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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헤너 코테, 크리스티안 룬처
옮김 박종대 해제 표창원
출판사 지식트리도서정보 280쪽| ISBN-10 8996819042 | 가격 13,000원무엇이 일터에서 살인을 불러오는가! 범죄 다큐멘터리 전문가들이 파헤친 직장 내 모빙의 충격적 전말! 경제 경영과 범죄 심리학의 치명적 결합! 업무 스트레스와 승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상하 간의 갈등 등으로 빚어진 직장 내 충격적인 범죄와 복수의 순간들을 치밀하게 파헤친 유럽 최대의 문제작! 위험한 공간으로 변해 버린 직장과 노동 시장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하고, 그 대안점을 모색한다! 당신은 고용주인가 피고용인인가? 위험한 공간으로 변해 버린 직장 내 생존 경쟁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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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일터에서 살인을 불러오는가!
범죄 다큐멘터리 전문가들이 파헤친 직장 내 모빙의 충격적 전말!
경제 경영과 범죄 심리학의 치명적 결합! 업무 스트레스와 승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상하 간의 갈등 등으로 빚어진 직장 내 충격적인 범죄와 복수의 순간들을 치밀하게 파헤친 유럽 최대의 문제작! 위험한 공간으로 변해 버린 직장과 노동 시장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하고, 그 대안점을 모색한다! 당신은 고용주인가 피고용인인가?
위험한 공간으로 변해 버린 직장 내 생존 경쟁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다!
해고의 공포로 직장 상사를 죽인 은행원, 마음이 안 맞는 경쟁자와 상사를 제거하는 사람들, 생계와 주택 마련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족을 살해한 가장, 일자리에 대한 불만으로 동료를 해친 보조 노동자!
직장 내 범죄를 재해석하는 탁월한 분석력과 휴머니티를 뿌리째 뒤흔드는 자본주의 시장의 모순을 정면 돌파하는 냉정한 이성! 직장에서 매일 일어나지만, 누구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살벌한 생존 경쟁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다!
직장 세계는 예전에 비해 한층 냉정하고 가혹해졌다. 실업자 수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린다. 이른바 워킹푸어, 즉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근로 빈곤층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05년 12월 오스트리아 노동조합 연맹은 새 조합원을 모집하면서 남극에서 쫓겨나는 펭귄들에 빗대 이런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여러분의 일터가 더 추워지면 우리에게 오십시오.”
반면 사용자 측의 노동법 위반 사례는 실업자 수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노동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초 오스트리아에서는 1만 9000건의 소송이 계류 중이고, 재판 건수는 해마다 40퍼센트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많은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위법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법적 소송은 피하려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을 때 불이익을 받거나 보복 조치를 당할 우려 때문이다. 이것이 근거 없는 우려가 아니라는 것은 빈 경영 대학의 연구로 밝혀졌다. 실제로 고용주들은 막후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 연방 정부는 근로자를 해고할 때 사업장 내에서 이루어진 교육 및 훈련 과정에 들어간 비용을 근로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법까지 비밀리에 통과시켰다. 이로써 근로자는 노예처럼 족쇄에 묶이고, 회사는 안정적으로 인적 자본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실적이 좋았던 유럽 회사들의 경우를 살펴보자. 수년 간 약정 고객들의 돈으로 성공한 도이체텔레콤은 2005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일자리 3만 1000개를 감축했다. 같은 시기 도이체방크 역시 무척 훌륭한 실적을 발표한 뒤 근로자 6400명에 대한 감원 계획을 세웠다. 알리안츠생명은 8000명, 헹켈은 3000명, IBM은 고숙련 프로그래머 620명을 해고했다. 또한 AEG를 매입한 엘렉트로룩스는 뉘른베르크 AEG 공장을 폐쇄해 일자리 1750개를 줄였다. 그뿐이 아니다. 수년 전 오스트리아 트라이스키르헨 공장을 폐쇄한 콘티넨탈오토모티브는 하노버 공장까지 폐쇄할 계획이다. 그러면 일자리 320개가 또다시 사라진다. 이런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일자리는 계속 사라질 것이다. 특히 그리스와 스페인의 경제 악화로 인해 유로존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현재,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요소는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빈곤층의 경계를 힘겹게 넘나드는 사람들!
