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수능에 따른 낮은 성적… 겁먹지 말고 정시에 힘써야
입력 2013.12.04 13:40
  • 지난 11월 27일, 수능 성적이 발표된 후 자신의 성적을 받아본 학생들의 반응이 다양하다. 어떤 대학을 갈 수 있을지 지원참고표를 담담하게 바라보는 학생들도 있고, 성적이 잘 나와서 환희에 찬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A/B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깜깜이 수능이다, 로또 수능이다.’며 제도 자체를 원망하는 한숨 섞인 반응이 많다. 일부 수험생들은 아직 정시원서접수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영어 A/B 수준별 수능이 폐지되는 내년 수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이른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예상보다 낮은 수능 성적… 제대로 따져보자!
    올해 수능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면 내가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우선 선택형 수능부터 생각해보자. 2014학년도 수능의 전체 응시자는 606,813명으로 국어는 606,074명, 수학은 572,914명, 영어는 596,478명이 응시했다.

    A형과 B형의 응시 비율은 국어 53.2%/46.8%, 수학 72.0%/28.0%, 영어 30.1%/69.9%이다. 수능 응시인원으로 살펴본 올 수능의 가장 큰 특징은 A형과 B형으로 응시 인원이 갈린다는 점이다. 이는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 영역을 예로 살펴보자.

    국어는 사실상 계열에 의한 구분이고, 수학의 경우는 지난 수능과 달라진 것이 없는 반면 영어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수험생이 선택하여 응시하는 영역이고, 주로 기존 하위 등급의 학생들이 A형에 응시했으므로 영어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2013학년도 영어 응시자는 607,939명으로 1등급은 응시생의 4.16%, 25,267명이었다. 반면 2014학년도에 B형에서 1등급을 받은 인원은 응시생의 4.10%, 17,075명이다. 2013학년도와 2014학년도 모두 영어B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비슷했지만, 실제 학생 수는 올해가 훨씬 적었다.

    올해 영어B 1등급을 받은 학생 수는 2013학년도 영어 1등급 수험생 수의 67.58%에 불과한 것. 결국, 지난해와 달리 적은 인원으로 등급과 백분위를 나누기 때문에 영어B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등급과 백분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탐구과목에 대해 생각해보자. 탐구과목은 지난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최대 3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2014학년도 수능에서 수험생의 학습부담 감소를 위해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변경됐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전체 응시자(중복응시자 포함)는 2013학년도 사탐 989,313명, 과탐 708,547명에서 2014학년도 사탐 673,466명, 과탐 471,740명으로 줄었다.

    대부분의 세부 과목 응시인원이 줄었기 때문에 탐구영역 역시 영어B와 마찬가지로 수험생이 등급과 백분위를 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능 성적의 하락은 선택형 수능과 탐구 2과목 선택에 의한 필연적 현상이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의 합격선 역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수험생은 지난 입시결과에 비추어 희망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지레 겁먹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지레 겁먹지 말고 정시지원에 최선을 다하자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고3 때의 수능 백분위 성적과 재수 때의 수능 백분위 성적은 상관관계가 높다”며 “올해 성적이 낮다고 해서 재수를 하면 무조건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성급하게 재수를 결정하기보다는 우선 올해 정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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