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는데 그러니?"
백발의 할아버지가 천천히 다가와 물었다. "아, 대학원 신입생 사무실을 찾는데요… 교수님."
미로 같은 공과대학 건물 안에서 우연히 만난 노교수는 꽤 멀리 떨어진 사무실까지 불편한 걸음에도 필자를 직접 바래다 줬다. 젊은 시절 미 국방성 펜타곤에 첫 출근할 때 당신처럼 똑같이 길을 헤맸다고, 그리고 한 장군이 자신을 직접 바래다 준 적이 있다고 하면서, 노교수는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가 이젠 학생들의 관심 밖인 것 같다며, 그저 학생들이 자신을 그때 그 너그러운 장군처럼만 생각해주면 더 없이 즐겁다고, 마지막으로 환영한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노스웨스턴대 (Northwestern University) 대학원에 입학한 첫 날 처음 만난 노스웨스턴 인(人)이었다. 노스웨스턴이라는 이름만 놓고 보면 미국 북서쪽에 있는 학교가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다. 150년 전 미국이라면 맞다. 서부 개척으로 미국 중서부 지역이 미 합중국으로 편입되기 이전, 노스웨스턴대는 분명 미국의 북서쪽에 있었다. 하지만 현재 노스웨스턴대는 미국 중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약 20㎞ 떨어진 한적한 미시건 호수가에 자리잡고 있다.
노스웨스턴대는 1851년에 설립된 명문 사립 대학교다. 전체 학생 수는 약 1만5000명으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절반 이상이 대학원생인 연구중심 대학이다. 켈로그(Kellogg) 경영대학원, 노스웨스턴 로스쿨, 메딜(Medill) 저널리즘대학원, 맥코믹(McCormick) 공과대학원, 바이넨(Beinen) 음악대학원 등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수준의 교육을 제공한다. 필자는 맥코믹(McCormick) 공과대학원 내 산업경영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이 곳에서 앞으로 금융공학을 연구할 계획이다. 교수 한 명당 학생 비율이 매우 낮아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켈로그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수학과 등 관련학과 연계가 잘 돼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등이 위치한 '세계적인 금융도시' 시카고와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워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바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노스웨스턴대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수준 높은 교육'과 '시카고의 광범위한 취업 시장(job market)' 뿐만이 아니다. 학교 주변 대학타운의 안락함과 24시간 새로움이 번뜩이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 시카고의 역동성이 있다. 재즈와 뮤지컬 공연이 넘치는 '예술의 도시'이자 시카고 컵스와 시카고 불스가 있는 '스포츠의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면, 공부하며 쌓인 피로도 금세 날아간다. 여름이면 캠퍼스 내에 위치한 미시건 호숫가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호숫가를 따라 조깅을 할 수도 있다. 이런 환경이 다재다능하고 균형 잡힌 노스웨스턴 인을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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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배울거리 가득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 공존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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