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철자 듣고 말하고… 美 본선 누가 갈까
입력 2010.02.08 03:31
'내셔널 스펠링 비' 23일 한국 예선
  • 세계적인 영어축제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 비'(Scripps National Spelling Bee, 이하 SNSB) 한국 대회가 오는 2월 23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제83회를 맞은 SNSB는 미국 스크립스(Scripps)사가 주관하고,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초·중학생이 예선에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 철자 말하기 대회다. 국가별 예선을 거쳐 매년 5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본선대회가 열린다. 미국 본선은 ESPN과 ABC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며 매년 900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한 2009년 타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미 FRB 버냉키 의장이 11세이던 1968년에 주(州) 대표로 출전했을 정도로 신뢰 있는 대회이다.


  • 지난해 5월 26일~29일 미국에서 열린 제82회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 비' 본선대회 모습.
  • 미 본선 티켓 거머쥘 한국대회 우승자는 누구?

    영어권 국가 학생들에게 '스펠링 비'(영어 철자 맞히기)의 의미는 남다르다. 한국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받아쓰기를 하듯, 미국 아이들은 스펠링 비를 한다. 의사소통의 필수요소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을 갖추려면 철자와 소리의 관계를 익히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단어의 발음을 듣고, 입으로 말하고, 뜻과 어원, 예문까지 공부해야만 스펠링 비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박남식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단순히 철자의 순서를 외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영어권 국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관점을 알고 문화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SNSB는 출제자가 출제 단어를 발음하면 참가자가 철자를 한 자씩 또박또박 발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철자를 바르게 말한 정답자는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고, 오답자는 탈락해 최종까지 남은 참가자가 우승한다. 한국은 지난 2008년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주최, 윤선생영어교실 후원으로 첫 본선진출자를 뽑은 데 이어 올해 세 번째 대표를 선발한다.

    특히 올해 한국대회에는 1980년 SNSB 챔피언이었던 자크 베일리(Jacques Bailly) 박사가 출제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베일리 박사는 현재 SNSB 출제위원과 미국 버몬트주립대 고전학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영어 단어 철자에 나타나는 다양한 패턴은 영어를 둘러싼 역사의 결과물이다. 철자 말하기는 어려운 영어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데 매우 좋은 공부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서지원(13)양의 3연속 우승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양은 해외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 영어 영재로, 지난 두 대회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낳았다. 서양은 대회 세 번째 참가를 앞두고 막바지 공부에 한창이다.

    "영어를 배울 때 첫걸음으로 파닉스를 공부했어요. 소리와 철자의 규칙을 익히고, 수준에 맞는 영어원서를 읽거나 스펠링 비와 같은 게임으로 단어를 배웠죠.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는 파닉스 규칙을 생각하면서 일단 발음해본 다음 사전을 찾았어요. 요즘도 영어소설이나 영어신문을 볼 때 가끔 일반 사전에 없는 단어가 나오면 웹스터 사전 홈페이지에 들어가 발음을 확인해요. 대회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파닉스 규칙에 따라 들은 소리를 분석하면 맞힐 수도 있어요. 지난 대회에서 금상 수상자에게 제가 모르는 단어가 제시됐는데, 파닉스를 익힌 덕분에 철자를 추론할 수 있었죠."

    서양의 3연속 우승을 저지하려는 도전자들의 열의도 뜨겁다. 외교관이 꿈이라는 지대현(13)군은 "세 번째 참가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대회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군은 또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는 것이 단어 암기에 큰 도움이 됐다. 원어민 발음을 따라 하며 단어를 반복해서 써보는 오디오 학습을 통해 영어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자신만의 영어공부 노하우를 밝혔다.


    한국대회 우승자 외 금상 1명까지 미 본선 참관 기회 주어져…

    SNSB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다양하다. 미국 본선 참가자로 선발되는 한국대표 한 명은 장학금 200만원과 본인과 보호자의 미국 본선 참가 경비 일체를 지원받는다. 특히 올해는 한국대표로 선발된 학생 외에 금상 수상자 한 명에게도 미국 본선 참관 기회를 준다. 또 한국대회 입상자들에게는 총 1050만원 상당의 상금을, 우승자 소속 학교에는 학교발전기금으로 100만원을 지원한다. 박남식 총장은 "학생들이 영어를 마치 축제처럼 즐기는 SNSB의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생각해 미국 본선 참관자격을 확대했다. 더 많은 학생이 SNSB와 같은 세계적 규모의 영어대회를 경험하면서 영어 자유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세계 최대 '영어철자 말하기' 대회에 나갈 한국대표를 찾아라!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