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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때문에 낮에 학교생활하는 데 문제가 생기면 과수면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점심 먹고 낮잠을 자는 일도 비정상적인 졸음입니다. 너도나도 자니까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밤에 정상적으로 잠을 잔다면 낮잠을 잘 이유가 없습니다. 과수면증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너무나 많지만 우리는 이에 너그럽기 때문에 병으로 여기지 않는 셈입니다.”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신경과의원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15년 동안 수면장애를 연구한 전문가다. 한 원장에 따르면 과수면증은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을 정도로 참을 수 없는 주간 졸음’으로 정의할 수 있다. 특히 과수면 증상을 겪는 청소년은 수업시간에 자주 졸면서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생활에 활력이 없고 피로한 상태가 지속돼 자신감과 의욕이 떨어져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한 원장은 “1주일에 4번 이상 졸거나 낮잠을 2~3시간 이상 잔다면 과수면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수면증은 수면장애로 인한 ▲과수면증 ▲기면증 ▲비정형 우울증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과수면증을 일으키는 수면장애는 수면 부족,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이갈이,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다. 수면 부족은 청소년 수면장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미국수면재단(NSF·National Sleep Foundation)은 지난 2015년 중고생의 적정 수면시간은 8~10시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2009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 3 학생의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은 5.4시간이었다. 절대적인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이를 보장해주는 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휴일에 9시간 정도 충분히 잠을 잤을 때에도 낮에 졸린 느낌이 계속된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수면 시간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주간 졸음 증상이 있다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럴 땐 전문의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좋다.
기면증은 히포크레틴이라는 각성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주간 졸음이 발생하는 병이다. 보건복지부가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지정했다. 치료제를 처방받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졸림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청소년 환자들은 시험을 보다 조는 경우가 있다. 비정형 우울증은 우울증을 겪는 청소년이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졸음을 느끼는 질환이다.
한 원장은 “이처럼 과수면증은 원인이 다양하다”며 “특히 기면증 등의 과수면증은 꼭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고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새 학기를 맞아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살펴봐야 합니다. 낮에 꾸벅꾸벅 조는 횟수가 늘어나면 수면 시간이 부족한지 자가 점검을 하고, 수면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면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충분히 살펴봐야 합니다. 수면은 뇌 건강과 기억력뿐만 아니라 판단력과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유아 시절부터 일정 시간 숙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수면 장애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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