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책' 베스트셀러 독점
입력 2010.03.19 09:55
10위 중 8권 차지
  • ‘무소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를 설명한 책부터 ‘소유’해야 하는 것일까.

    ‘속세에서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던 법정스님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려는 독자들이 연일 서점으로 몰려들고 있다.

  • 지난 일주일간(10~16일)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베스트셀러를 보면,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는 ‘아름다운 마무리’ ‘일기일회’ ‘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 ‘산에는 꽃이 피네’ 등이 1~6위를 독차지했다. 10위 안에 8권이 법정스님의 책이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도 ‘아름다운 마무리’ ‘일기일회’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등 8권이 1~7위와 9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 도서에서도 법정스님의 책들이 1~7위를, 알라딘에서도 1~6위와 10위를 차지했다.

    대표작 ‘무소유’의 경우엔 출판사에서 추가 인쇄를 중단해 대부분의 서점에서 재고가 바닥나면서, 한 중고책 거래 사이트에 정가 8000원의 1999년판이 3만 7500원에 나오기도 했다.

    서점들은 법정스님을 기리는 기획전이나 관련 도서 모음전을 통해 독자들의 갈증을 씻어주고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법정스님 책이라면 어느 하나 안 나가는 것이 없다”며 “절판된 책들을 사러 왔다가 구하지 못한 손님들은 진열대에 나와 있는 다른 책이라도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법정스님이 추천한 책들까지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작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 소개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말로 모건의 ‘무탄트 메시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등 수필·명상집들은 교보문고에서 평소보다 판매량이 두 배 정도 뛰었다.

    한편 지난 17일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법정스님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향후 책 출간 여부가 출판계는 물론,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사들은 “스님이 남긴 뜻을 받아들이겠지만, 절차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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