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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그럼 영어 잘하겠네요." 전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영어영문학과'라고 답하면 열에 아홉은 돌아오는 답변이다.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의 의미는 영어로 '말'을 잘 한다는 것이 대부분이고, 심한 경우에는 "그럼 영어 한번 해보세요!" 라는 조금은 황당한 요구도 듣는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수많은 대학교의 인문대학에 영어영문학과 있어서 다소 흔한 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영어영문학이 무엇을 배우는 학문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영어영문학과는 영어로 말하는 것을 주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만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다.
반세기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의 전공수업을 살펴보자면, 크게 영어학(English Language)과목과 영어문학(English literature)과목으로 나누어진다.
영어학 과목에서는 영어의 역사, 영문법, 음성학, 통사론, 의미론 등이 대표적인 과목이며 영어의 뿌리에서부터 문장을 구성하는 규칙, 영어의 소리가 만들어 지는 과정, 문장을 구성하는 규칙과 같이 영어 언어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공부를 한다.
그리고 영어문학과목에서는 시, 소설, 희곡 등 영국과 미국의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작가들의 여러 작품들을 접하며 문학 속에서 아름답게 쓰인 영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을 하는 공부를 한다. 이밖에도 효율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영어대화법 및 토론 수업도 개설이 돼 있다.
이렇게 영어영문학과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당장 외국인 앞에 나가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영어를 중점적으로 배우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영문학과 재학생들은 전공시간에 배운 영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국제교류 프로그램부터 해외봉사활동, 교환학생, 해외 인턴십 등 다양한 교내외 프로그램에 어느 학과 학생들보다 활발하게 참여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렇게 전공지식을 통해 배운 깊은 학문적 지식에, 교내외 활동들을 통해 실생활에서 배운 영어회화,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국제적 감각은 영어영문학과 학생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
이에 더해, 영어는 모든 전공분야와 연계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대부분의 영어영문학과 재학생들이 하나 혹은 둘의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을 이수하는데, 이는 영어영문학과 학생들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현재 대학교 마지막 학년을 보내며 대학생활에 대해서 만족스러웠다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는 필자도, 신입생 때는 전공수업에서 배우는 영어가 내가 배우고 싶은 영어가 아닌 것 같아 많은 회의감이 들었던 때가 많았다.
정관사 'a'와 'the'의 쓰임새의 차이와 그 예외까지도 외우고 있노라면, 이렇게 사소한 규칙까지 외워야 하는 것이 너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비록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펴고 하는 공부가 아니라도, 전공시간에 배운 영어를 응용하여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공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래로 과에 대한 애정과 대학생활의 만족도는 함께 커져갔다.
해외봉사활동,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국제 페스티발 자원봉사, 국제교류 캠프, 교내 국제교류원 주관의 프로그램 등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소중한 경험을 했고, 국적을 초월한 친구들을 사귀면서 대학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전공인 영어영문학과 복수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경제통상학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분야에 취직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데, 사회에 나가기 전 실무적인 경험을 통해 공부한 것을 활용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고자 현재 미국에 머무르며 KOTRA의 Washington DC 무역관에서 해외 인턴십을 하고 있다.
이러한 필자에게 "당신에게 영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면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영어는 기회이다"라고 대답을 한다.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영어를 기회로 적극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영어를 통해 누구든 더욱 넓은 세상을 보게 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며 세계를 향한 열린 마음으로 마음껏 국제적인 역량을 마음껏 키울 수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해본다.
당신의 기회를 열어 줄 영어영문학과, 준비된 글로벌 인재로 거듭 날 당신을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영어의 뿌리 배우며 국제 감각 키우는 '기회'의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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