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코치가 만난 워킹맘&워킹대디] 모녀가 함께 걷는 길 ‘용인세브란스병원 권정자 간호사’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10.14 09:39
  • 대한간호협회에 의하면 2014년 현재 한국의 면허등록 간호사 수는 32만 3701명이며 이 중 남자는 7443명으로 전체 간호사의 2.3%를 차지한다고 한다. 간호사가 되려면 3. 4년제의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국가에서 시행하는 간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오늘은 용인세브란스병원 23년차 경력의 권정자 간호사를 만나본다. 

    Q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선택할 때 부모님께서 추천해주시는 경우가 많지요. 따님을 간호사로 만들고 싶어 하신 친정아버님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이 담에 간호사가 되라’라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당시는 의료시설이 미비해 간호사도 많지 않았고 환자가 생기면 손수레에 실어 보건소로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친척 중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간호 장교로 근무하던 분이 계셨는데 아버지 가 보시기에 그 모습이 멋있고 부러웠나 봅니다. 저는 아버지 소원대로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근무한 병원은 용인 시내에서 30분 떨어진 곳으로 버스도 하루에 서너 번만  다녔습니다. 아버지는 딸을 오토바이에 태워 병원에 출근시키는 것을 참으로 흐뭇해하셨습니다. 제 길을 열어준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Q 간호사 업무는 분야별로 역할이 빠르게 전문화되어 전문간호사가 배출되는데  유능한 간호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후 3년 이상의 실무경력과 2년의 교육과정(석사과정)을 이수한 후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하면 전문간호사가 됩니다. 가정, 노인, 마취, 산업, 감염관리, 보건, 호스피스, 중환자, 종양, 정신, 임상, 응급, 아동 등 총 13개의 분야가 있습니다. 전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사 당시 수술실로 발령이 났으며 15년간 근무한 뒤 현재는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는 병원에서 근무한 모든 내용을 정해진 규칙에 맞춰 자세히 기록해야 합니다. 병원은 24시간 운영되며 근무자는 3교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후임자는 전임자의 기록을 보며 업무를 계속하기에 기록의 중요성과 업무의 인수인계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 동료 간의 소통과 이해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Q 간호사는 전문직이라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업에 관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A 유능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는 근무시간의 누적과도 관계되는데 병원 근무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병동 근무는 3교대라 더 힘들기도 합니다.
    저도 한 때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간호부장님이 직접 만류하시더군요. 일반 직장에서는 오래 근무한 사람이 그만 둔다고 하면 반긴다고 하던데 이곳에서는 예외였습니다. 제가 일한 시간에 대한 보답 같아 뿌듯했고 경력자와 베테랑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20대 때는 나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직장 내 조직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유능한 직업인으로 가족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사소한 일로 상처 받고 무능하게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임합니다.

    Q 따님께서 어머니의 길을 이어 연세대 간호학과에 입학하셨는데 기뻐하셨지요?
    자녀들에게 어떤 엄마인가요?

    A 저는 딸이 교사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경인교대에도 합격했는데 딸은 간호학과를 고집했습니다.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 항상 긴장해야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저는 딸이 저보다는 좀 더 편하게 일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한때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저는 바쁜 엄마라 아이들을 세세하게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저를 편하게 생각합니다. 아이들 어릴 적에는 한 명 씩 데리고 미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지요. 지금도 그 때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의 팁] 평일 오후와 휴일에 비싼 병원 진료비
    현재 모든 병. 의원에서는 평일 저녁 6시, 토요일 오후 1시 이후 또는 공휴일에 진료를 받으면 평일 아침, 낮에 비해 기본진찰료의 30%를 더 내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 10월 1일 부터는 토요일 오전 진료에도 가산금이 부가되어 초진 기준으로 진찰만 받을 경우 약 500원을 더 내야합니다. 병원 응급실의 경우 야간/휴일 응급진료비 가산제도가 있어 평일 오후 6시 이후, 토요일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공휴일에 이용 시 진찰료에 50%가 추가로 청구됩니다. 병원 입원의 경우 자정(12시)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밤 11시에 입원해도 하루치가 계산됩니다.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031-331-8888)

    [샤론코치 이미애의 생각]
    권정자 간호사님은 인터뷰 내내 수줍게 웃으신다. 목회 활동을 하시는 부군, 간호학을 전공하는 따님, 타투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아드님을 말하실 때 입 꼬리는 올라간다. 그러나 본인의 업무를 설명하실 때는 어조가 단호해지신다. 20년이 넘게 한 곳에서 일하신 내공이 엿보이는 순간이다. 워킹맘은 가족의 지지가 있어야 롱런할 수 있다. 직장에서 힘들 때, 육아로 힘들 때, 사표의 유혹을 물리치는 힘은 가족의 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