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정시 지원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할 5가지
입력 2016.12.12 17:37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지난 주 수요일 수능 성적표가 나오고 본격적인 정시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16일 수시 합격자 발표가 끝나면 학부모들이 본격적인 정시 지원 전략을 고민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부모들은 작년 합격자 평균 점수 혹은 커트라인, 올해 배치표 모의지원 경향까지 파악한 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오늘은 정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 분들이 꼭 알아야 할 이슈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슈 1) 이번 수능은 정말 불수능이 맞는가?

    올 해 수능 만점자는 문과에서 2명, 이과에서 1명 등 총 3명입니다. 작년 만점자 수는 문과 9명, 이과 7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표준 점수가 높지 않아서 불수능까지는 아니라고 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수험생 다수가 어떻게 느꼈는가가 아닐까요? 언론이나 입시 전문가의 견해보다 더 중요한 게 수험생들의 반응이죠. 수험생들은 체감 난이도가 상당했습니다. 지난 해 수능도 거의 불수능에 가까운 수능이었고 6월과 9월도 상당한 난이도의 모의 수능이어서 올해는 대부분 불수능을 예상했죠. 물수능과 불수능은 상대적인 개념이죠. 전년도가 물수능이었으면 올해 이 정도 난이도라면 언론은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떠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수능이 어렵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 학생들도 그에 맞춰 강도 높게 수능을 대비했기 때문에 표점의 상승이 예상한 것만큼 나오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각 과목별 선생님들에게도 여쭤 보았는데 신유형이라든지 고난이도 문제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저는 불수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급컷이 입시 업체들이 예상한 것보다 높게 나온 것은 상위권 재수생들이 대형 업체 사이트에서 점수 공개를 꺼려 한 결과는 아닌지 이 부분에 관해서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슈 2) 정시는 정보전, 배치표 모의지원 전년도 합격컷 등등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의존하는 것은 배치표와 전년도 합격컷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아는 정보이기 때문이죠. 주요 기관들의 배치표를 보면 학교별로 어떤 곳은 높고 어떤 곳은 낮습니다. 그 격차가 심할 때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입시 기관들이 특정 대학과의 관계 그리고 표본의 데이터의 차이 때문입니다. 상위권 대학은 비슷하지만 중하위권 대학들은 수십 점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주요 업체들 배치표를 엑셀로 정리해서 비교한 뒤 점수 차가 많이 나는 경우 평균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배치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추합 여부, 추합이 몇 번까지 돌았고 몇 차례 추합을 했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승1무1패가 정시에서 성공하는 전략이라고 하는데 저는 1무2패(한곳은 추합 두 곳은 최종 불합격)야말로 진정한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1무 2패를 위해서는 누구나 아는 정보와 그렇지 못한 정보를 구별해 역으로 이용하는 고도의 심리전이 필요합니다. 그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모의지원입니다. 모의지원은 전체 수험생의 3분의 2가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모의지원 대로 실제 지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모의지원을 체크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점수대의 학생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흐름은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이슈 3) 수시 합격자, 수능 고득점자 어느 정도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가?

    현역들이 고 3이 되어도 수능보다는 내신이나 자소서 등에 더 투자하기 때문인지 주변에서 수능을 망친 최상위권 현역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재수생이 여느 해보다 수능을 잘 보았다는 느낌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팩트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제 주변을 봐도 수능을 잘 본 학생들은 대부분 재수생들이거든요. 재수생들은 극히 일부만 논술 전형에 합격하고 대부분 정시까지 가죠. 그러나 현역이 재수생 숫자의 4.5배 수준입니다. 수능 최상위권은 모르지만 중상위권 수험생들 중에 현역들은 상대적으로 내신이 좋은 편이어서 상당수가 수시에서 붙을 겁니다. 즉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나 스카이 서성한 등에 쓸 자원은 늘어났지만 반대로 건동홍숙 이하의 대학들이나 지방 국립대를 지원할 수 있는 학생들의 풀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슈 4) 대형 업체 예측은 맞는가? 올해도 펑크나 폭발이 일어날 것인가?

    펑크 예측은 일종의 사후 확증 편향 같은 것으로 이해합니다. 실제 해마다 펑크는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지나고 나면 사람들은 “그것 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사전에는 아무도 그런 징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니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 학교 학과가 구멍이 날 것 같다고 소문이 나면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실제 구멍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미달되는 학교나 학과를 찾지만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런 마음이라는 이야기죠. 구멍까지는 아니라도 의외의 일은 항상 일어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대학 서열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학교 내에서 상위권 학과가 하위권 학과에 추월당하는 일은 더욱 자주 벌어집니다. 정시가 어려운 이유는 정보가 없는 수시와 달리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외우다시피 하고 모의지원을 여기저기서 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혼란은 더욱 심해집니다. 원서 당일 마지막 순간까지도 결정을 못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직전 경쟁률과 전날 경쟁률을 비교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있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생들의 점수대를 예측해보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죠. 이때 중요한 것이 ‘재수에의 의지’입니다. 해마다 비율은 조금씩 다르지만 상당수가 재수를 각오하고 상향을 합니다. 재수를 얼마나 많이 할지 재수 불사에 대한 각오 등에 따라 입결은 춤을 춥니다. 저는 수시보다 더 예측하기 힘든 카오스의 세계가 정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고민을 끝까지 하고 원서를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재수를 하더라도 무작정 원서를 쓰는 것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해본 뒤 쓰고 그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 받아들이는 자세 그 자체도 재수의 일부분이고 인생의 공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슈 5) 예비 고3 올해 정시 어떻게 관전해야 하나

    일부 전문가들은 수시든 정시든 모든 것 소홀히 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선순위는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내신이 어느 정도 되는 학생이라면 3학년 1학기 내신에 더욱 매진하면서 학생부 종합에 초점을 맞추는 게 최선입니다. 내년에는 학생부 종합으로 뽑는 인원이 정말 많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수능 공부해서 정시에 원하는 대학을 갈 가능성보다 재수생들과 만나지 않는 학종에 최선을 다 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더 높죠. 3학년 1학기 내신 이전에는 2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있고요,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는 것이 학종의 가장 좋은 대비법입니다. 학종을 준비한다고 해도 수능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내년도 절대 평가가 되는 영어 역시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종을 준비하시는 학부모님들은 이번 정시를 다음과 같은 자세로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학종을 꾸준히 준비한 학생들이 수시에서 어떤 정도의 실적을 거두고 수능에서는 평소 모의고사와 비교해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 학종에서도 성공하고 수능에서도 성공한 학생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었는지 등에 주목하셔서 17년도 입시를 관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내신이 불리해 정시와 수시는 논술 정도만 생각하시는 학부모님들은 이번 정시를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처럼 느끼시고 실제 자신의 모의고사 점수로 어느 정도 대학을 정시에 갈 수 있는지 점검해 보는 기회로 삼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좋은 건 수능 문제를 풀어보게 하시는 게 좋죠. 똑 같은 조건에서 풀어본 뒤 그 점수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나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겨울방학 때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기회로 삼으시면 어떨까요?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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