심 혹은 얼렁뚱땅 대강 준비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결국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차이는 큰 차이에서 오지 않고 작은 방심과 실수에서 기인한다. 작은 부실이 큰 화를 키운다는 말이다.

    결국 완벽을 향한 추구라는 측면이 실패와 좌절을 예방한다는 것을 깨닫고, 설사 좌절했다고 해도 내성을 키워 성공으로 가는 길을 발견하는 이 모든 과정이야말로 공부를 통해 얻는 우리의 성장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을 세상이 인정해주고 받아들이는 것도 다 이런 성장의 과정을 높이 쳐주는 것이다. 단지 성적과 등수 그 자체를 높이 여기는게 아니다.

    좋은 결과를 얻는 사람들은 마치 한 번도 실패나 좌절을 하지 않고 현재의 결과를 얻은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반대로 가장 많이 실패해보고 좌절해본 사람이 영광을 얻게 된다. 가장 많은 교훈을 배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갈 수록 실패를 허락받을 여지가 줄어든다. 그러나 청소년기 여러분들은 얼마든지 무한대의 실패와 배움을 허락받은 때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결과만을 부러워하지 말고 그들이 겪었을 무수한 실패와 좌절의 과정을 인정하고 기꺼이 그로부터의 배움에 도전해보자. 왜 실패했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냉정하게 찾고 개선시키는 것이다. 그런 실패나 좌절이 필요 없다면 왜 학교에 다니고 왜 평가를 받는가. 그냥 당장 사회로 나가도 될 것이다. 여러분은 얼마든지 실패하고 좌절해도 좋다. 단,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회피하지만 않는다면 성공과 역전은 분명 여러분 것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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