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결코 완벽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질 것이며, 더욱 더 나아질 것입니다. 우리가 이것을 이루어야 합니다.”지난 8월 15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08서울 모의 유엔회의(MUNOS Model United Nation of
Seoul)의 서막을 알리는 박가현(사무총장외대부고3)양의 영어개회사는 빼어났다. 수려한 말솜씨와 당당한 모습까지 외교관의 모습 그대로였다. 멋진 정장을 차려 입은 1000여 명의 학생들은 마치 유엔회의에 참석하는 민간 외교사절처럼 한껏 고무됐다. 대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참가자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
- 사무총장을 맡은 박가현양이 개회사를 하는 모습(우)
-
유엔회의를 방불케 하는 열기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서울 모의 유엔회의는 중고생들이 참가해 직접 유엔 회원국 및 회원 단체의 대표를 맡아 토론과 협상을 통해 국제적인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청소년 포럼이다. 매년 8월 서울에서 3일간 열린다.모든 과정은 유엔회의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지며 영어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이 대회를 통해 네덜란드, 싱가포르, 중국 등지에서 열리는 국제 모의 유엔회의(THIMUN,The Hague International Model UN)에 참가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게 된다. 이날 대회를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한THIMUN의 국제 지원 감독관인 데이비드 윌리암스씨는“세계 문제에 관심을 갖는 한국 학생들이 점점 더많아지는 것 같아 기쁘다”며“대회에 참가하면서 학생들은 세계를 이끌어 갈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이번 대회의 테마는‘인권(Human Rights)’이었다.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 주한 네덜란드 대사인 한스 하인스브록, 이희은 한동대 법대 교수,이상면 서울대 법대 교수, 유엔 ICTY(舊유고 국제형사재판소) 국제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한 송상엽 변호사 등 저명인사들이 연사로 나서 인권을 주제로 연설이 이어졌다.
연설이 끝난 뒤 학생들은 각자 흩어져 인권과 관련된 국제적인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배정 받은 나라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치열한 발언권 경쟁을 벌였다.
3일간 열린 회의를 위해 참가자들은 두 달 전부터 모여대회 준비를 했다. 각자 대표할 나라를 정하고, 현안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병행했다. 본의회장을 맡은 김현규(17민사고2)군은“회의에 참가한 학생들의 실력이 점점더 좋아지고 있다”며“직접 현실에 대입해도 좋을 만큼 생산적인 결론이 많이 나와 뿌듯하다”고 말했다.-
-
- 의장단과 연사들이 2008 서울 모의 유엔회의의 개막을 축하하고 있다.(좌)
-
- 문제해결력과 자신감영어 실력 키워
모의 유엔회의는 참가자들에게 세계 무대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제공한다. 박가현양은“MUNOS에 참가하면서 국제 문제가 남의 얘기가 아닌 나의 얘기가 됐다”며“신문과 잡지에서 국제면을 꼭 찾아 읽을 만큼 국제 시사에 적극적이 됐다”고 말했다. 문제해결력과 자신감도 키워준다.
사무차장과 개회식 사회를 맡은 전영호(18외대부고3)군은“MUNOS에 참가해 몇백 명의 참가자들 앞에서 발의하면서 소극적인 성격이 적극적이 됐다”고 말했다.백혜린(18민사고3)양은“생각과 의견이 다른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모여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연습을 하면서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좋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방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어 실력도 몰라보게 향상된다. 모든 회의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필사적으로 영어 공부를 한다. 김현규군은“회의에 참석하기 전 위키피디아 사이트 에서 관련 영문 자료를 찾아 읽고, 영문으로 된 발의안을 작성하기 위해 몇 날 며칠 영어와 씨름하면서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2008 서울 모의 유엔회의(MUNOS)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