기업의 경제적 성공이 오히려 그 성공을 함께 일구어 낸 노동자들에게는 해고로 돌아왔다. 문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도, 사회적 장치도 없다는 사실이다. 한때는 삶의 의미가 되고 생존을 보장했던 일자리가 이제는 귀하고 드문 자산이 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살인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직장에서의 모빙(mobbing), 즉 집단 따돌림은 몇 년 전부터 우리의 직장 세계를 표현하는 핵심 개념이 되었다. 이제는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싸우는 시대이다. 이런 현상은 회사나 공장뿐 아니라 연구소와 대학, 병원, 언론사, 극장, 박물관 할 것 없이 비일비재하다. 일터 내에서 피고용자들끼리의 분쟁인 셈이다. 그것도 단순히 출세나 남보다 먼저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훨씬 기본적이고 유치하기까지 한 이유, 즉 일자리를 지키고 자신과 가족의 생계에 필요한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그렇게 싸운다.
빈곤층으로의 추락은 쉽고 빠르다. 몇 가지 전제 조건만 갖추어지면 된다. 장기간의 질병, 세계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직장 폐쇄, 기업의 이윤 상승을 위한 구조 조정, 그로 인한 일자리 상실이 노동자들을 빈곤층으로 내몬다. 거기다 부양가족까지 많으면 최악이다. 평균적인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나 혼자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은 미성년 자녀가 2명만 있어도 빈곤층의 경계선에 닿아 있다. 생계에 대한 불안감은 당연한 일이 된다. 그것은 가장뿐 아니라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경쟁에서 탈락한 실패자로, 영원한 패배자로 낙인찍힐지 모른다는 압박감과 아내와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부담감까지 더해진다.
미래에도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절망은 쉽게 공격적으로 바뀐다. 오늘날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살인 행위는 모든 살인 사건의 절반에 이른다. 그중 상당수는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소통 능력의 부재와 생계에 대한 불안, 일과 소득의 문제, 그로 인해 야기된 가족 간의 불안한 관계가 살인 동기들이다.
삶과 미래를 빼앗긴 사람들의 탈출구는 어디인가!
우리나라에서는 1년 평균 1000-1300건 정도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중 절반가량이 분노 등 ‘감정’이나 복수 심리 때문에 발생했다. 40대 남성은 직장, 직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가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살인에는 직・간접적으로 직업이나 직장 생활의 애환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012년 2월 15일 오전 10시가 채 안 된 시간, 충남 서산시 수석동 농공 단지 내 한 공장 앞. 30대 남자가 갑자기 차를 타고 나타나 직원들을 향해 공기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불의의 습격을 피하지 못한 30대 직원 한 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다른 30대 직원 두 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범인은 총격 직후 차를 타고 도주하다 신고를 받고 추격에 나선 경찰에 검거되었지만, 검거 직전 독극물을 마시고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범인 성 씨는 수년 전 이 공장에서 퇴직한 전직 직원으로 이 공장에 근무할 당시 자신을 무시하고 따돌리던 직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정작 총격을 받은 피해자들은 범인 성 씨가 복수하려던 대상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함께 근무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1995년 12월 광주에서 발생한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 가구 공장에서 해고된 근로자 김 씨(35세)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사장과 공장장의 머리를 향해 공기총을 발사, 공장장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사장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이다.
실직과 관련된 살인 사건 중 가장 비극적인 것은 자신의 가족 전체를 살해한 가장의 사례일 것이다. 2012년 3월 1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도 그중 하나이다. 전직 택시 기사였던 임 씨(47세)가 택시를 처분한 돈을 다 쓴 뒤 70대 노부모와 15세 아들을 흉기로 살해했다. 같은 해 1월에도 충남 당진에서 사업 실패와 이에 따른 3억 원 가까운 빚으로 인한 생활고 등을 비관하던 40세 남자가 부인과 9세 아들 및 70대 노부모마저 살해한 후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사례 못지않은 사건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현상은 1990년대 말 외환 위기로 인한 IMF 구제 금융 사태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던 ‘평생직장’ 개념이 붕괴되면서 자신의 노력이나 성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정리 해고’나 직장 폐업 등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회를 휩싸게 되었고, 그 이름마저 낯선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 비해 실업 수당이나 무상 교육, 출산이나 보육 지원 등 ‘사회적 안전망’이 아직 덜 갖춰진 사회 상황 역시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고는 곧 경제적 사망’이라는 위기의식과 불안감이 감정 조절 문제로 이어지고 끔찍한 행동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하고, 공존 공생의 사회 공동체 정신을 추구하라!
