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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시작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은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그대로 두자니 의전원의 이공계 우수 인력 싹쓸이가 깊어질 테고, 과거로 돌아가자니 의대 입시 과열이 재현될 상황이다.
당초 의전원 도입 목적은 이공계 전공 학생을 의사로 키워 기초 과학과 의학의 융합 발전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졸업 후에는 대부분 연구 대신 병원 개업 등 임상(臨床) 의사의 길로 가고 있다. 의전원을 도입한 대학에서 기초 의학자 수가 전혀 늘어나지 않은 것이 그 방증이다.
서울대 의대 의료정책실 권용진 교수는 "의전원 입학생은 나이가 많아 전문의가 되면 바로 개업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학문 융합이 목적이라면 의대에서 다양한 학부 전공 학생을 편입생으로 뽑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반면 의전원 제도를 맨 처음 도입한 가천의대 신익균 의무부총장은 "이공계 출신들이라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의욕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의전원 제도를 중간 평가 중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6월 최종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①지금처럼 의대·의전원 공존 체제로 가되, 대학이 어느 한 쪽을 선택하도록 하거나 ②의전원으로 모두 통합하되, 고교 졸업생에게도 일정 비율 이상 의전원 입학 자격을 주는 두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문제는 의전원의 '인재 싹쓸이'도 막고, 다양한 학문 배경을 가진 의사도 양성하는 '황금 비율'이 어느 선이냐는 것이다. 의전원 도입 당시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는 "다양한 학부 전공의 대학생이 들어가는 의전원 비율이 전체 의사 양성의 25~33%가 되도록 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의학전문대학원
기존 6년제 의대를 4년제 대학원 과정으로 개편한 의사 교육과정.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입학할 수 있다. 2005년 다양한 학부 전공 대학생에게 의대를 개방한다는 취지로 시작했으며, 현재 전체 의사 교육 과정 정원(3013명)의 54.4%(1641명)가 의전원으로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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