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코치 이미애의 엄마주도학습] 2014 행복한 삶의 조건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4.10.24 10:32
  • 입시철입니다.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가정에서는 자기소개서 등의 입시 서류와 2단계 전형인 면접 대비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학부모, 학생 모두 긴장하고 있는 이 시기에  조금은 신선했던 만남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얼마 전 일반고 1학년 남학생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마치 남의 집 이야기 하듯이 아들은 대입에 도통 관심이 없다고 하십니다. 다른 아이들이 주말과 방학을 이용하여 사교육을 받을 때 본인의 아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선생님, 우리 애가 지난 주말에는 강원도를 다녀왔어요. 너와집을 찍어왔는데 사진이 예술이에요. 너무 멋있고 기특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작가적 소질이 다분한 것 같아요.”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아들의 작품 사진을 보여주는 어머니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자식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고, 무엇보다 행복해보였습니다.

    무엇이 행복을 결정하는가?
    “행복하세요?” 제가 만나는 학부모님께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고개를 저으십니다. “아이고, 자식이 공부만 잘 하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성적표 나올 때마다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선생님, 남편이 실직을 했어요.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아이들 교육비도 만만치 않은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기에 정답이나 기준은 없습니다. 그런데 강남에서는 몇 가지 특정 단어가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듯합니다. 저는 이를 ‘행복의 삼각형’이라 부릅니다. 지금부터 각자 머릿속에 삼각형을 그려보세요.

    이 삼각형의 첫 번째 변은 ‘경제력’입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자수성가해서 이룬 재산, 결혼 후 재테크로 불린 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돈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아는데 아이가 학교에 가면 더욱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두 번째 변은 ‘명예’입니다. 강남에서는 이 변의 위력이 조금은 약합니다. 대부분 고학력자고 의사, 변호사, CEO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기에 명예의 희소성이 떨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경제력은 풍족하지만 번듯한 명함이 없는 분들은 역시 명예를 추구합니다. 부모님이 물려준 유산으로 먹고 살 걱정은 없으나 남편이 실직 상태에 있는 가정은 자식이 좋은 학교에 가서 출세하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변은 ‘교육’입니다. 예전에는 대학 입시 결과로 자식 농사의 성패를 판가름했는데 요즘은 국제중, 특목고 영향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습니다. 학교 반 모임에 가보면 회장 엄마보다 일등 엄마의 입김이 더 센 것을 보면 자녀가 공부를 잘 하면 부모의 어깨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이 삼각형 내부에는 ‘건강’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건강은 물론 조부모의 건강도 해당됩니다. 제 주위에는 시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수발드는 며느리들도 많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산 받으려고 거짓 효도를 하는 거라 비아냥거리지만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면 가족 모두가 힘들어지기에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한 행복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복의 조건이 만족되면 삼각형은 ‘화목’이라는 행복 에너지로 감싸지게 됩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인재가 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적인 성공으로 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를 쌓아도 가족 구성원 사이에 불화가 있으면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공부를 해도 부모와 사이가 좋은 학생들은 그 결과가 더 좋습니다. 또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극복 의지도 돋보입니다. 설령 자녀가 공부를 못해도 지혜로운 부모는 자녀에게 맞는 또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부모에는 실의에 빠진 자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큰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에 정답은 없다
    저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학부모를 만나왔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환경일지라도 행복의 삼각형의 크기와 모양은 각각 달랐습니다. 어떤 집은 한 변이 긴 이등변삼각형이었고, 또 어떤 집은 정삼각형인데 그 크기가 매우 작기도 했습니다. 행복에 정답은 없습니다. 내가 가진 조건 속에서 얼마나 행복한가는 마음먹기 나름일 것입니다. 대입에는 관심 없지만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지혜로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늘 우리 가정의 삼각형은 어떤 모습인지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이미애 (샤론 코칭&멘토링 연구소 대표, ‘엄마주도학습’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