사회학자 뒤르켐(Durkheim)은 인간이 본능적 욕구 덩어리인 동시에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존재로, 이 두 가지 실존 사이에서의 고민과 갈등이 이성을 잃는 아노미(anomie) 상태로 이어지기 쉽고, 그로 인해 일탈과 범죄, 자살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 조건의 급변이나 사회 문화의 격변 등으로 인해 사회 규범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적 아노미’ 상태가 초래되면 개인적 아노미 현상이 더욱 폭증하게 된다고 보았다. 급격한 산업화와 그 후유증을 거쳐 외환위기 이후 직장과 직업의 생태와 지형도가 바뀐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아노미’의 전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사회학자 머튼(Merton)은 돈, 권력, 명예 등 제한된 목표만 제시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단은 소수에게만 허용되는 모순된 사회 환경이 일탈과 범죄를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공부 잘하는 소수, 인정받는 전문직이나 좋은 직장에 취직한 소수, 돈 많이 번 소수만 ‘성공’한 인생이고 다른 모두는 실패한 ‘루저’라는 살벌한 풍토를 부추기는 우리 사회는 이미 ‘술 권하는 사회’를 넘어 ’일탈과 범죄, 자살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일의 조건이나 일자리에 대한 걱정은 범죄의 직접적인 동기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어떤 상황에서 살인이 저질러졌는지, 그리고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명쾌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직업은 매우 다채롭다. 소규모 작업장과 서비스 기업, 공장, 관청, 신문사 편집국, 대학 등 온갖 영역을 망라한다. 등장인물 또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절망적 상황의 실업자에서부터 해고와 생계 불안에 맞서 싸우고, 부당한 노동 조건과 동료, 상사에게 저항하는 노동자까지 다양하다. 장차 우리의 직업 세계는 나날이 증가하는 직접적인 폭력성으로 점철될 것인가? 저자들은 세계 기후와 마찬가지로 노동 환경이 개선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사회 안전망에 기댈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사회 안전망 구축에 돈을 지불할 사람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 안전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는가? 정치 역시 세계화되고 개인화된 직업 세계에 실질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직장 내 모빙 및 그 해결책에 대한 대안을 화두로 던진다.
경찰대학 표창원 교수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사회 공동체 정신의 회복과 부활을 주장했다. 표창원 교수는 이 책의 해제에서 “허망하기 이를 데 없는 ‘무한 경쟁’의 환상과 성공 신화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과 ‘공존 공생’의 원칙을 되찾는 사회 공동체 정신의 회복과 부활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책에 담긴 의미와 취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사연들이 많은 한국인에게 공유되고 공감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책 속에서
직장을 잃으면 매달 들어오던 돈이 끊기면서 적은 액수의 실업 연금만으로 생활해야 한다. 그로 인한 사회적 지위 추락은 불가피하다. 직업소개소의 중개인들도 일자리를 제대로 찾아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일은 행복의 영혼’이다. 일이 없는 사람은 격분 상태에서 이성을 잃고 칼이나 총, 폭약을 들고 직업 상담사를 찾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직업 소개를 해 주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사설 경호원을 고용한다. 그러나 국가 기관은 그럴 수 없다.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 때문이다._12쪽․‘머리말: 해고와 소외, 빈곤이 가져온 인간 파괴| ’ 중에서
