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코치 이미애의 엄마주도학습] ‘대도시 수능 성적이 높은 이유’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4.08.29 10:56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8월 21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60만 6,813명이 응시한 작년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쉬운 A형, 어려운 B형을 선택할 수 있는 수준별 시험이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관심 있게 본 것은 ‘대도시와 읍면 지역 간 표준점수 평균 차이’입니다. 평가원에 의하면 국어A는 5.6점, 국어 B는 5.2점, 수학A는 4.2점, 수학B는 11.1점, 영어A는 6.3점, 영어B는 9.3점의 차이가 났습니다. 어려운 시험인 B형에서 그 차이는 더 커졌습니다.

    230개 시. 군. 구 중 모든 영역에서 1. 2 등급 비율이 상위 30위에 드는 곳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충북 청원군 등 다섯 곳으로 이들 지역은 ‘교육특구’로 통하는 서울 강남지역과 지방의 ‘교육특화도시’입니다. 특히 서울 강남구는 1. 2 등급 비율이 국어A 6위, 국어B 9위, 수학A 9위, 수학B 1위, 영어A 3위, 영어B 7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럼 왜 대도시 특히 교육특구 학생들이 어려운 시험에서 강할까요? 이는 ‘공부의 깊이’에서 오는 차이 때문입니다. 수학 교재를 예로 들면 개념-응용-심화-경시 단계가 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개념이나 응용단계까지만 공부합니다. 학교 시험을 보는 데는 큰 무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교육특구 학생들이나 특목고 학생들은 심화단계까지 학습합니다. 실제 그들 학교의 내신 시험은 여타의 다른 학교보다 어렵게 출제됩니다. 나아가 많은 학생들이 내신보다 더 어려운 수능 고득점을 위해 어려운 문제에 도전합니다.

    수능 모의평가 성적표를 보면 문제의 난이도가 A, B, C, D, E 다섯 종류입니다. A는 전체 응시자의 80%가 맞출 수 있는 문제고, B는 60%이상 80%미만, C는 40%이상 60%미만, D는 20%이상 40% 미만, E는 20% 미만이 맞출 수 있도록 만든 문제입니다. 수능 1. 2등급을 받으려면 난이도가 높은 D, E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 개념, 응용 단계까지만 공부하면 이런 문제들은 손도 못 댈 수도 있습니다. 국어 45문제, 수학 30문제, 영어 45문제를 제 시간에 풀려면 A, B, C 문제들은 기계처럼 풀어야 하고 D, E 문제들은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정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개념 응용의 단계를 넘어 심화 단계까지 공부한 ‘깊이’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수능시험의 결과는 대입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수시 전형에서는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합격하기 위해서는 등급 요건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합니다. 서울대 지역균형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 영역이 2등급 이내여야 합니다. 연세대 학생부교과전형은 인문계열은 2개 영역의 등급 합이 4이내, 자연계열은 2개 영역의 등급 합이 5 이내, 의. 치의예 계열은 3개 영역 이상이 1등급 이내여야 합니다.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은 인문. 자연계열은 2개 영역 평균 2등급, 의과대학은 국어A, 수학B, 영어 3개영역 등급의 합이 4이내여야 합니다. 정시 전형에서 수능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정시에서는 등급보다는 표준점수, 백분위가 적용된다는 것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대도시에 산다고 수능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대도시에 살면서 공부를 개념단계까지 한다면 수능 1,2 등급은 어려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읍면에 산다고 수능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2014 수능에서 제주시는 상위 30위안에 들었습니다. 이는 학생의 열정과 교사의 지도로 이루어진 쾌거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교과 과정에 충실하고 심화과정까지 깊이 있는 공부를 한다면 수능 1,2등급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애 (샤론 코칭&멘토링 연구소 대표, 엄마주도학습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