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전교 1등 공부습관' 책 펴낸 백영수 소장 "자기주도 학습으로 꼴찌 아들이 1등 했어요"
입력 2010.08.02 09:39
  • 온라인 게임에 빠진 꼴찌 아들을 전교 1등으로 만든 부모가 있다. 학부모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이 얘기의 주인공은 백영수 자기주도적학습코칭연구소장. 백 소장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모아 자녀 성적으로 고민하는 학부모를 위해 ‘전교1등 공부습관’(서울문화사)이란 책을 펴냈다. 자녀를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그만의 ‘비법’은 과연 뭘까.

  • ‘전교 1등 공부습관’의 저자 백영수 소장은 “자기주도적 학습의 성공 여부는 부모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자기주도적 학습 코칭법’, 용어부터 좀 어려운데요?

    “자기주도적 학습이란 학습자가 스스로 공부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걸 말합니다. 하지만 16세 이하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이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요. 뇌의 전두엽이 덜 발달해 제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자기주도적 학습 코칭법’이란 바로 자녀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을 뜻해요.”

    -아들 형인이 때문에 코칭법을 연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형인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반 정원 35명 중 33등이었어요. 거의 꼴찌였지요. 공부엔 전혀 흥미가 없었던 데다 심각한 온라인 게임 중독이었어요. 그 무렵 제가 많이 아팠는데 ‘내가 곁에 없어도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주도학습을 시켜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워낙 공부와 담을 쌓았던 아이라 쉽진 않더군요.”

    -가장 먼저 어떤 방법을 썼나요?

    “자녀가 부모의 가르침을 잘 따라오게 하려면 우선 서로 간에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그 다음 일이죠. 저 역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였어요. 일이 바빠 아들과 대화를 자주 못 나누다 보니 부자관계가 무척 서먹했거든요. 그래서 직접 아침밥을 지어 먹이면서 대화를 시도했어요. 6개월 정도 지나자 형인이가 마음을 열기 시작하더군요.”

    -그때부터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했나요?

    “자기주도적 학습의 핵심은 절대로 ‘공부하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는 거예요. 스스로 공부가 하고 싶어지도록 만들어야 하지요. 저는 형인이가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들일 때까지 교과서를 펼쳐 공부를 가르친 적이 없어요. 대신 신문과 책, 영화 등으로 공부에 흥미를 붙여줬어요.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내 자존감을 높여주고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것. 그게 ‘코칭’의 기본입니다.”

    백 소장의 방법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게임에 빠져 있던 형인이가 스스로 게임 시간을 통제하고 책을 가까이하게 된 것이다.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공부가 제일 재밌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드디어 전교 470명 중 1등을 차지했다. 백 소장은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면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워 공부할 수 있다”며 “그게 바로 진정한 자기주도적 학습”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그의 관심은 온통 ‘코치맘 학교’에 쏠려 있다. “현재 전국 36개 지역에 ‘코치맘 학교’를 열어 부모들에게 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어요.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앞으로 전국 시·군·구청 소재지 235곳으로 코치맘 학교를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 이렇게 지도해보세요

    -읽기 능력 키워주는 ‘10분 독서법’

    책을 10~15분간 빨리 읽고 읽은 내용에 대해 1분간 말하게 한다. 처음엔 한마디도 못하던 어린이도 매일 연습을 반복하면 점차 논리적으로 말하게 된다. 반드시 타이머를 이용해 시간을 잴 것.

    -어휘력과 이해능력 길러주는 ‘신문 읽기’

    어린이신문 기사를 하나 골라 세 번 읽게 한다. 처음 읽은 후엔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도록 하고, 두 번째로 읽을 땐 단락의 핵심 내용을 찾아보게 한다. 마지막엔 빠른 속도로 읽은 뒤 기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한다. 100회쯤 반복하면 부모와 대화가 통한다.

    -기억이 오래가게 도와주는 ‘예·복습법’

    다음날 시간표를 살펴보며 수업시간에 어떤 내용을 공부할 것인지 미리 적어보게 한다. 책가방만 잘 싸도 성적이 올라간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날 배운 수업 내용에 대해 20~30분간 대화를 나누고 핵심 내용을 요약해 써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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