지난 몇 년간 실적이 좋았던 회사들의 경우를 살펴보자. 수년 간 약정 고객들의 돈으로 성공한 도이체텔레콤은 2005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일자리 3만 1000개를 감축했다. 같은 시기 도이체방크 역시 무척 훌륭한 실적을 발표한 뒤 근로자 6400명에 대한 감원 계획을 세웠다. 알리안츠생명은 8000명, 헹켈은 3000명, IBM은 고숙련 프로그래머 620명을 해고했다. 또한 AEG를 매입한 엘렉트로룩스는 뉘른베르크 AEG 공장을 폐쇄해 일자리 1750개를 줄였다. 그뿐이 아니다. 수년 전 오스트리아 트라이스키르헨 공장을 폐쇄한 콘티넨탈오토모티브는 하노버 공장까지 폐쇄할 계획이다. 그러면 일자리 320개가 또다시 사라진다. 이런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일자리는 계속 사라질 것이다._30쪽․‘1장 그는 왜 그를 죽였는가’ 중에서
보도에 따르면, 지극히 교활한 방법으로 마더 대위를 독살하고 다른 아홉 명에게도 독살을 시도한 범인은 아돌프 호프리히터였다. 1880년 1월 30일 보헤미아 라이헤나우에서 유리 제품을 판매하는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호프리히터는 린츠 제 4보병 연대 중위로 1905년에 졸업한 사관생도들 중에서 진급하지 못한 부류에 속했다. 동료들은 그를 지적이면서도 무척 야심이 큰 친구로 기억했다. ‘남의 시신을 타고 넘더라도 그 길이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나아가는 인간’이었다. (중략) 범행 동기는 출세에 대한 야망이었다. 마더 대위의 죽음으로 참모 본부 안에 공석이 생기면 자신이 진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모 본부에 소속되어 아내에게 안정된 생활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라고 실토했다._62-65쪽․‘3장 진급에 실패한 장교의 선택’ 중에서
결정이 계속 미루어지더니 1936년 1월에 최종 거절 통보가 날아왔다. 그 통지서에 서명한 인물은 사회주의 계열의 노동조합 일원으로 시민 교육 분야를 맡은 빅토로 마테이카였다. 훗날 제 2차 세계 대전 뒤에는 공산당 당원으로 빈 시의회 초대 문화 위원에 위촉된 인물이다. 한스는 이번에도 사회 민주주의 진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슐리크가 손을 썼다고 확신했다. 가브리엘도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물론 시민 대학 운영진 측에서는 부인했다. 증인으로 나선 마테이카는 한스의 정신병 전력 때문에 거절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한스에게는 어차피 상관없는 일이었다. 마테이카에게 그런 결정을 내리도록 부추긴 사람이 슐리크라는 점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국 한스에게는 취업의 가능성이 모두 사라졌고 더 이상 미래도 없었다. 슐리크 교수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_81쪽․‘5장 철학자를 증오한 철학자’ 중에서
솅크&슐로사레크의 급작스러운 몰락은 단지 사업 영역을 너무 성급하게 확장했기 때문일까? 여성 구직자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도 세상은 잠시만 주목할 뿐 더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았다. 죽은 사람들을 대신할 여자들은 어디에나 충분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솅크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고용인 규정을 바꾸거나 고대의 노예시장처럼 돌아가는 노동 시장을 감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 덕분에 솅크의 사업은 곧 또 다른 사람에 의해 이어졌다._221쪽․‘12장 너무 많은 사람, 너무 부족한 일자리’ 중에서
삶의 토대를 빼앗겼다는 박탈감, 그에 맞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 무기력, 굴욕감, 복수심 등의 감정이 분출되었고, 그것들이 살인의 직접적 동기로 작용했다. 그런데도 세상은 그런 사건이 터지면 마치 뜻밖의 일이 터진 양 깜짝 놀라며 고개를 젓는다. 실은 냉혹한 세상이 그들의 손에 폭탄을 쥐어준 사실은 까맣게 잊는다.
