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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딸과 중 2 아들을 둔 홍부장은 오늘도 바빴다. 오늘 7시에 있을 자녀와 함께 하는 ‘수가모’(수요일 가족 모임)‘를 위해 모든 업무를 5시 40분까지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있을 수가모를 위해 큰 딸 세리는 야간자율학습을 뺐고 아들 한울이는 학원을 빠져야만 했다. 홍부장이 집사람에게 욕먹으면서까지 오늘 저녁을 같이하고자 한 것은 가족에 뭔가 변화가 필요해서이다. 아빠를 점점 멀리하고, 엄마와 항상 날을 세우는 세리와 말 수가 적어지면서 점점 삐뚤어져 가는 한울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였다. 집에 도착하니 6시 40분, 옷을 갈아입고 주방의 식탁으로 가니 집사람은 국을 뜨고 있고, 세리와 한울이는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에 머리를 파묻고 있다.
자녀와 관계회복을 위한 집교육 첫걸음은 일주일에 한번 저녁을 같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단 첫 번째 모임에서 주의할 것이 있다.
저녁 먹으면서 대화한답시고 부모 할 말만 잔뜩 쏟아내면 그게 바로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잔소리다. 말은 주로 아이가 하고, 부모는 질문하고 들어야 한다.
“우리 애는 내가 뭘 물어보면 단답형으로만 대답해서 대화가 안 돼요.” 하고 하소연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그것은 아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가 폐쇄형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폐쇄형 질문이란 “네.” 또는 “아니오.” 식의 단답형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밥은 먹었니?” “학원 갔다 왔어?” “숙제 다 했어?” 등이 폐쇄형 질문에 속한다.
아이와 풍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폐쇄형 질문이 아닌 개방형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점심에 뭐 먹었니?” “오늘 학원에서 어땠어?” “숙제가 뭐니?”와 같은 질문에는 애당초 단답형 대답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끄집어내는 질문이 바로 개방형 질문이다. 개방형 질문을 던지면 화제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풍부해져 아이의 현재 상태를 훨씬 잘 파악할 수 있다.
그 동안 자녀와 쌓였던 보이지 않는 두꺼운 벽을 허무는 것이 첫 번째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식사가 끝날 무렵 수가모 하우스 룰(저녁모임 규칙)을 정하자.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이 순간만큼은 끈다, 부모님들은 절대 잔소리를 안 한다, 식사 끝나고 과일을 먹는 시간을 잠시라도 갖는다, 라는 것들이다. 일방적으로 정하면 안되고, 같이 하나씩 의견을 내서 정하자.
이제 자녀와 관계회복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힐링 작업에 들어가도록 하자.
조선 에듀케이션 행복인성 연구소장 어거스트홍
[어거스트홍의 자녀와 관계회복을 위한 집교육 10주 프로젝트] “이게 집구석이야?” (2)