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국내 아이북스 '개인 출판 1호' 김종찬 씨 "출판사 없이도 책 낼 수 있어요"
입력 2010.12.06 09:49
종이 대신할 기기…태블릿 PC의 활용성 '무궁무진'
  • 지난달 30일 아이패드가 국내에 공식 출시(出市·상품이 시중에 나옴)됐다. 올 4월 미국에서 출시된 지 8개월 만이다. 아이패드는 미국 애플사(社)가 만든 태블릿 PC(tablet PC·자판이나 마우스가 아닌 디지털 펜이나 손가락을 입력장치로 사용하는 터치 스크린 컴퓨터). 출시 6개월 만에 20여 개국에서 750만 대 넘게 팔려나가며 전 세계 태블릿 PC 시장의 95%를 휩쓸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전 구매 예약자만 5만 명을 넘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국내 최초로 아이패드를 활용해 자신의 전자책을 선보인 김종찬 씨가 자신의 ‘보물 1호’ 아이패드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아이패드에서 김종찬 씨의 책을 검색한 화면./김종찬 씨 제공
  • 김종찬 씨(25세)는 ‘국내 아이패드 1호 구매자’다. 현재 미국 어바인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인 그는 ‘국내 아이북스(iBooks·아이패드에 내장된 전자책 소프트웨어) 개인출판 1호 저자’이기도 하다.

    김 씨가 아이패드를 구매한 건 올 4월, 한국에서 군(카투사) 생활을 하고 있을 때다. 미국에서 아이패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이패드를 손에 넣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구매한 건 아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아이패드란 제품에 관심이 생겼어요. 컴퓨터를 통해서만 인터넷을 하던 제 일상이 아이폰을 통해 크게 바뀌었거든요. 아이패드가 종이를 대신할 수 있는 기기가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올 1월, 스티븐 잡스가 아이패드를 공개하는 장면도 밤을 새가며 지켜봤답니다.”

    그는 국내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아이패드 전시회도 열었고, 서울 명동거리 한복판에서 아이패드를 들고 프리허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포옹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소녀시대 팬사인회에 가서 아이패드에 사인을 받은 일은 기사화되기도 했다.

    아이북스 개인출판을 준비하게 된 것도 “아이패드를 이용해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서”였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도 자기 책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일단 결심이 서자, 그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구청을 찾아 개인출판사 등록을 했고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와 미국 국세청이 발급하는 택스(TAX) ID를 확보했다. 이후 애플로부터 승인을 받아 아이북스에 자신만의 출판 관련 계정을 발급 받았다. 드디어 지난 6월 20일, ‘How to publish your own books on iBooks store as an Individual Publisher(개인출판 저자로 아이북스 스토어에 당신만의 책을 출간하는 방법)’이란 책을 선보였다. 이 책은 12월 2일 현재 600권가량 팔렸다. 판매국도 한국은 물론, 미국·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 등 다양하다.

    그는 “아이패드 출시로 앞으로 한국도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그러려면 무엇보다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단 전자책이 아니어도 아이패드의 가능성은 무한해요.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은 앵콜 공연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한 연주를 들려줘 큰 박수를 받았죠. 호주의 한 레스토랑에선 아이패드를 메뉴판으로 활용하고 있답니다.”

    그는 중학교 때 반 친구들과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 잘하는 아이’로 유명했다. 서점에 가서도 인터넷 산업 관련 책부터 꺼내보곤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꿈은 줄곧 하나, 웹 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지금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의 꿈도 더해졌다.

    “어린이들도 지금부터 자신만의 꿈을 키워나갔으면 좋겠어요. 뭘 하면 가슴 설레고 행복한지 잘 찾아보세요. 다른 사람의 말과 생각보단 자기 마음에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궁금한 점이 생기면 꼭 질문하세요. 주변 사람도 좋고 인터넷을 활용해도 좋아요. 제 트위터(@kimjongchan)나 이메일(jclove0152@gmail.com)로 물어보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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