클라인슈로트 가족은 살인을 통해서만 폭력적인 아버지와 가혹한 강제 노역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 베르노 헤네스는 로이코 나우비츠를 죽이는 것 외에는 다른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1919년 상이용사들은 국방부의 연금 삭감 정책으로 삶의 토대가 무너진다고 생각해 폭동을 일으켰고 국방장관이 살해당했다. 레비 변호사와 슐리크, 톰슈케 부부 살인 사건은 빈곤에서 벗어나고픈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직업의 미래는 자유의 미래까지 결정하고, 도둑맞은 미래는 파국을 부른다. 결국 범인들은 법정에 섰고, 법에 따라 최고형을 선고받았다._264-265쪽․‘14장 모두 17명,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해’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1년 평균 1000-1300건 정도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발생한 살인 사건 통계를 분석하면 40대 남성이 저지른 살인이 34.7%을 차지한다. 1999년-2003년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했다. 사건 중 절반가량이 분노 등 ‘감정’이나 복수 심리 때문에 발생했다. 40대 남성은 직장, 직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가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살인에는 직・간접적으로 직업이나 직장 생활의 애환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_272쪽․‘해제: 무한 경쟁의 환상에서 벗어나 공존 공생의 원칙을 회복하라!’ 중에서
헤너 코테Henner Kotte 지음
헤너 코테는 범죄 관련 다큐멘터리 작가. 독일 드레스덴에서 자랐고 라이프치히에서 살고 있다. 라이프치히와 모스크바, 슈투트가르트에서 독문학을 공부했다. 1997년에 단편 <택시>로‘ MDR-문학상’(중부독일방송 문학상)을 받았으며, 범죄 단편소설 <뺑소니>는 영화로 만들어져 드레스덴 단편영화제에서 입상하고 독일 TV에서도 방영되었다. 2001년부터 범죄문화 관련 인기 토크쇼 <검은 시리즈>의 진행을 맡고 있으며, 방송, 영화, 무대, 저술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라이프치히 스케치》《여우의 눈》《나무 속의 살인》 등이 있다.
크리스티안 룬처Christian Lunzer 지음
1943년에 태어나 오스트리아 빈에서 범죄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빈 1950년》《여성 살인자들과 그 동기》《죽음의 부드러운 손길》등이 있다.
표창원 해제
경찰관 출신으로 연쇄 살인, 엽기 범죄 등 각종 범죄와 살인자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해 내는 걸로 유명한 한국의‘ 프로파일러’이다. 현재 경찰대학에서 범죄학, 범죄 심리학, 피해자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1989년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1991년 경기도 화성경찰서, 1991년-1992년 경기도 부천경찰서 형사과, 1992년-1993년 경기 지방경찰청 외사계에서 근무했다. 1993년부터 4년간 학업에 매진하여 영국 Exeter 대학교 석사 및 박사 학위(경찰학, 범죄학)를 받았다. 경찰청 강력범죄 분석팀(VICAT) 자문위원, 경찰청 미제 사건 분석 자문위원, 범죄 수사 연구회 지도위원을 역임했으며 미국 샘휴스턴 주립대학교 형사사법대학 객원 교수, 한국심리학회 범죄 심리사 과정 강사, 경찰 수사 보안 연구소 범죄학 및 범죄 심리학 강사, 법무연수원 범죄학 및 범죄 심리학 강사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해왔으며 아시아 경찰학회 총무이사 및 회장을 지냈다. 그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유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빠져 있는 잠재적 연쇄 살인범들이 우리 사회 각 기능의 제역할로 인해 상처를 치유받고 교훈을 얻고, 행동이 교정되어 무모하고 비극적인 공격의도를 꺾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관련된 범죄 관련 저서들을 집필 중이다. 저서로《한국의 연쇄 살인》《숨겨진 심리학》《EBS지식 프라임》 등이 있다.
박종대 옮김
성균관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예기치 못한 삶의 파고에 휩쓸려 우연히 번역계로 흘러들었다가 번역이 평생의 업이 되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늘 표층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기를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이기주의자가 꿈이다. 네이버캐스트‘ 인물과 역사’에 글을 쓰고 있다. 역서로《위대한 패배자》《만들어진 승리자들》《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귀향》《행복》《임페리움》《목매달린 여우의 숲》등 80여 권이 있다.
직장 내 살인사건
경제 경영과 범죄 심리학의 치명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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